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 민주통합당 황주홍 의원
열린 인터뷰입니다. 지난 16일이었죠. 민주통합당 전직 의원 67명이 문재인·안철수 후보 가운데 당원들이 지지 후보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율권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어제부터 본격적인 단일화 논의가 시작되면서 단일후보 자율권을 요구한 당원들의 움직임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민주당원들의 단일후보 지지 자율권 요구와 향후 이들이 민주당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민주당의 쇄신파 의원으로 “민주당원이라도 두 후보를 동시에 지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하시는 분입니다. 민주통합당 황주홍 의원 연결합니다.
송정애 : 안녕하십니까?
황주홍 : 네. 안녕하세요.
송정애 : 말씀드린대로 민주당 전직 의원들이 단일후보지지 자율권을 요구했는데요. 이런 움직임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황주홍 : 정당한 주장,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며칠 전에 정재철·이부영 이런 60여명의 전직 의원들이 말씀하신대로 안철수 후보가 민주당과 우호적인 관계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원들이 양 후보 중에 어느 후보를 선택해도 괜찮다는 그런 문제제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저도 거기에 동조합니다.
송정애 : 그러면 현직 의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습니까?
황주홍 : 저희들도 그런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안철수 후보를 민주당원으로써, 민주당으로써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안철수 후보를 쉽게 말하자면 무찔러야할 적이냐, 아니면 함께 안고 가야할 동지냐, 이 시각차라고 생각합니다. 적이라면 적을 지지하는 것은 해당행위가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정당한 정상적인 행위가 될 것입니다. 저는 적이면 최종 결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적이 되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름다운 단일화가 어려울 것입니다. 상처뿐인 단일화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후에 최종 결선, 12월 19일에 야권 승리를 담보할 수 어렵기 때문에 동지로 보고, 이미 그렇게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선언하지 않았습니까? 선언의 연장선상에서 민주당원으로써도 두 후보가 언젠가는 같이 하겠다는 국민연대, 같은 당을 하겠다는 입장표명을 한바가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야권의 기반과 토대를 튼튼히 하고 더 입지를 강화하는 거라고 봅니다.
송정애 : 그런데 후보지지 자율권을 요구하는 분들이 소위 반노, 친안의 성향의 인사로 보도되면서 당장 해당행위라는 비판이 나왔거든요. “명백한 경선불복이고 정당의 기본을 망각한 행위다” 이 비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황주홍 : 민주당에 두 개의 흐름이 있습니다. 하나는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거나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 우호적인 입장을 피력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는 해당행위다, 이런 입장과 또 하나는 저처럼 입장을 열어줘야 한다, 민주당의 문호를 열어야한다는 입장이 있습니다. 앞의 것은 말하자면 민주당 지상주의적인 관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민주당이 모든 것의 중심이 돼야하고 민주당이 승리해야하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해야한다, 민주당이 대선후보를 내지 못하면 우리가 불임정당 불려요. 후보를 내놓지 못한 정당, 그런 생각이라면 저 같은 사람들은 꼭 표현을 쓰자면 야권 승리, 또는 야권 중심주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것에서 관점의 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문재인 후보의 결단의 문제라 생각합니다. 저희들이야 서로 타당성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문재인 후보가 폭넓게 안철수 후보를 예컨대 민주당 의원 총회 같은 곳에 초청해서 같이 인사하고, 또 어떤 입장인가 한번 정책간담회도 열어보고, 이런 걸 열어주게 되면 자유로운 토론이랄까요. 공론이 형성되리라 봅니다.
송정애 : 불임정당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정권교체도 중요하겠습니다만 제1야당으로써 대선후보 배출을 해내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황주홍 : 두말할 나위도 없는데요. 그러니까 제1야당으로써 후보를 내는 것, 중요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야권후보가 승리하는 것, 이것이 중요합니다. 민주당이 꼭 후보를 내서 패배할 것? 그것이 우리의 목표일순 없잖습니까.
송정애 : 정권교체가 더 상위에 있는 개념이라고 보시는 건가요?
황주홍 : 대개 그렇게 보시지 않나, 생각합니다.
송정애 : 성명발표가 16일이었고요. 그 후에 지도부 사퇴가 있었고 새정치공동선언이 나왔잖아요. 이런 변화가 혹시 자유권 요구에 영향이 없겠습니까?
황주홍 :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민주당의 절대 다수는 민주당 지상주의적 관점이기 때문에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소수이고요. 솔직히 내심은 어떨지 몰라도 이걸 꺼내놓고 말하기 어려운 당내 분위기입니다. 이 분위기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는 건데요. 그게 바뀔 수 있고 공론화의 불을 지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시간이 너무 없잖아요? 내일 두 분의 TV토론회가 있고요. 이게 굉장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면 촉박한 일정이 있기 때문에 설사 그런 얘기가 있더라도 수면 위로 솟아나서 큰 공론화를 하기 어려운, 시간적 촉박함이 있습니다.
송정애 : 분위기가 꺼내놓고 말하긴 어렵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단일화 협상이 중단됐을 때, 의원님이 “조직 동원이 있었다” 이런 글을 올리셨잖아요? 한창 민감한 시기에 어떻게 보면 민주당에 직격탄이 될 수도 있을 내용이었는데 이후에 좀 부담스런 상황이 발생하거나 그러진 않으셨습니까?
