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禍 부르는 악담과 저주는 자제를
새누리당에서 국민생각으로 당적을 옮긴 전여옥 의원은 얼굴이 둘이다. 친북-종북세력을 무섭게 닦아 세울 때는 전의에 불타는 ‘전다르크’의 모습이다가도,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물고 씹을 때는 미용실과 찜질방에서 뒷담화나 일삼는 심술 가득한 ‘아줌마다.
(오윤환 뉴스파인더 논설위원) 그런 전 의원이 모처럼 그다운 모습을 보였다. 황선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가 페이스북에 "조선노동당 총서기, 국방위원장, 최고사령관인 김정일 동지가 서거했다. 비통한 심정으로 조선인민에게 애도를 표하고 위로를 전한다"는 글을 올리자, 참으로 말씀 하나하나가 주옥같으신 종북 찬양"이라고 질근 질근 씹은 것이다. 황 후보가 "중국 정부 공식 조의문입니다. 국내 언론에도 소개된 바 있습니다"라고 받아치자 전 의원은 국민들이 깜짝 놀랄 황 후보의 ‘북한 원정출산’으로 목을 눌러버렸다.
전 의원이 황 후보 트위터에 "2005년 10월 만삭의 몸으로 북한 가 원정출산! 북한평양산원에서 10월10일 날 잡아 제왕절개 딸 출산! 바로 그날은 조선 노동당 창당60주년 기념일! 황선은 북한 원정출산 이유를 밝혀라!"는 글을 날린 것이다. 전 의원의 공격은 “북한 원정 출산이 미국 원정 출산보다 훨씬 더 반국가적. 왜 대한민국으로 돌아왔을까? 아이는 지상낙원에서 김정일 부자 찬양하며 키우시지?"라는 피니스 블로우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황 후보는 "당시 산부인과 의사 동의를 얻어 효도관광 차원에서 시부모님 모시고 평양에 여행 갔던 것"이라며 "아리랑 공연을 보다 갑자기 진통이 와 몹시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양국의 협조로 순산했다. 아이도 남북 양측으로부터 '평화둥이'로 축하받았지 이런 의심이나 비난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어째 옹색하다.
친북-종북세력에는 무적의 선봉장
북한은 황 후보 평양 출산을 소재로 단막극 옥동녀를 체제선전용으로 제작했고, 황 후보는 범청학련 남측본부의 대변인을 맡았다. 범청학련 남측본부는 김정일을 가리켜 7000만을 재결합할 민족지도자 구국의 영웅”으로 부른 종북이적 단체다. 평화둥이’가 어쩌구저쩌구는 뭔가? 도대체 출산을 1주일 앞둔 산모가 여행을, 그것도 평양으로 내달려갔다는 게 정상인가? 황 후보 남편 윤기진씨 역시 국보법 위반으로 9년간 수배생활을 하다 2008년 수감됐다 지난해 2월 출소했다니 부창부수다. 전 의원의 공격으로 속이 다 시원해진다. 이게 전 의원의 본모습이다.
전 의원은 그러나 야누스다. 황선 후보의 ‘북한원정출산’을 통쾌하게 질책하는 전다르크’에서 자기가 마시던 우물에 침을 뱉고, 자기가 뱉은 침 때문에 하수구로 함께 휩쓸려 들어가는 표독한’ 또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데 얼마 걸리지 않는다. 특히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물고 뜯고 짓밟고 패대기치는, 그리고 스물여섯살 이준석 비대위원에게 ‘악담’과 ‘저주’를 퍼붓는, 또 연예인 ‘낸시랭에게 핏대 세우는 모습에서는 그가 “일본은 없다”라고 했듯 “전여옥은 없다”가 분명하다. 어느 날 갑자기 스타가 되어버린 연예인은 마약에 손대거나 자살한다.26살에 집권정당 최고위원급인 비대위원이 되어버린 26살의 이 청년(이준석)- 소년급제의 비극을 겪지 말라는 법이 없다. 정 의원이 올 53세이니 이준석 위원만한 자식이 있다. 이게 아들벌인 이 위원에게 할 소리인가? 품격과 격조는커녕 소양과 상식조차 묻어나오지 않는다. ’마약‘ ’자살‘ ’소년급제의 비극‘이 뭔가? 언론에서 밥을 먹었다는 전 의원의 소양이 이정도인가? 스물여섯 살짜리 이준석으로부터 “변절자”라는 욕을 얻어 먹어 싸다.
