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화령은 트로트계에서 활동하는 여가수 중 가장 행복한 여자로 손꼽힌다. 이유는 남편의 전폭적
인 지지와 외조로 주목받는 가수로 발돋움했기 때문이다. 서울무대는 아직 좀 낯설지만 부산에
서 옥화령부부가 유명인사가 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요즘엔 저보다 오히려 남편 팬이 더 많은 것 같애요. 솔직히 기쁘면서도 은근히 질투도 나요.
최씨가 아내의 백댄서를 자청한 것도 벌써 15년 전의 일이다. 트로트 제왕 현철의 사사를 받아
트로트계에 발을 딛은 아내가 걷는 가수의 길은 쉽지 않았다. 곁에서 절망하고 힘들어할 때마다
남편 최씨는 뭔가 도움이 되고 싶었단다.
한 방송사의 무대에 출연했을 때 고민 끝에 남편은 엽기 댄스쇼를 벌였다. 아줌마 관객이 대다수
인 덕택에 인기폭발, 기대이상의 반응에 부부는 깜짝 놀랐다. 이후 옥화령이 노래를 부르는 곳
엔 어김없이 남편도 함께 그림자처럼 동행하게 됐다고 한다.
전문적으로 춤을 배운 건 아니예요. 전 원래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죠. 안무를 따로 짜고 할
정도도 못되고 그때 그때 느낌에 따라 아내의 노래에 최선을 다해 몸을 흔들죠.”
이들은 캠퍼스 커플로 시작해 결혼에까지 성공한 당시엔 보기드문 ‘닭살커플’이었다고 한다.
때문인지 큰아들이 벌써 대학교 2학년이라는데 여전히 서로의 애정이 뚝뚝 묻어난다.
이들의 유별난 러브스토리는 진작에 눈길을 끌어 각 방송사를 통해 다양하게 소개되기도 했다.
덕분에 옥화령은 유명세를 얻기도 했고 부산에서는 지역방송과 케이블방송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명성을 떨쳤다. 트로트가수가 흔히 하는 노래교실 외에 해운대 케이블TV의 <달려라 나의 일터>
등 일반 프로그램도 너끈히 소화해냈던 것이다.
옥화령은 지난 2002년 다섯 번째 앨범을 냈다. 최근 부르고 있는 노래 ‘임자가 있었네’ 역시 5
집에 수록된 곡이다. 그는 6집 작업을 앞두고 과감히 근거지를 서울로 옮기는 중대결단을 내렸
다. 아무래도 지방에서는 가수로서 한계가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
노래실력보다는 춤추는 남편덕에 먹고살았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렇다고 백댄서 역할을 하는
남편을 해고할 생각은 없어요. 둘이서 정말 완벽한 작품 하나 만들어 보고 싶어요. 부산에서 일
으킨 바람으로 서울을 휩쓸고 싶다고나 할까요.”
부산 인기바람 업고 서울무대 진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