야세르 아라파트(75)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사경을 헤매는 가운데 그의 병세에 대해 ‘뇌사설’과 ‘혼수상태설’이 엇갈리고 있다고 5일 외신들이 보도했다.
프랑스 파리 교외 페르시 군병원측은 지난 4일 오후(이하 현지시각) 아라파트 수반의 사망설을 부인했으나 정확한 상태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AFP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아라파트 수반이 뇌사 상태이며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숨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의학적으로 사망은 아니지만 돌이킬 수 없는 혼수상태에 빠졌으며 호흡기에 의존, 식물인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주재 팔레스타인 특사인 레일라 샤히드는 그러나 5일 프랑스 RTL라디오와의 회견에서 뇌사설을 부인하면서 “그는 현재 혼수상태에 있으며, 어떤 유형인지는 모르지만 회복 가능한 혼수상태(reversible coma)”라고 말했다.
아라파트의 유고에 대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와 파타운동 지도자들은 라말라에서 비상회의를 소집, 권력 이양 작업에 들어갔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아라파트의 후계자로 아메드 쿠라이(66) 현 총리와 마무드 압바스(69) 전 총리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스라엘 신문 마리브는 5일 아라파트 수반이 PLO 정치국장 파루크 카두미(70)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명하는 정치적 유언을 남겼다고 보도했다.
아라파트 사망시 장지문제와 관련, 아라파트는 예루살렘에 묻히고 싶다는 희망을 밝힌 적이 있지만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족묘지가 있는 가자지구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가 있는 요르단강 서안도시 라말라 등이 거론되고 있다.
CNN은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 “사망 후 24시간 내에 매장해야 하는 무슬림의 관습 때문에 아라파트의 사망 소식은 장지문제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4일 밤 아라파트 수반이 입원 중인 파리 외곽의 남서쪽 클라마르의 페르시병원 앞에는 아라파트 지지자 50여명이 촛불과 아라파트의 사진을 들고 그의 회생을 기원했다.
PLO 권력이양 착수 아라파트 뇌사·혼수說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