전 의원의 박근혜 ‘죽이기’는 입에 올리기조차 싫다. 박 위원장을 편드는 게 아니다. 전 의원이 박 위원장을 “대통령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는 안 되는 후보"라고 비판한 것은 차리리 경청할 얘기다. 대변인으로 2년을 모셨던 사람이 대통령후보 자격이 없다면 그건 국민들도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증거라는 것이 "인문학적 콘텐츠는 부족했다. 신문기사를 보고 분석 능력이나 해석하는 깊이 같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는 것이다. 또 “박근혜는 늘 짧게 답한다” “권력욕이 지나치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전자공학을 전공한 이공학도다. 기자출신인 전 의원 눈에 ‘인문학적 콘텐츠’가 부족해 보일 수 있다. 또 ‘신문기사를 보고 분석 능력이나 해석하는 깊이 같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는 것도 그럴 수 있다. 박 위원장이 기자 출신과 같을 수는 없는 일이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괜찮다. “햄버거를 손으로 잡고 먹지도 않는다” “보좌관이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오니까 먹더라” “클럽 갈 때도 왕관을 쓰고 갈 것 같다” “클럽 관리인이 클럽 물 관리 한다고 기둥 뒤로 보낼 것 같다” “우아하지만 촌스런 우아함이다.” 이쯤 되면 미용실, 찜질방 ‘뒷담화‘만도 못한 저질막장이다. 막판에는 “보좌관이 박 위원장 쓸 샴푸를 사야 하는데 단종이 돼 아무리 찾아도 못 찾았다. 왜 최근 나온 제품을 안 쓰고 옛 제품을 쓰는지 모르겠다”는 얘기까지 꺼냈다. ‘나꼼수’처럼 대형 사고를 쳐서 뜨고 싶어 하는 허접스런 매체의 부추김에 흥이 겨워 ‘악담’과 ‘저주’를 퍼붓는, 그래서 자기 얼굴까지 더럽히는 침뱉기다.
자기 얼굴에 침뱉기는 이제 그만
전 의원은 새누리당(한나라당)에 합류하기 전 2002년 대선 때 정몽준 후보의 '국민승리21' 당무위원이었다. 정 후보 연설문 작가로 시작했다. 전 의원은 ‘이회창 불가론’을 폈다. “ 이회창씨가 대통령 안됐으면 좋겠어요. 가난과 실패를 겪은 사람이 뽑혔으면 좋겠습니다. 이회창씨보다 노무현씨가 낫다고 생각했습니다”는 말이 그의 입에서 나왔다. 그 말대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됐다. 박근혜 위원장에 대해서는 '영남공주' '박정희의 정치적 유산 상속자'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구제 불능이라는 거 모르는 사람 있습니까?
한나라당은 완전 부패한 당이다. 차떼기 정당이며 매수정당이다”고 했다. 그랬던 그가 이회창 총재가 물러가고 최병렬 대표가 입당을 제의하자 “그 때는 정치를 몰랐다. 최병렬 대표가 대변인 제의를 해오셨을 때 희망을 읽었다”고 표변했다. 또 당내 일각의 박근혜 비판에 대해 “탄핵 폐허에서 박 대표 치마폭에 싸여, 치마꼬리를 붙잡고 ‘살려달라’여 애걸해서 121석을 얻었다. 국민들은 한나라당 의원들을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뺑덕어미 보듯 할 것”이라고 박근혜 방탄역을 자임했다. 그랬던 전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되자 국민생각으로 재빨리 옮겨 10년 전 본모습으로 돌아갔다.
우리가 기억하고 싶은 전 의원의 본모습은 따로 있다. 1989년 경찰관 7명의 목숨을 앗아간 동의대 방화살인범들이 친북정권에 의해 민주화 운동자로 인정받고 두둑한 보상금까지 챙긴 ‘역사말살’을 바로 잡기 위해 '민주화 운동 관련자 보상법 개정안'(전여옥법)을 추진하던 전여옥. 그 과정에서 동의대 방화살인범 가족 등 진보단체 회원들로부터 폭행당하고도 굴하지 않던 전여옥.
口是禍之門(입은 화를 불러들이는 문이요) 舌是斬身刀(세치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라 했다. 또 “마음이 안정된 자는 말이 적다. 마음을 안정시키는 일은 말을 줄이는 일”이라고 조상들이 가르쳤다. 남을 향해 손가락질하면 나머지 네 손가락은 나에게 향한다는 사실을 전 의원에게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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