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와 관치 청산해야 KB금융사태 예방” “금융지주회장과 은행장 권한·책임 모호해 분쟁” “이사회 견제기능 상실...민간은행 공기업화 위험”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세계경쟁력지수(GCI 2014-2015) 순위에서 대한민국의 금융시장 성숙도는 80위에 불과하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5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인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이처럼 바닥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최근 KB금융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낙하산 CEO와 견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외이사, 무능한 금융당국의 행태는 국내 금융기관의 국제경쟁력이 왜 뒤처지고 있는 지를 설명하고 있다.
금융기업의 지배구조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하는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현황과 개선방안 -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건국대 특임교수)
KB금융 사태를 계기로 한국 금융회사 지배구조 문제가 다시 중요한 금융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KB금융 사태가 근본적으로는 주인 없는 은행체제에서 지배구조 문제가 중요한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금융회사 지배구조는 금융지주회사 체제의 경우 지주회사의 이사회와 회장 등 경영진이 있고 다시 은행 등 자회사별로 이사회와 경영진이 있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사외이사와 사내이사로 구성된 이사회는 주주총회의 의견을 대변하면서 경영진을 견제·감시하는 한편 여신심사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보상위원회 등 각종 전문위원회를 운영, 회사내 중요 업무를 점검하고 있다. 이처럼 외견상 제도를 잘 구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실질적으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각종 금융사고가 연이어 일어나 한국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보면 지주회사 회장과 자회사 은행장 간의 역할·책임이 불분명함으로써 지주회사 회장이 은행장을 제대로 통제 못해 분쟁 소지 있음 이사회가 경영진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 장기 연임 가능해 경영진 견제·감시기능 못함 각종 전문위원회 기능 미작동 한다.
특히 여신심사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보상위원회, 기존 이사로 구성된 회장추천위원회에서 회장 추천 경로에 의존문제로 감사/감사위원회 기능 실종 이사회가 주주이익 대변기능을 못하는 등 주인·대리인 문제 심화 CEO 승계구도가 없어 CEO 리스크 대두 지배구조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체계 미비 등이 지적될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해 한국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 되고 있는 주인 없는 은행체제에서의 낙하산 인사와 같은 관치금융이 청산되어야 한다.
[토 론]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관치금융을 심화시키는 대주주 적격성심사는 헌법상의 원칙에 위배될 수 있어”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상 금융위의 승인을 받은 한도초과보유주주에 대하여 금융위는 정기적으로 적격성심사를 하고, 심사결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는 의결권 행사가 제한됨. 이는 헌법 126조 보충성의 원칙과 제37조 제2항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있다.
“외형상 민간은행임에도 내부규정을 통해 공기업화,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도” 상장된 민간기업임에도 은행주식소유동일인한도 규정으로 민간은행을 정부가 실질적으로는 공기업화 하였음. 이사회 구성도 경영효율성 보다는 공공성을 강조하여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음. 은행 지배구조내부규범규정을 폐지하거나 법률에 규정된 대부분의 사항들을 정관에 위임하도록 개정하여 자율성을 부여해야 최소한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이라 할 수 있다.
[토 론] 원종현 (국회 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 조사관)
“금융지주회사와 자회사간의 명확한 역할과 한계를 설정해야” 금융지주회사제도의 도임 목적이 겸업화와 시너지 창출을 통한 경쟁력 확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법을 통해서라도 이를 잘 구현할 수 있는 지배구조 운영 또한 매우 중요함. 특히 은행비중이 압도적이고 자회사 중심형인 국내 금융지주회사 현황을 감안하여 금융지주회사가 전략적인 위험관리정책과 사업 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책임과 권한을 함께 부여할 필요가 있다.
“금융지주회사 CEO 선임절차 법제화와 사외이사 선임제도 개선 필요” 기본적으로 지배구조는 금융회사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CEO 선임 과정에서 외부외압 등의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어 법제화가 필요함. 또한 경영진에 대한 효과적인 견제를 위해 사외이사 선임제도를 보다 투명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
[토 론] 신현한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현행 사외이사제도는 사외이사의 전문성보다는 독립성을 더 강조하며 특히 사외이사가 회사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것 보다는 회사의 위험을 관리하여 주기를 바람. 그러나 사외이사에게 제공되는 인센티브구조는 사외이사로 하여금 주주를 위한 이사회활동을 하도록 하지 않음. 특히, 사외이사로서 조용히 임기를 마칠수록 다음에 또 다른기업으로부터 사외이사로 초청받을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 사외이사는 주주이익을 대변하기 보다는 본인의 이익을 대변하기 바쁠 것임. 따라서 사외이사의 보상체계를 주주와 일치시킬 수 있는 제도의 도입이 필요함. 이러한 제도로서 사외이사에게 고정적인 월금 대신에 회사의 주식을 지급하고 해당주식을 장기간(5년내지 10년간) 처분하지 못하도록 강제하여 장기투자자와 이익을 같이하도록 하는 인센티브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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