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다역은 그 형식만으로도 연극적이다. 한 가지 가면에 충실하기도 버거운 게 연기인데 여러 개의 가면을 번갈아 써야 하는 배우는 감정과 근육, 맥박과 목소리, 성격과 걸음걸이의 스펙트럼을 최대한 부채꼴로 확장시켜야 한다. 안 그러면 관객은 헷갈리고 집중력을 잃어버리니까.
30일부터 서울 연강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아이 러브 유’(I Love You·연출 한진섭)는 4명의 배우가 60여개의 배역을 소화한다.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9년째 롱런 중인 소극장 뮤지컬로 한국 상륙은 이번이 처음. 남경주 이정화 정성화 오나라가 짜올리는 다양한 인물들만큼이나 이야기도 푸짐하다. 남녀의 만남부터 연애, 결혼, 섹스, 육아, 가족, 노년의 사랑까지 인생의 풍경들 20개를 옴니버스로 이어붙였다. 오나라는 일본 대형 극단 시키에서 3년 넘게 실력을 다진 기대주. 2만~4만5000원. (02)501-7888
4명의 배우가 60명 역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