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앵커 (이하 앵커)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 무대에 공식 데뷔했습니다. 이제 안철수 원장, 안철수 교수가 아니라 안철수 후보라고 불러야 되겠군요. 출마선언과 함께 많은 관심을 모은 것이 안철수 원장과 함께 할 인물들입니다. 이미 공개된 금태섭 변호사 등 몇몇 분을 제외하고는 어제 기자회견장에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 분들이 드러나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 중의 한 분이시죠. 경희대 김민전 교수를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김 교수님, 안녕하세요?
☎ 경희대 김민전 교수 (이하 김민전) :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 정재승 교수와 함께 밥 한번 먹는 수준으로 보도가 돼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어제 나오셔서 다들 어, 참여하셨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어떻게 된 겁니까? 김민전 : 저도 저 자신에 대해서 참 놀랐었는데요. 사실 17,18,19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에도 모두 각 당으로부터 비례대표 공천 제안을 받았습니다만, 정치는 저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을 그동안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왜 참여를 하게 되었느냐 라고 한다면, 저는 정치에 참여한다는 생각보다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개혁을 위한 연대를 만들어가는 것에 참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특히 말씀 하신 안 교수와의 이제는 안 후보입니다만, 밥을 먹는 자리에서 본인이 선거과정에서부터 과거와는 다른 그런 혁신된 모습을 보이고자 한다는 아주 깊은 각오를 말씀하셨어요. 특히 제가 한국 정치에 있어서는 제도 개혁도 중요하지만, 대통령 한 사람이 바꿀 수 있는 것이 너무 많다 특히 대통령의 인사권에서부터 변화가 있다고 한다면 한국 정치가 훨씬 더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가능할 것이다, 지금 캠프에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청와대 비서실에만 데려간다는 각오를 하고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는 인사권에 전국에서 유능한 인물들을 다 모신다고 한다면 한국정치는 훨씬 더 합리적으로 바뀌지 않겠는가, 이런 얘기를 드렸고요. 여기에 대해서 본인도 동의한다는 얘기를 하셨어요. 저는 그런 얘기는 사실, 정치인들이 정치 개혁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실질적으로 본인이 가지고 있는 권한을 내놓을 생각이 있느냐 이런 질문을 했을 때 선뜻 답하는 분들이 안 계셨거든요. 그런데 그런 대답을 하시기에 이번에는 정말 도와 드려야 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앵커 : 지금 말씀대로 하면 안철수 후보의 캠프의 일원이 된 게 분명하신 거예요?
김민전 : 그건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저는 이번 선거에서는 자원 봉사를 하겠다고 결정을 했습니다. 사실 그날 자리에 함께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날 저녁 밤에도 잠을 잘 못 잤는데요. 그동안에 중도적인 길을 걸었다가 어느 정치인의 뒤에 서서 그를 돕는다는 게 참 쉬운 선택은 아니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 정치를 더 이상 이대로 놔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는 정치 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자원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러나 선거기간이 지나면 저는 학교에서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역할로 돌아갈 것입니다.
앵커 : 그럴까요?
김민전 : 네, 미리 말씀드린 이유가 제 스스로 이에 대한 약속을 말씀드려야 만이 더 잘 지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많은 사람에게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 안철수 교수를 공식적으로 지지한다고 하실 때 이유가 있을 텐데요. 좀 전 말씀 속에 녹아들어가 있기는 합니다만, 명시적으로 왜 안철수 교수인가에 대한 정리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김민전 : 저는 크게 세 가지 이유를 제 스스로 찾았는데요. 첫 째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정치개혁이 중요하다는 뜻에서 지지를 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우리가 되돌아보면 작년 10월부터 정당 붕괴론 이런 얘기가 나오면서 정당이 개혁해야 한다는 얘기들이 참 많았었는데요. 4월 총선을 앞두고 각 당이 쇄신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이러면서 정당이 이름도 바꾸고 통합도 하고 했는데도 결과적으로 보면 양 당 모두 새로운 패권주의에 빠진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각 당의 공천이라든가 이런 모습을 보면 어떻게 보면 우리가 2002년 노무현 개혁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 버린 것이 아닌가 이렇게 까지 생각을 하고 있고요. 이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기존의 정당에서 정치개혁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계기를 통해서 이제는 정치개혁을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고요. 또 다른 하나는 저는 한국 사회와 한국 정치가 너무 양극화 돼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경제적인 양극화도 견뎌내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인데, 정치와 사회마저 양극화 돼 있는데 이것을 치유해야 될 때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고요. 우리가 흔히 물 잔에 반은 찼다, 반도 차지 않았다 이렇게들 자신의 철학이나 태도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한다고 얘기를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그 반이라는 사실조차도 제대로 합의가 되지 않고 하나도 없다든지 다 찼다든지 이런 식으로까지 양극화되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이 양극화, 다수의 국민들의 생각이 그렇게 양극화 됐다고 저는 생각하지 않는데요. 정치와 언론의 양극화, 이것을 치유할 때가 된 것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경제적 양극화의 문제 해결을 위한 합의를 위해서도 이 양극화의 치유가 먼저 되지 않고는 저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세 번째 중요한 것은 안 후보가 미래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 정치에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지금 한국 경제를 보면 가계부채와 국가부채라고 하는 굉장히 큰 두 개의 짐이 있는데 이게 새로운 경제 무대를 짓지 않고서는 안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요. 저는 이것이 클링턴 대통령 당시의 상당히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클링턴 대통령이 당선될 때까지만 해도 미국이 쌍둥이 적자, 대외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라고 하는 두 개의 적자가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중에서도 재정적자가 클링턴 대통령에 와서 상당히 해결이 되는데 그것이 바로 뉴 이코노미의 성공을 통해서 가능하게 됩니다. 물론 이것이 대통령 한 사람이 뉴 이코노미를 가능하게 한다고 생각을 하지 않지만, 분명히 대통령이 새로운 것에 대한 것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새로운 경제를 향한 움직임을 막지 않는 대통령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그래야만이 저는 한국 경제에도 탈출구가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도 안교수를 지지하고 있지요.
