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안타까운 죽음을 정략적으로 이용한 미디어오늘이 KBS 취재 윤리를 비판?”
미디어오늘이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의 안타까운 죽음을 잇달아 KBS 때리기 소재로 이용하고 나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성 대표 투신 소식이 알려진 후 28일 <성재기 투신, KBS가 거기 있었어야만 했을까>란 제하의 기사에서 KBS 측의 취재 윤리를 문제 삼더니 30일 또다시 KBS 비판에 나선 것.

ⓒ미디어오늘 기사 캡쳐
문제는 미디어오늘의 KBS 비판 기사가 성재기 대표의 투신과 관련해 KBS 측의 부적절한 대응 논란이나 취재 윤리를 비판하는 순수한 차원이 아닌 KBS의 촛불보도 비판을 위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는 측면 때문이다.
미디어오늘은 30일 <KBS가 ‘성재기 보도’를 뉴스에서 못 내보내는 이유> 제하의 기사에서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 한강 투신과 관련, 자살방조 논란에 휩싸인 KBS가 <뉴스9>에서 관련 리포트를 내보내지 못하고 있다”며 “KBS는 지난 26일 성재기 대표가 한강에 뛰어든 이후부터 시신이 발견된 29일까지 메인뉴스에서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와 관련한 뉴스가 없다. MBC와 SBS가 관련 내용을 메인뉴스에서 보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KBS 측의 반응을 전하던 미디어오늘의 ‘본심’이 드러난 부분은 바로 다음 대목. 미디어오늘은 “KBS 기자들은 ‘성재기 대표 자살방조’ 논란이 제기되는 배경에는 사안 자체보다는 KBS보도 전반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며 “국정원 촛불집회는 보도에서 번번이 누락되고,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한 사안은 주요뉴스로 보도하고 있다는 비난이 빗발치는 상황에서 이번 사안이 발생하지 않았냐” “취재해야 할 사안은 제대로 취재하지 않으면서 ‘선정적인 사안’은 열심히 취재한다는 비난이 상당 부분 섞여 있는 것 같다”고 말한 KBS 기자들의 소감을 전했다.
계속해서 미디어오늘은 익명의 KBS 기자 여럿을 취재원으로 동원해 KBS가 국정원 촛불 보도에 소홀하다며 비판에 열을 올렸다.
미디어오늘은 이에 앞선 28일 <성재기 투신, KBS가 거기 있었어야만 했을까>보도에서도 “KBS에 대한 여론의 반응이 냉랭하기만 한 건 성 대표를 말리지 않고 그 장면을 촬영하는 데에만 바빴다는 ‘자살 방조’ 논란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제일 이해가 안 가는 건 KBS다. 이걸 취재하기 위해 갔다고? 촛불집회, 국정원 국정조사조차 제대로 취재 안 하면서 거길?” “촛불도 외면하는 KBS가 거긴 왜 갔을까” “촛불문화제에는 너무나 소극적인 KBS가 남성연대 성재기 씨 한강 투신에는 카메라를 들춰 업고 달려갔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는 트위터 이용자들의 글들을 취합해 소개했다.
또 “한 네티즌은 ‘공영방송 KBS가 국정원 촛불집회는 모른척하고 거기 간 게 유죄!’라는 트윗을 남겼다. KBS의 수신료 인상 추진 움직임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눈에 띈다”며 KBS 촛불보도와 수신료 문제를 직접 연결시켜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자유언론인협회 김승근 미디어위원장은 “KBS의 취재 윤리를 비판하려면 그 차원에서 끝냈어야 했는데, KBS 촛불 보도와 연결시켜 비판하는 바람에 미디어오늘이 KBS를 비난하기 위해 성재기 대표의 투신과 죽음을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성재기 대표의 안타까운 죽음을 정치·정략적으로 악용한 또 하나의 사례로, 미디어오늘이 과연 KBS의 취재 윤리를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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