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면 : 김재연의원님 안녕하세요.
김재연 : 네 안녕하세요.
노종면 : 소속의원 모두 삭발을 하신거죠? 단식도 시작하셨나요?
김재연 : 네 어제부터 무기한으로 시작했습니다.
노종면 : 거리에서 이틀 동안 통합진보당이 시민들을 만나지 않았습니까?
김재연 : 네.
노종면 : 반응들이 어떻던가요?
김재연 : 네. 많이들 놀라셨기 때문에 전혀 예상을 못했다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당원들과 공직자들에게 전화가 쇄도를 했고요. 무엇보다도 이 나라에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느냐 믿어지지 않는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노종면 : 정부는 여론이 통합진보당 해산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여론이 그렇다는 점을 수긍하시나요?
김재연 : 정부에서 제시하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공정성을 차치하고서라도 여론이 지지를 하면 정당을 해산하는 것이 합당하고 그렇지 않으면 정당해산이 어렵다는 식의 근거를 대는 것 자체가 완전히 코메디고요. 그러면 지금까지 역대 정권들에서는 그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높으면 괜찮지만 아니면 대통령이 사퇴를 해야한다 이런 논리가 되는건데, 헌법에 나와 있지도 않은 정당해산을 여론을 통해서 한다는 것 자체가 발상이 말이 안된다고 보고, 가장 확실한 여론은 선거죠. 선거를 통해서 2%를 넘지 않으면 정당은 자동으로 정당해산이 되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10월 30일 불과 바로 얼마 전에, 화성갑 선거의 경우 후보자가 이른바 내란음모사건에 휘말려서 압수수색까지 당하는 상황에서도 8.2%를 얻었단 말이죠. 지금까지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에 대해서 표를 찍어서 지지를 보내주셨던 분들까지도 전부 다 반국가적인 종북세력으로 모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이런 류의 여론결과를 선거를 통한 국민의 의사를 확인하는 것에 우선해서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이제는 더 이상 거론되지 않아야 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노종면 : 네 이것은 통합진보당 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정희 대표가 한 말이죠. 새누리당이 반국가단체 강제해산 법, 시민단체까지도 강제로 해산할 수 있는 법을 추진한다고 하는데요. 만나보는 시민단체들이 이런 위기감에 공감하고 있던 가요?
김재연 : 네. 그래서 어제 오전에, 시민사회단체들에서도 공동기자회견을 가져서 이 문제 관해서도 공동으로 대응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고요. 또 참여연대나 민변에서도 이것과 관련한 긴급토론회를 연다고 하시고, 이 문제가 정부에서는 종북을 솎아내는 것이다 라고 하고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정치활동의 자유를 박탈하려고 하는 독재정권의 발상이라는 성격을 분명히 해야한다고 봅니다. 많은 시민단체들도 과거 독재정권에서의 민주주의가 없어지면서 겪었던 불운한 시절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박근혜정권이 지난 1년 가까이 보여줬던 행태가 독재정권이 했던 것과 판박이로 똑같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진보당만의 문제로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종면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권에서 나오는 반응은 통합진보당에서 보면 실망스러울 것 같아요.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경우 물론 유감이라는 전제를 했습니다만 북한식 사회주의정권을 추구하고 있는지 통합진보당이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재연 : 예. 저희 당의 강령과 활동노선은 2000년 창당 이후 14년 동안 거의 바뀐 것이 없습니다. 그 과정에 여러 차례 야권연대를 하기도 했었고, 지금도 원내 제 3당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제 와서 정부에서 북한식 사회주의를 운운하는 것도 황당하기 짝이 없는데, 야권에서까지 종북시비에 흔들려서는 안 되겠죠. 이것은 어디까지나 민주주의에 대한 문제인 것이지, 종북을 이야기하는 정권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야 말로 박근혜, 새누리당 정권이 이 상황을 지속해 나가서 장기집권플랜을 짜고 있는데 함정에 빠져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에 순순히 응하면 그 다음 순서는 다른 야당이 되는 것이고, 그 다음에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완전히 사멸하게 되는 수순에 달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지키는 관점에서 정당 정치활동, 야당탄압을 하는 관점에서 함께 나서주실 것을 호소 드리는 것이고요. 실제로 어제부터 국회에서 삭발, 농성을 시작했을 때는, 국회에서 만나 뵀던 많은 분들께서 같은 마음으로 공감을 해주고 계셨습니다.
노종면 : 어제부터 이상규 의원께서 이 시간에 인터뷰를 하셨고요. 지금 김 의원도 같은 맥락인 것 같은데, 북한식 사회주주의 정권을 추구하지 않은 점을 말씀하신 거잖아요.
김재연 : 네 그렇습니다.
노종면 : 이제 민주당 지도부가 말을 해야 될 차례가 아닌 가 싶습니다.
김재연 : 네 맞습니다.
노종면 : 안철수 의원도, 헌재판단을 기다리자는 입장인데요. 좀 더 적극적인 입장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겠습니까?
김재연 : 안철수 의원께서는 지난 해 대선 때부터 국민들이 여러 가지 기대를 많이 모았었는데, 사실 불법 대선개입, 국정원과 국기기관의 대선개입 관련해서도 말을 좀 아껴 오셨었죠. 신중한 행보를 취하고 계신 것 같은데,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이 사건의 본질이 박근혜정권이 독재화되고 장기집권을 꾀하는 플랜이라는 것을 정확히 인식하신다면 최근에 국가기관의 불법대선개입과 관련해서도 늦었지만 특검제안도 하시는 것처럼, 박근혜 정권의 본질을 이해하는데서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고, 시민사회단체 제 민주세력들이 함께 연대하는 싸움의 틀을 잘 다잡는 것에서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노종면 : 좀 더 구체적으로, 새누리당이 이석기 의원의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지 않습니까? 민주당이 여기에 동조하지 않으면 의회의석 분포 상 불가능한 일인데요. 민주당이 지난 체포동의안 처리 때처럼 동의를 할 것을 봅니까? 어떻습니까?
