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캠프 김민영 전 공동선대위원장
열린 인터뷰입니다. 지난 24일 안철수 후보의 전격사퇴로 박근혜-문재인 후보라는 대선 양강구도가 구축됐습니다. 문 후보가 단일후보엔 성공했지만 양측 합의에 의한 아름다운 단일화가 아니고, 아직 안 전 후보의 정치행보가 불투명한 상황이라서 문 후보로선 안 전 후보와 지지층들을 어떻게 껴안을 것인가가 주요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주말엔 선대위원장단의 일괄 사퇴가 있었죠. 문재인 캠프 김민영 전 공동선대위원장 연결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송정애 : 안녕하십니까? 김민영 : 네. 안녕하십니까.
송정애 : 안철수 후보가 전격 사퇴를 했습니다. 일방적인 사퇴다, 단일화다, 의견이 분분한데요. 김 전 위원장님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김민영 : 단일화를 이루기 위한 방안이 마지막까지 아주 팽팽하게 대립이 있었는데요. 시간이 워낙 촉박했기 때문에 안 후보께서 전격적 양보를 통해서 단일화를 이뤘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아마도 정권교체를 위한 안 후보의 진심이랄까요? 절실한 마음이 이런 과정들을 만들게 된 배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송정애 : 그런데 전반적으로 뒤끝이 개운하진 않습니다. 문 후보,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각 역시 적지 않아 보이고요. 일부에서는 문 후보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 이런 목소리도 있던데요?
김민영 : 일단 이 단일화라고 하는 것이 구체적인 과정을 통해서 국민들의 동의과정들을 밟았더라면 훨씬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었을 거라고 보는데요. 어찌되었든 이런 방식으로라도 문 후보가 안 후보 사이에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 이런 것은 확인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과정들을 밟아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송정애 : 아무튼 두 후보 간에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확인하는 데는 의미가 있었다?
김민영 : 네.
송정애 : 안 후보 사퇴 후에 문 후보가 “정중한 예를 따로 갖추겠다”고 했는데요. 이건 어떤 의미였을까요?
김민영 : 만나 뵙는 것이 우선이겠죠. 그렇긴 한데 안 후보께서 굉장히 지금 심신이 힘드실 거라고 저희도 충분히 예상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여유를 달라고 요청하신 것 같고 좀 더 시간들이 흐른 뒤에는 양 후보께서 만나셔서 향후의 어떤 정권교체, 새로운 정치를 어떻게 해 나가실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지 않을까, 이렇게 예측합니다.
송정애 : 안 전 후보가 사퇴한 다음날이었죠. 김 전 위원장님 포함해서 문 후보 캠프 선대위원단들이 사퇴를 했는데 이건 어떤 이유에서였나요?
김민영 : 기존 선대위가 민주당과 일부 시민사회 세력과 함께하는 형태로 구성됐었는데요. 안철수 후보와 함께 해 오신 분들도 우리 공동의 선거운동을 위해서 새로운 선대위를 함께 꾸려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간 지대에서 단일화를 통해서 정권 교체를 하자, 이런 주장을 해온 분들이 많았었거든요. 양 후보 캠프에 참여하지 않았었던 분들이요. 이분들까지 함께해서 새로운 정치·정권교체를 위해서 함께할 수 있는 모든 세력이 공동선대위를 꾸려나가자, 이런 제안이라고 보시면 되겠죠.
송정애 : 그런 대통합의 선거대책위원회는 문 후보도 직접 언급한 바도 있는데요. 공식 선거운동이 내일부터 시작되지 않습니까? 그러면 새로운 선대위 구성에 대한 논의는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있나요?
김민영 : 논의는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가장 먼저 돼야할 것은 문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 사이에 어떤 만남, 이런 것들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게 언제 될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은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송정애 : 그러면 안철수 후보 캠프와 실제 접촉이 있는 건 아직 아니고요?
김민영 : 다양한 형태로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습니다. 공동의 어떤 선거운동 방식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고요.
송정애 : 어떤 형태로든 연락은 주고받으시나보죠?
김민영 : 네. 연락은 주고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충분히 예상 가능할 것 같은데요. 안철수 후보 캠프가 갑자기 중단된 형태이기 때문에 마음을 추스르는데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송정애 : 안 전 후보 측을 아우르는 구성이 불가피하겠지만 권력 나눠먹기다, 구태의연한 정치결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차별성도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김민영 : 단일 후보가 누가 되든 간에 공직을 맡겠다, 이런 이야기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동안에요. 그렇기 때문에 권력 나눠먹기다, 이렇게 보는 것은 지나친 갈등조장형 예측이 아닐까 싶고요. 오히려 문제는 안철수 후보가 만들어낸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라고 할까요. 이런 것들을 어떻게 실현해나가는가, 이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송정애 : 단일화 과정에서 파열음이 적지 않았는데 정권교체 대의를 위해서는 갈등을 봉합하고, 화학적인 결합이 아무래도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반드시 필요한 방안은 뭐라고 보세요?
김민영 : 어제 문재인 후보께서도 언급을 하셨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이 양 후보가 단일화 과정에서 논의하고 일부는 발표되었던 공동의 정책들이 있습니다. 발표된 것은 ‘새정치 공동선언’이고요. 발표는 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경제·복지 공동선언’ 그리고 ‘새 시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공동선언’ 이런 굵직굵직한 정책적 합의 내용들이 있는데요. 이것을 실현해 나가기위한 노력, 또 이걸 실현하기 위한 공동 의 실천기구 같은 것들이 우선적으로 만들어지고 그 과정에서 많은 국민들께서 이것이 바로 우리사회의 비전이다, 라고 하는 것들을 공감해 나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송정애 : 문 후보가 "양쪽 후보의 정책이 99% 일치한다"라고 했는데, 99%일까? 사실 이런 의문도 있고요. 이견이 있는 것들은 어떤 실행 기구를 조성해서 간극을 좁혀나가신다는 말씀이시죠?
