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현실로 다가왔다. 미국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연구원 등은 2014년 2월 4일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한·미연구소 웹사이트인 ‘38 NORTH(북한 전문)’에 북한이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을 실전 배치했다는 주장의 글을 실었다.

김성만 예비역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이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북한에서 미국 캘리포니아까지 닿을 수 있는 8,000km인 것으로 추정되며 2012년 4월 15일 김일성생일 100주년 군사퍼레이드에서 최초 공개되었다.
38노스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에서 수입한 목재운반용 트럭을 개조하여 KN-08용 이동식발사대를 만들었다. 우리 군 관계자는 2014년 2월 4일 “북한은 유사시 한미연합전력의 타격을 피하기 위해 미사일을 차량과 지하 사일로(Silo)에 보관한다”며 “이동식발사대는 연료주입 후 차량에 실려 이동되기 때문에 선제타격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북한은 장거리미사일과 함께 이동식 미사일발사대도 꾸준히 개발·확보해왔다.
지난해(2013년) 미국 국방부의 ‘2012 북한 군사안보상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이동식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최대 200대까지 보유했고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단거리 미사일인 KN-02(사거리 120km)와 스커드 계열(340km, 550km) 이동식발사대가 100대이고, 노동미사일(1,300km)과 무수단미사일(3,000km)용이 각각 50대이다.
북한이 실전 배치한 미사일은 총 1천여기에 이른다. 미사일에는 핵무기, 화학무기 장착이 가능하다.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2011년 북한의 전술핵무기 개발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의 새뮤얼 라클리어 태평양사령부(PACOM) 사령관이 김정은의 핵공격을 최대 고민이라고 언급하면서 실제 발생 가능성을 2014년 1월 15일 경고했다. 핵탄두를 실은 미사일 발사에서 원점 폭발까지는 아주 짧은 시간에 이뤄져 군사적 대응이 쉽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미군 공보국에 따르면 라클리어 사령관은 1월 15일 펜타곤(국방부)인근 크리스털시티에서 열린 수상해군협회(SNA) 제26회 연례총회에 참석해 북한 핵공격에 대한 직접적인 우려감을 표명했다. 그는 “나의 최대 고민은 예측 불가능한 김정은과 한국을 대재앙으로 몰고 갈 수 있는 그의 권한”이라며 “그 섬광에서 폭발(the flash-to-bang)은 아주 짧은 시간에 이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라클리어 사령관은 ‘핵탄두’라는 단어를 쓰진 않았지만 핵공격에 따른 대량파괴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그는 ‘아주(very)’라는 단어를 세 차례나 반복해 쓰면서 북한이 핵공격을 강행하면 군사적 대응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또 “아·태지역에서 북한 리스크는 계속 증대되고 있다”면서 “(북한의 핵공격은)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량살상무기(WMD)로 미국 본토마저 위협하는 북한과 관련해 아·태지역의 미래를 어떻게 그려나가고 관리할지를 이제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클리어 사령관이 걱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미 양국이 제45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2013.10.2)의 제6항에서 “양 장관은 북한 핵·WMD(대량살상무기) 위협에 대한 억제방안을 향상시키기 위해 양국의 ‘북한 핵·WMD 위협에 대비한 맞춤형 억제전략’을 공식적으로 승인하였다”고 합의했기 때문이다.
즉, 미국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여 한국에 ‘맞춤형 억제전력(핵우산, 미사일방어망)’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해상 배치 잠수함 전력을 이용하여 핵우산을 제공하고 있다.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한국 내에 미사일 요격체계가 추가로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해군의 이지스함(SM-2)과 공군의 패트리어트(PAC-2)는 탄도탄 방어능력이 없다. 주한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패트리어트(PAC-3)도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기가 어렵다.
최봉완 한남대 교수(국방무기체계·M&S 연구센터장)는 2014년 1월 15일 ‘북 핵미사일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국회 토론회에서 “북한이 1톤의 핵무기를 노동미사일에 탑재해 1천km 거리에서 발사하면 11분15초(675초)만에 서울에 떨어질 수 있다. PAC-3로는 고도 12~15km에서 단 1초가량만 요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스커드와 KN-02 미사일에 대한 요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최 교수는 “우리가 구상하고 있는 ‘킬-체인’(Kill Chain, 북한 전역의 탄도미사일을 30분 내 탐지해 파괴할 수 있는 체제)만으로는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의 완전 제거가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어능력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충분한 거리와 고도에서 다단계에 걸쳐 요격이 가능한 방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날 국회 토론회에서 중고도 요격이 가능한 ‘THAAD(사드)’가 구축되면 동일한 공격에 대해 40~150km 고도에서 45초 간 요격이 가능하고, 70~500km 고도에서도 가동되는 상층방어용 함대공미사일(SM-3)로는 요격가능시간이 288초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회를 마련한 유승민 국회 국방위원장도 “THAAD와 SM-3미사일을 전력화하지 못하면 대한민국 전역은 북한 핵미사일에 의해 파괴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리도 일본의 교훈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일본은 북한·중국의 탄도탄 공격을 막기 위해 미국 미사일방어체제를 일본 국내에 배치하고 있다. 우리도 육상배치용 THAAD와 탐지용 레이더(X-band)를 한국 국내에 배치하고 미국 이지스함의 동·서해 해상전개를 요청하면 될 것이다.
우리 이지스함은 SM-2미사일을 SM-3로 교체해야 한다. 그리고 차제에 2014년부터 10~20조원을 투입하여 2022년까지 구축하기로 한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제(KAMD, 킬-체인을 뚫고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스템) 필요성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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