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감사원과 국회의 시정요구에도 불구하고, 부정·비리 기관에 기상청 발주 교육용역 ‘전부’ 몰아줘

허위신청서 제출로 인한 교육기관 지정취소 요구받자, 지정 취소 직전 억대 신규 계약 체결
 

기상청(청장 고윤화)이 허위신청서를 제출한 자격미달 기관에의 ‘일감 몰아주기’로 감사원 지적을 받자, 교육기관을 지정을 취소하기 직전에 아무런 제재 없이 해당 기관과 억대의 신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관은 다수의 기상청 퇴직임원이 재취업한 곳으로서 관피아의 부당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국정감사와 감사원 감사를 통해 여러 차례 지적받은 기관이다.

장하나 의원(새정치민주연합, 환경노동위원회)은 8일 기상청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전 청장을 비롯하여 기상청을 퇴직한 여덟 명의 임원들이 재취업한 재단법인 한국기상기후아카데미(이후 ‘아카데미’)가 기상청 발주 교육용역 ‘전부’를 수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2011년 감사원과 국회가 기상청과 아카데미와의 부적절한 계약에 대해 수차례 지적, 그 이후 체결된 75건, 약 43억 원의 용역계약 모두를 계속해서 아카데미에 몰아준 것이다.

재단법인 한국기상기후아카데미 관련 감사내용=한국기상기후아카데미는 2010년 기상업무 교육·훈련기관 지정 신청 시 기상청의 교육과정을 그대로 차용하고 실제 아카데미 소속 교관이 없는데도 교관이 있는 것처럼 허위 신청서를 제출함. 감사원은 기상법 제35조의2 제2항에 따라 아카데미에 대한 교육·훈련기관 지정을 취소할 것을 기상청에 요구했다. 

기상청은 감사원으로부터 지난 7월 감사결과를 통보받은 후 10월 2일 기후변화아카데미에 대한 교육훈련기관 지정을 취소했다. 하지만 장하나 의원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기상청은 감사원 지적이 있은지 불과 두 달 만인 지난 9월 17일, 아카데미와 1억 610만원의 ‘외국인 기상예보관 초청연수 운영사업’ 용역계약을 신규로 체결했다. 공교롭게도 용역계약을 체결한 시점은 기상청이 교육훈련기관 지정을 취소하기 직전이다. 감사원과 국회 등 계속되는 외부 지적에 의하여 마지못해 교육기관 지정을 취소하였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자격 제한 없이 억대의 사업을 새로 맡겼다.

장하나 의원은 “기상청은 예산낭비까지 감행하며 자격미달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감사원과 국회가 이를 거듭 지적해도 이마저 무시하고 있다”면서, “기상청은 부정한 방법으로 교육기관 지정이 된 경우, 지정취소 뿐만 아니라 신규계약 체결 자격을 일정 기간 박탈하는 등의 적절한 제재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