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얼마나 알고 있나요?

▲정승일 북한인권 영화감독
(뉴스파인더)대한민국이 한바탕 ‘종북’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에 억류돼 강제 북송되는 탈북자들을 구하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더니 북한인권법에 대한 바람이 몰아쳤다. 간첩출신 국회의원들의 충격적 발언들에 이어 무단방북자의 귀국소식이 전해지자 소위 ‘종북세력’들의 실체가 손에 잡힐 듯 생생해졌다.
이제 누군가가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탈북자들의 애환을 들려줘야 할 때다. 수백명의 탈북자를 직접 만나 그들의 얘기를 들은 정승일 북한인권 영화감독이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정 감독은 이들의 감동적이고 처절한 실화담을 한데 모아 시나리오를 썼다. 북한의 실상을 생생히 밝히고 이들의 지옥같은 탈북기. 더 나아가 탈북 이후 이들의 눈에 비친 종북화 된 대한민국까지 영상으로 그려낼 예정이다.
현실이라고 믿기지 않을만큼 처절하게 남한으로 건너왔지만 그들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도 실상 위태롭긴 마찬가지라는 게 영화를 이루는 한 축이다.
너무 가까이 있어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충격적인 현실들을 제3자인 탈북자들의 눈을 통해 바라볼 수 있게 하겠다는 게 정 감독의 생각이다.

다음은 정승일 북한인권 영화감독과의 1문 1답.
▲자신을 소개한다면
아역배우로 연극인생을 살아오고, 또 연극/영화 연출로 옮겨오면서 20여년을 영화에 미쳐 살았습니다. 20대 초반에는 많은 돈을 벌어보기도 했고 또 큰 실패도 맛 봤습니다.
한 우물을 판 결과 세월과 흐름과 노력으로 실력은 어느 정도 쌓았고, 이제는 제 능력이 사회적으로 좋은 바람을 불러일으키길 원하는 마음에 영화사 자아공간을 만들고 인권영화 감독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또 작년에 하늘에서 주신 딸아이가 더 살기 좋은 국가에서 나라에 감사하며 살길 바라는 마음에 인권영화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인권이라는 모티브가 상업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영화계에서는 환영 받지 않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돈을 쫓기보다는 사람과 인권을 지향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안녕하세요? 라며 상대의 안녕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 사회 는 안녕 하신가요?
우리 사회가 건강하길 바라며 제 영화를 통해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으로서 개인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는 건강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길 바랍니다.
▲제작 중인 영화는?
제가 지금 제작하려고 하는 <북한 인권영화와 우리나라 정치 이야기(가제 눈물)>는 가슴 아픈 드라마 형식으로 제작됩니다. 해외 수입사는 정해진 상태입니다.
사람들의 생각은 제각기 다르지요. 개개인의 생각을 비난할 할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습니다. 그러나 개인의 사상이 언어와 글, 영상으로 표현되어 대중에게 영향력을 가하고 선동된다면 그것은 이미 개인만의 사상이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제 영화는 대한민국 헌법에 위배되지 않은 통상적이고 보편적인 사상으로 제작하여, 국민들과 애국과 인권이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현실은 분단국가입니다. 그러면 언젠가는 통일이 된다는 얘기겠지요. 물론 남, 북이 각기 다른 국가로 살아갈 수 있겠지만, 현재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일까요?
이 영화가 개봉되면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문제제기를 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요. 영화가 ‘좋다, 싫다’는 얘기하실 수 있지만, ‘맞다, 틀리다’ 는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모든 판단의 잣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에 맞춰 길이를 재려 하겠지만,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실은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미 발생한 일을 영화에 얹는 것뿐입니다. 감독은 탈북이라는 고난과 가슴 아픈 사실을 영화로 만드는 것일 뿐, 정책과 법안을 입안하는 정치인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영화 진행 현황은?
몇 년 전엔 투자와 후원이 먼저 되어 자금을 쌓아 두고 영화제작을 준비하고 진행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특이하게도 투자와 후원보다 배우들이 먼저 프로필을 쌓아주고 있습니다.
어떤 경로로 제작 소문이 났는지, 두 달 째 대형 매니지먼트와 수 백 명의 배우들이 프로필을 들고 사무실로 직접 찾아오고 있어 놀랐습니다.
그 중에는 이미 유명한 주연급도 있고, 실력 있는 조연, 숨어있던 단역 배우들을 만나고 대화하면서 영화를 향한 열정에 또 한 번 놀라고 있습니다.
공개오디션은 11월 경, 제작발표회는 12월경에 계획하고 있습니다. 눈 오는 장면이 많아 첫 촬영은 겨울이 될 것입니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새터민들의 실제 모습을 담으려고 몇 년 전부터 새터민 모임의 관계자를 만났고 포털사이트의 지식검색, 북한 관련된 뉴스기사와 아래에 쭈욱 쓰여 있는 시민들의 댓글들을 보면서 새터민을 향한 사람들의 생각에 저는 적잖이 놀랐습니다.
새터민은 우리의 한민족이라는 것을 대다수의 국민들이 인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보다 못한 대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과 언행 속에서 나 또한 스스로를 돌이켜 보게 되었습니다. 겉으로만 우리나라 국민이라고 인정해놓고는 속으로는 부정적이지 않았을까? 하고 말입니다.
자유를 찾아온 그들이 정말 원하는 것을 얻었는지, 왜 가족과도 이별하며 태어난 곳을 떠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이곳에 왔어야 했는지를 저는 영화를 통해 꼭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북한 인권 감독으로서 사회에 바라는 게 있다면?
대기업, 국회, 정부에서 사회공헌 일환으로 새터민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제 영화에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몇 년 전부터 21만여 명의 다문화 가정은 국가와 대기업, 국회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포스코(세스넷과 김장, 음악회), 삼성(사단법인 글로벌투게더), LG(자녀지원) 등 다문화 가정을 위하여 가시적이고 감성적인 사회공헌사업을 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또 새터민의 채용과 어린이집 등의 제공으로 정착지원을 하고 있는 대기업도 있지만, 감성적인 지원방법은 미미하다고 봅니다.
대기업이 나서서 새터민들 특히 30세 미만의 청년들이 남한에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게 문화적인 사회공헌으로 제 영화에 지원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문화라는 키워드는 서로 서로를 이해하기 쉽게 해주고 소통의 기회도 마련해주기 때문입니다. 대기업과 국회가 새터민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준다면, 일반 국민들의 관심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하죠. 2만3천여 명의 새터민들의 지원도 제대로 못하면서 통일을 염원하는 것은 욕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평화적 통일을 위해 작은 것부터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마음에서 제작하겠습니다. 작은 일을 잘해야 나중에 큰일이 발생해도 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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