김민영 : 이미 거의 합의되어 있는 내용들입니다. 말씀드린 대로 ‘새정치공동선언’이 이미 발표되었고 ‘경제·복지 공동선언’이나 ‘새 시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공동선언’ 이런 것으로 거의 합의 직전에 이뤄졌었는데요. 일단 중단된 것이 복원을 해야겠죠. 그리고 이제는 선언을 넘어서서 공동으로 실천한다고 하는 공동실천기구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송정애 : 앞으로의 관심은 안 전 후보의 선거지원 여부나 형태, 또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부동층의 움직임이나 투표율도 여기에 달려있다고 관측이 되고요.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김민영 : 섣부른 예측은 안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안 후보께서 가장 현명한 방식으로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의 마음을 모아나가는 방식들을 찾으시리라고 생각하고요. 시기나 방식에 대해서는 제가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송정애 : 예측은 아니더라도 김 전 위원장님이 바라시는 개인적 의견은 있지 않을까요?
김민영 : 글쎄요. 안 후보께서 가장 잘 하시는 방식들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제가 말씀드리긴 좀 그러네요.
송정애 : 사실 손학규, 김두관 이 경선후보들 역시 선거에 돕겠다고는 했지만 전면적으로 나서서 도와주질 않고 있습니다. 못하고 있는 건지 안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걸 문 후보의 능력의 한계가 아닌가, 이런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민영 : 정세균 후보의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계시고 김두관 후보 역시 경남 지역에서 민주당의 지지층들을 조직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손학규 후보의 경우에 대해서는 문 후보께서 여러 가지 대화들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손학규 후보와 협력을 해나가고 있는 것은 제가 잘 모르기 때문에요.
송정애 :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지원하더라도 사퇴 전 지지층들을 모두 흡수할 수 있을까, 이게 발등에 떨어진 불이잖습니까? 복안이 있을까요?
김민영 : 아까 말씀드린 것과 크게 다를 건 없는 것 같은데요. 안철수 후보가 우리 사회에 남기고 있는 것, 과거형이 아니죠. 현대진행형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정치가 전면적으로 개편되고 국민들에게 흡족한 정치로 혁신되어야 한다, 이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을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이 얼마나 해낼 수 있을까, 그리고 안철수 후보 역시 정치를 계속 하시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어떤 정치 활동이 본격화 될 수 있도록 어떻게 지원해나갈 수 있을까, 이런 점이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고요. 과정에서 민주당이 좀 변했구나, 문재인 후보가 이런 정치 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겠구나, 이런 신뢰가 이뤄진다면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셨던 많은 분들께서 이번엔 문재인 후보를 지원함으로 해서 이런 정치교체·정권교체를 모두 이룰 수 있구나, 이렇게 생각하시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겠죠.
송정애 : 지금까지 일련의 과정을 보면 정치개혁보다는 정권교체, 여기에 너무 방점이 있지 않은가 생각이 드는데요?
김민영 : 꼭 그렇진 않습니다. 민주당이 겉으로, 가시적으로 드러나진 않았습니다만 안철수 후보가 갖고 있는 혁신에 굉장히 많이 놀랐고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던 어떤 위기감들이 굉장히 생생합니다. 그래서 민주당이 스스로 혁신하겠다고 하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지 않는다면 민주당에 미래가 있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변화·혁신에 대한 몸부림이 그동안 잘 드러나진 않았더라도 그것을 단순히 선거용이 아닌 실제로 민주당이 변화로 이끌어가기 위한 노력들을 계속 해 나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송정애 : 박근혜 후보가 국회의원 사퇴와 함께 ‘대선에서 패하면 정치 여정을 마감하겠다’ 이런 배수진을 쳤잖아요?
김민영 : 네.
송정애 : 보수층 결집을 더욱 단단하게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여기에 맞서는 문 후보 측의 전략, 어떤 게 있을까요?
김민영 : 글쎄요. 저는 박근혜 후보, 그리고 새누리당이 어떤 분들이신 지를 국민들이 잘 아시고 있기 때문에 대단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쉽게 말해서 과거 세력과 미래로 나아가려고 하는 세력들이 어떻게 다른지를 잘 살펴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겉으로는 경제민주화나 지위를 통해 강조해왔습니다만 이제는 그나마도 버려버린 상황이 아닌가 싶거든요. 박근혜 후보께서.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특권과 기득권 세력이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집단으로써의 어떤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누가 99%의 국민들의 삶을 책임져 나갈 수 있을까, 앞으로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 그리고 나아가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많은 세력이 힘을 좀 모아서 특권세력의 강고한 체제라고 할까요? 이걸 넘어서는 국민적인 운동이 이번 대선 과정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송정애 : 끝으로 심상정 진보정의당 후보가 아직 대선 후보등록을 하지 않았거든요. 트위터에 사퇴를 시사하는 것 같은 그런 글을 올리기도 했고요. 혹시 문재인 후보와 연대 얘기가 오가고 있습니까?
김민영 : 뭐 그런 것들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바는 없습니다. 그런데 진보적인 정치세력들 역시 이번 정권교체, 그리고 집권 세력의 재집권에 대해서 막아야한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형식으로든 협력을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송정애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김민영 : 네. 고맙습니다.
송정애 : 지금까지 문재인 후보 캠프 김민영 전 공동선대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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