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월에서 6월 사이 북한 내 10 가구 중 8 가구가 영양 부족을 겪었다고 세계식량계획 WFP가 밝혔다. WFP는 이 기간 중 예산 부족으로 당초 계획의 35% 밖에 식량을 배급하지 못했다.

세계식량계획 WFP는 4-6월 사이에 북한 전역에서 방문한 133개 가정 중 81%가 영양 부족을 겪었다.

WFP가 발표한 2분기 북한사업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가정의 28%는 다량 영양소와 미량 영양소 섭취가 모두 부족했고, 53%는 이 중 일부 영양소 섭취가 미흡했다.

WFP는 그러나 방문 가정의 87%가 영양 부족을 겪은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는 식량 상황이 나아졌다며, 단백질과 식용유 섭취가 다소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내 식량 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며, 단백질 섭취가 크게 늘어야 한다고 WFP는 지적했다.

방문 가정들은 모두 하루 세 끼를 섭취하고 있었지만, 이 중 15%는 WFP 요원들이 방문하기 일주일 전부터 고기, 생선, 달걀, 콩, 등 어떠한 단백질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

WFP는 방문한 가정들이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1.8일간 고기를 먹고 1.3일간 콩을 섭취했다며, 단백질 섭취 횟수가 여전히 매우 적어 필요량을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식용유, 곡물, 채소는 거의 매일 섭취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WFP가 방문한 가정의 76%가 식량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대부분 친척들로부터 식량을 얻고 있었고, 값싼 음식으로 식단을 바꾸는 이들의 숫자는 2012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조사 가정 중 14%는 식사 양을 줄였고, 끼니를 거르는 가정은 3%에 불과했다.

한편 WFP는 2분기에 120 개 소아병동을 방문한 결과 5살 미만 입원 어린이 중 17%가 급성 영양실조를 겪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12개월의 수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조사 대상 소아병동의 88%는 입원 어린이들이 설사병을 앓고 있다고 전했으며, 82%는 호흡기 감염, 49%는 소화불량 등을 주요 입원 사유로 꼽았다.
 
이런 가운데 WFP는 4월에서 6월 사이 예산 부족으로 북한 주민들에 대한 지원 규모를 대폭 줄였다.

이에 따라 식량 지원은 당초 계획의 85% 수준인 매달 평균 1백46만 명에게만 이뤄졌다. 이들이 3개월 간 배급 받은 식량은 총 1만489t으로 목표량의 35%에 불과하다.

WFP는 북한 내 보유 식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5월 중순부터 인민학교 어린이들에 대한 영양과자 배급을 순차적으로 중단했다.

6월에는 북한 내 7개 영양과자 공장 대부분이 문을 닫고 량강도 혜산 공장만 가동됐고, 7월부터는 배급 대상이었던 5만 명의 인민학교 어린이들이 모두 식량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WFP는 밝혔다.

WFP로부터 여전히 식량을 제공받고 있는 수혜자들도 식용유와 콩을 전혀 받지 못하는 등, 당초 계획량의 15-30% 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