앵커 : 지금 정리해 주신 가운데 정치의 양극화라고 표현하신, 양 당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 말이죠. 이점에 대해서는 민주당 쪽에서 벌써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죠. 야권으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하지 않은 게 아니냐, 새누리당까지 다 아울러서 양 당 구조의 바깥에 서겠다는 말씀, 그런데 안철수 후보의 입지가 한나라당의 확장성에 명확히 반대한다고 함으로써 오늘날이 있는 건데, 야권 정체성을 안 가져주면 어쩌라는 것이냐는 이런 반발은 분명히 있는 상황입니다.
김민전 : 저는 야권의 정체성이라고 하는 것이 반대를 위한 반대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특히 한국 정치를 보게 되면 우리가 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로 넘어오는 그 과정을 한번 보셔도 다음 정권으로 넘어가면서 정책이 바뀌지 않도록 소위 대못을 박겠다는 작업이 노무현 정부에서 있었고요.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 와서는 그것이 다 뽑히는 상황들을 보지 않았습니까. 한국에 있어서 양극화가 너무 크기 때문에 한국 정치가 괘종시계의 추처럼 좌에서 우로만 왔다 갔다 하고 앞으로는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진폭이 작아야 앞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이 강해지는 것이 아니냐, 이런 차원에 있어서도 저는 이 양극화가 해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앵커: 제가 다음에 드릴 질문이 뭔지 분명히 알고 계실 겁니다. 야권 연대, 단일화 문제일 텐데, 이 부분에 대해서 안철수 교수가 입장을 밝혔지요. 현재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건데,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김민전 : 단일화와 관련해서는 두 가지 원칙이 있다는 얘기를 하셨지요. 얼마나 정당이 개혁을 하는지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국민이 얼마나 동의하는지 두 가지의 원칙이 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저는 말 그대로 이제 공은 민주당으로 넘어간 것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민주당에서 지금 제시한 두 가지 원칙 중에서 특히 정치개혁과 관련해서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면 제가 4.11 총선을 통해서 민주당도 신 패권주의에 빠졌다는 얘기를 드렸는데요. 새로운 정당개혁의 모델들을, 정치개혁의 모델들을 가지고 나온다고 한다면 저는 단일화의 문제가 훨씬 더 쉽게 풀리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제 공은 민주당 쪽으로 넘어갔다고 생각하고 있지요.
앵커 : 그런데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는 표현을 가지고, 민주당 대변인 발언은 단일화를 꼭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이렇게 해석을 하는가 하면, 새누리당의 김종인 위원장은 이건 여론조사로 결판내겠다는 뜻이라고 해석을 해요. 여기에 따라 얘기가 분분합니다.
김민전 : 단일화나 여론조사나 같은 얘기인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두 가지 원칙이 어떻게 부합되느냐 라고 하는 게 정말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특히 한국 정치에 있어서 민주당이 어떤 개혁 방향을 내세우게 되느냐, 이 부분이 단일화에 있어서 중요한 원칙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 만약 그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독자출마도 가능하다는 의미가 되겠네요?
김민전 : 그것은 조금 두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국민들의 단일화와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굉장히 높다고 한다면 가능하지 않겠는가 생각은 합니다만, 그러나 원칙적으로 각 정당이 개혁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한 정권교체는 어떻게 보면 국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회의만 더 키우는 것이 아닌가 정권교체가 가지고 올 수 있는 열망조차도 더 줄여나가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런 차원에서도 정권교체도 중요합니다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얼마나 개혁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느냐 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 석 달 간이라고 한정을 하셨지만 김민전 교수의 역할이 무엇일지도 궁금합니다. 아직은 얘기중이겠지요?
김민전 : 저는 어떤 역할이든지 자원봉사를 이번에는 확실하게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 저도 한번 역할을 부여해드리겠습니다. 역시 선대위 대변인이 가장 맞지 않으실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경희대 김민전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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