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천탑 공사를 반대하는 주민과 한전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아니나 다를까 외부세력 개입이라는 지겹고도 뻔한 논리가 또 시작됐다.

노동당 대변인 박은지는 10일 논평에서 중재의 노력에 나서겠다던 홍준표 경남지사는 "외부세력이 어르신들에게 쇠사슬을 채우고 구덩이로 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일부언론은 이를 종북몰이와 연결했다. 이들이 외부세력이라 일컫는 이들은 시민들과 진보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 등이다.

그렇다면 한전의 공사는 비호하면서 주민에겐 통행과 물푼반입을 막고 있는 경찰의 행위는 어떠한가? 경찰은 공권력에게 요청되는 최소한의 중립성도 없이 송전탑 공사의 인간 펜스가 됐다. 인권위는 주민의 긴급구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부정했다.

한전과 함께 공권력과 돈, 국가기관 등 모든 세력이 모여 공사를 밀어부치고 있는데 밀양 주민은 나홀로 싸움을 이어가야 한다. 참으로 우습다. 더군다나 원전으로 인한 피해는 국토를 넘어선 문제인데 한반도 그 어디에 외부인이 있겠는가.

투쟁과 갈등이 일어날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외부세력 논란, 지겹지도 않나. 이젠 그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