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구태와 비리에 찌든 인물부터 쇄신해야
안철수의 다운계약서가 공개 된 직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맞이했습니다. 추석민심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정치권의 판단이 작용한 만큼 여론조사 추이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데요. 그 결과는 큰 폭의 민심변화 없이 여전히 양자대결에서 박근혜가 안철수, 문재인에게 밀리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폴리뷰 대표필진 서철민] 여기에, 애초부터 문제시 되어온 박근혜 리더십은 다시 도마위로 오르며 시끄러워졌습니다. 박근혜만을 위한 새누리당의 출현은 필연적인 문제의 벽에 부딪힌 것입니다.
뼈를 내주고 살을 취했던 박근혜.
대권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불사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던 박근혜의 정치행보는 한나라당 비대위시절이 가장 행복했을 것입니다. 당명이 바뀌는 과정에서 당헌, 당규를 모두 단 한사람 박근혜 만을 위해 고쳐지거나 삭제되었으며, 대세론이란 풍선같은 민심의 파도는 부패.비리전력자 김종인을 기용해도, 촉새스러운 이상돈이 방방 떠도 모든 걸 덮어버렸습니다. 여기에 김정일만 만나도 '종북'이란 표현을 불사하던 조갑제까지 박근혜가 천사로 보인다고 추켜세웠으니 그야말로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보수시민사회까지 박근혜 공주를 위한 잔치상을 훌륭하게 차려준 셈이죠.
안철수의 출마선언이 있기 전만 하더라도 박근혜의 대세론은 이어졌고, 새누리당은 대통령 다 된 박근혜를 위해 '오직 충성'을 천명하고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진 친박의 성에 철갑까지 둘렀습니다. 그러나, 안철수에는 물론 문재인에게도 양자대결에서 패하는 걸로 나오자 정치적인 쇼로 보이는 플레이에만 매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유신을 사과하는 박근혜를 보면서, 저는 단 한 가지 대통령 병에 걸려도 단단히 걸렸구나라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헌법가치를 훼손" 이라는 표현을 하는 대목에서 헌법을 훼손한 대통령의 딸을 스스로 자처한 그녀가 한심해 보였습니다. 아버지를 넘는 일까지 과거,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을 하겠다는 수준의 말장난쯤으로 치부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의구심까지 들었죠.
헌법이 곧 국가인데 가치 훼손이라고 스스로 규정했으니 사과가 아니라 아버지를 죄인 으로 만든 셈이죠.
새누리당의 불협화음은 누가 만들어내고 있는가?
또 한명의 비리전력자인 낙동강 오리알 같은 무늬만 정통민주당 간판을 달고 국회의원 조차 미역국을 먹은 70대 노정객 한광옥을 새누리당은 영입했습니다. 그러자, 안대희가 발끈했습니다. 또 하나의 노정객 부패전력자인 김종인은 이한구를 지목하며 몽니를 부리고 있습니다. 기다렸다는 듯 박근혜는 자신이 깨끗히 정리하겠다며 공언을 하고 김종인을 자리로 돌아오게 했죠.
이런 불협화음에 대해서 외부적으로 박근혜 1인 지배체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고, 내부적으로는 박근혜를 둘러싼 내부 권력 다툼과 박근혜의 한계를 본 다른 그룹 간의 마찰일 겁니다. 필연적으로 벌어질 수밖에 없는 불협화음이었던 거죠. 자, 새누리당 비대위 시절로 돌아가 볼까요?
절대반지를 낀 반지의 제왕처럼 모든 권력은 박근혜의 몫이 됐습니다.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조금의 변수도 허락치 않았었죠. 그 때는 그래도 됐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후보가 된 순간부터는 위치는 변하게 됩니다. 박근혜는 강자가 아니라 약자로 전락하게 되는 셈이죠. 경제민주화를 외치고는 있지만 그 역시 박근혜의 구상이라기보다는 참모들의 선거전략에 가까운 것입니다.
다시말해서, 박근혜의 철학과 비전이 무엇인지 국민들은 모르고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이 자신의 머리에서 나왔다고는 저는 보지 않습니다. 해서, 주변의 인물들이 실질적인 힘을 가지고 있으며, 김종인의 경우 큰소리를 뻥뻥 치고 있는 거죠.
김종인이 떠나면 경제민주화란 ‘문패’가 떨어지게 되니까요. 그걸 잘 아는 김종인이 사실상 박근혜를 부리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아 보입니다. 저의 눈에는.
모든 게 박근혜의 자업자득입니다. 실질적으로 박근혜의 업적은 그다지 눈에 띄는 게 없습니다. 선거의 여왕이란 닉네임도 사실상 허상에 가깝습니다. 박근혜의 현재 지지율이야 정몽준이 후보로 나서면 안 나올 지지율이겠습니까? 그 어떤 신한국당, 한나라당 후보가 박근혜 정도의 지지율을 밑돌았나요?
결론을 내죠. 저는 새누리당의 이번 불협화음은 박근혜의 또 다른 이미지를 완성하기 위한 하나의 초석이라고 봅니다. 김무성이 전면에 나설 수 있는 멍석을 깔아야 했고, 그것은 아마도 박근혜와 김종인은 현재처럼 산토끼를 잡으로 다니고, 김무성은 보수진영이란 집토끼를 달래기 위함이겠죠. 웃긴 건, 김무성 따위가 뭐 그리 대단한 인물이냐는 것입니다. 애당초 박근혜의 사당화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제 5의 환관정도로 저는 치부합니다. 보수의 대동단결이요? 김무성 따위가요? 그냥 웃습니다. 하하하.
이제, 박근혜가 응답할 차례입니다. 대통령에 등극하기 위해서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그 산을 넘지 못할 바엔 속히 후보직을 사퇴하시기 바랍니다. 손 잘 흔든다고, 어머니 외모를 흉내 낸다고 대통령이 되는 건 아닙니다. 박근혜라면 뭔가 다른 것이 있어야 합니다. 박근혜의 인의장막이 상식선을 벗어나고, 사당화 할 때처럼 환관틱한 무리들이 박근혜를 보필한다면 국민은 박근혜에게 물을 것입니다. “대통령병 걸리셨어요?” 라고.
구태와 비리에 찌든 인물부터 쇄신하지 못하는 박근혜의 안목이 11월 중순까지 이어진다면 박근혜는 끝난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박근혜는 대통령이 되느냐 마느냐를 고민하기 보다는 대통령 후보를 사퇴하느냐 마느냐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해봐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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