황주홍 : 편할 수는 없었죠. 그런데 근거가 있는 거였고 그래서 그 자체가 크게 이슈화 되긴 어려웠습니다. 저는 문제제기를 했고 그렇지 않다는 쪽에서 저에게 문제를 제기했다면 또 다른 무언가가 있었겠지만 그런 게 없이 잠잠해졌는데, 그 자체보다도 아까 말씀한 것처럼 같이 손잡고서 국민연대 당을 만들자, 같이해서 이기자, 진 뒤에 깨끗이 승복하고 아름다운 단일화 하자, 그러면서 상태후보를 그렇게 깎아 내리는 게 되면요. 안철수 후보가 바보가 아닌 한 그런 거에 응하겠냐 말입니다. 그래서 결국 협상 중단이 일어났던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상식의 정치를 해야 하는데, 공식적으론 손잡고, 웃고 함께 가자고 하면서 실제로 현실에서는 치열한 제로섬게임을 벌이게 되면 불일치, 그 불일치가 상식인들의 눈에 수용될 수 없는 거죠. 마치 물위에 떠있는 오리 같은 거 보면 위에 오리는 힘들이지 않고 다 있는 거 같지만 밑에선 아주 부지런히 발을 움직이는 것 아니에요? 그런 모습, 언론을 보면 굉장히 점잖게 단일화를 하는 것 같지만 내에선 아주 배타적이고 적대적인 그런 동원과 움직임이 있다면 그건 국민들이 원하는 새로운 정치의 모습이 아니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송정애 : 의원님은 "문재인 후보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게 민주당의 문을 열어 반겨야 한다" 이런 성명을 내셨는데 지난달에는 문 후보가 안 후보에게 민주당 입당을 제기했을 때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하셨잖아요? 생각이 달라지신 겁니까?
황주홍 : 그게 아니라 이 말은, 거기도 그렇게 썼는데요. 문호를 열어서 입당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에 와서 같이 토론도 하고 지금 안철수 후보가 그러잖아요? 신문을 보면요. 민주당의 국회의원들이 127명입니다. 그중에 30명에게 전화를 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것자체가 저는 정말 너무 불공정한 처사라고 보는 거예요.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불러서 밥을 먹을 수도 있는 것이고, 전화? 전화가 뭡니까. 만나서 얘기하자, 그러고서 어떤 자리에 민주당에서 초청을 해서 토론회나 간담회를 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런데 민주당의 빗장을 꽁꽁 걸어놓고 근접하지 못하게 ‘노터치’하는 그런 상황이 불공정하다는 말입니다. 오히려 지금 현재 입당을 하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사람에게 있어선 굉장히 부담스러운, 어떤 의미에선 내거티브이기 때문에 그것과는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죠. 문호를 개방하라는 것은 안철수 후보를 입당시키라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당원들에게 안철수 후보도 자유롭게 자기 의사를 피력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제공 되는 것, 이것이 기회의 균등에 해당된다고 저는 말하는 겁니다.
송정애 : 알겠습니다. 지금 한창 단일화 방식이 논의되고 있는데요. 일단 내일 밤 TV토론이 실시될 예정이고,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예상과는 다르게 문 후보 측은 여론조사, 안 후보 측에선 여론조사와 더불어서 어떤 공론 조사나 TV 토론 패널 평가 도입하자는 입장인 거 같습니다. 의원님, 어떤 방식이 돼야한다고 보십니까?
황주홍 : 어떤 방식이 돼야 한다기보다도 지금 현재 안철수 후보가 경선 단일화 협상을 중단시키면서 여론의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선호방식이 변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건 제가 평가할 입장은 아닌 거 같습니다. 다만 내일 밤에 TV토론, 아마 지상파 3사에서 공동으로 한다는 거 아녜요? 그게 굉장히 흥미로울 것 같고요. 저도 물론 시청할 겁니다. 그걸 잘 지켜보면서 우리 국민들께서는 두 후보의 인품이라든가 대통령으로써의 지도력과 판단력, 또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공약, 이런 것을 꼼꼼히 그리고 공정하게 살펴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송정애 : 그런데 어제 협상과정에서 안 후보 쪽 불만이 좀 있는 거 같았습니다. 문 후보가 ‘룰 위임’을 약속했는데도 구체적인 안을 제시해도 거부하고, 그래서 실상은 약속을 어기고 있다는 주장이고요. 문 후보 쪽에서는 큰 틀은 상관없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디테일은 곤란하다, 이런 반박인데요. 지금의 상황, 보시기에 어떻습니까?
황주홍 : 그 정도의 티격태격 정도야 이해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서로 유리한 방식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기선, 그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결국 궁극적인 것은 하나의 단일 해법, 방식이 도출되어 나오지 않겠습니까?
송정애 : 문 후보의 통 큰 결단, 양보? 이건 어디까지 내줘야한다고 보시나요?
황주홍 : 글쎄요. 문재인 후보로써는 거의 다 내놓은 것 아녜요? 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단일화의 협상, 방식과는 상관없이 아까 말씀하신대로 문재인 후보가, 사실 안철수 후보는 변변한 조직이란 게 없는 거 아녜요. 우리는 민주당이라는 거대한 조직을 가지고 있고요. 그런데 민주당에 대해서 빗장 걸어놓고 전혀 민주당에 터치하지 마라, 이렇게 하는 것은 글쎄요. 그래가지고서 만약에 문재인 후보가 됐을 경우는 문제가 없지만 안철수 후보가 됐을 경우에 과연 이게 순조로운 대선 결선에 우리가 나갈 수 있을까, 그런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문재인 후보로써는 거기까진 아마 양보하기 쉽진 않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저 같으면 문재인 후보로써 민주당의 당원들에게 인사할 수 있는 기회, 저는 그 얘기 많이 합니다. ‘단일동선’ ‘공동캠프’, 같이 다니자, 손잡고 다니면서 여기서 인사하고 저기서 인사하면서 그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또 공정한 판단 기회를 제공해주고요. 그런 것이 결코 불가능한 제안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송정애 :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황주홍 : 고맙습니다.
송정애 : 지금까지 민주통합당 황주홍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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