김재연 : 일단 지난해에 이석기 의원과 저도 연루가 되었었던 의원 자격심사안 발의 이후에 1년 넘게 통과가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죠. 의원직 제명과 관련해서도 계속해서 새누리당이 요구하고 있지만 통과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일련의 이런 상황들이 새누리당이 세게 흔들고 거기에 대해서 일정하게 끌려가고 있는 것, 그러나 이것이 이성적으로 옳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상황이고요. 무엇보다 중요하게 우리가 만들어야 될 정치상황은 지난 대선에서의 불법대선개입사건, 부정선거라고 이야기되고 있는 상황에 지난 수개월동안 국민들이 촛불을 들었고, 국정조사특위와 국정조사를 통해 여러 의혹들을 밝히는 바 있는 이 상황에 대해서 이것을 먼저 처리하는데 야권이 먼저 힘을 모아야 하는데, 의원 제명이라든지 진보당을 탄압하는 것에 동조를 해 버리면, 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문제가 종북공세 프레임으로 흩어지게 됩니다. 이것이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의 이야기이겠죠. 절대로 그 전략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 드리고 싶습니다.
노종면 : 민주당이 이 문제에 동조할지 안할지 혹시 통합진보당 입장에서 입장타진을 해 보신 적 있습니까?
김재연 : 저희입장에서는 당연히 정당으로서 국회에 있는 야당의원들과 함께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현상으로 보시다시피, 새누리당에서는 계속 요구를 하고 있고, 국회에서는 처리가 되고 있지 않은 상황, 이 자체에 대해서 봐주시면 될 것 같고, 그래서 중요한 것이 정당해산 청구사태라고 생각합니다. 이 상황에서 이것이 민주주의 근간을 해치는 문제다 라고 되면, 다른 사안에 대해서도 다 같은 관점으로 볼 수 있지만, 이 사안이 북한식사회주의를 따랐던 정당이기 때문에 정당을 해산해야하지 않을까라고 논리가 잡혀나가게 되면 겉 잡을 수 없게 상황이 번지게 되는 거죠.
노종면 : 박근혜정부가 왜 이렇게 집요하게 통합진보당을 없애려고 하는지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정권의 극우적인 성향 때문이다. 아니면, 지난 대선 때 이정희 대표에게 당해서 그런 것이다 라는 시각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재연 : 많은 분들께서 기억하고 계시는 장면이기 때문에, 지난 대선 TV토론에 대한 정치보복이다 이것도 당연히 맞는 말 일 것 같고요. 더 나아가서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파시즘을 가지고 공안정치를 펼치는 것이 박근혜 정권으로서는 정권형성의 정통성 논란을 돌파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무기이자 사실상 유일한 출구라고 판단했을 겁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월초 휴가를 다녀오면서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상기했죠. 그 직후에 비서실장 임명을 했습니다. 그 이후에 유신으로의 회귀가 더욱 더 가속화됐기 때문에, 그리고 8월말에 이석기의원에 대한 내란음모가 터졌죠. 이런 일련의 흐름을 봤을 때는 정국의 흐름을 돌파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길로 종북세력, 메카시즘 광풍, 그 희생양으로서 통합진보당을 삼았다고 볼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노종면 : 새누리당이 통합진보당의 정당해산 청구를 요청한 것이 2달 전 아니겠습니까? 근데 왜 지금 정부가 결행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김재연 : 준비가 많이 필요했다는 말을 전혀 믿지 않습니다. 이른 바 보수시민단체들에서 통합진보당과 민주노동당에 대해서 해산청구를 했었다는 것은 여러차례 였습니다. 다섯 차례였고 최근에 두 차례 더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데 최근에 이루어진 사례의 경우는 보수단체에서 이것을 신청하고 바로 법무부에서 받아드리겠다고 TF를 꾸렸습니다. 이런 일련의 흐름을 본다면, 8월 이후부터 내란음모사건과 전교조의 법외노조화라든지, 통합진보당의 해산심판을 검토한다는 TF라든지, 이런 것들이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지. 시간이 두 달 걸렸다 하는 것은 법무부의 변명이라고 생각하고요. 엊그제 아침에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것으로 보더라도 일반적으로라면 차관회의에서 안건상정이 먼저 되어야하는데, 이러한 절차가 모두 생략되면서 대통령이 해외에 나가있을 때, 사실상 날치기로 통과된 것을 보면 정상적이지 않고 시기를 저울질 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것이 국정감사 직후에 새로운 정국돌파를 위한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의 계획이었다. 국정감사 내내 불법대선개입, 부정선거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을 돌파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또한,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헌재 판결이 6개월이라고 하고 있는데, 이 6개월 후 지방선거 일정이 펼쳐지게 되는거죠. 그러면 진보당이 지방선거를 치룰 수 없게 하는 의도와 더불어서, 지난해 대선도 마차간지였지만 철저하게 야권의 힘을 무너뜨려서 새누리당이 지방선거에서 득을 보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다고 봅니다.
노종면 : 네 각종회의에 농성에 바쁘실텐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재연 : 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