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안보의식 이완 정부 관리 재교육 재무장해야
박근혜 정부 관리들의 안보의식이 이완돼 불안감을 금할 수 없게 한다. 박 대통령 한 사람만 안보결의가 확고하고 다른 구성원들은 국가안보에 관해 확실한 신념이나 원칙 없이 기회주의적으로 흔들린다. 안보의식 결여는 최근 여러 측면에서 드러났다.
정용석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우선 대학교수 시절 종북 논리를 담은 책을 출판한 김상률 씨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비서관으로 지난 11월18일 임명한 것부터가 그렇다. 김 수석은 2005년 펴낸 ‘차이를 넘어서 : 탈시민시대의 미국문화 읽기’에서 ‘북한의 핵무기 소유는 생존권과 자립을 위해 약소국이 당연히 추구할 수 밖에 없는 비장의 무기일 수 밖에 없다’며 북핵을 두둔했다.
그는 또 미국의 ‘9.11 사태는 폭력적인 미국문화와 무관하지 않고 부시 행정부가 9.11 사태를 악용해 세계를 전쟁의 공포와 인권의 사각지대로 만들었다’며 사실을 외곡, 반미 논리를 폈다. 그밖에도 그는 같은 해 쓴 글에서 동국대교수였고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후에 유죄가 대법원에서 확정된 강정구 씨의 언행을 변호하기도 했다.
저 같은 김 수석의 과거 종북논리를 볼 때 그는 대한민국의 교육문화를 총 지휘할 대통령의 교육문화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되기엔 적절치 않다. 청와대가 그런 사람을 골랐다는데서 관련비서진의 안보의식이 얼마나 엉성한지 엿보게 한다. 누가 왜 그런 인물을 굳이 발탁했는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
그런가하면 통일부는 종북논란에 휩싸인 재미교포 신은미 씨를 통일부 홍보영상에 등장시켰다. 신씨는 작년 9월 제작된 통일부 홈페이지 UniTV 코너에 출연한다. 이 프로그램에서 신씨는 평양에 “갈 때마다 차들이 늘어나요. 국내 생산 차량도 늘어나지만 외국 차도 많이 보이고, 아주 활기차 보였습니다.” 등 북한을 찬양하는 말을 해댔다.
로렌스 펙 자유민주연구원 미국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신씨가 “재미종북단체 논란이 있는 KANCC 웹사이트에 정기적으로 글을 게재해 왔다.”고 밝혔다. 신씨는 한국에 들어와 전국을 돌면서 북한체제를 찬양하는 토크 콘서트를 벌였다. 새정치민주연합도 그를 초청해 토론회를 벌이려다 종북논란이 일자 취소한 기피인물이다.
통일부는 종북논란에 휩싸인 신씨를 통일부 홍보영상에 등장시켜 북한을 찬양하는 발언을 하도록 길을 열어준 셈이었다. 다른 부처보다도 종북 문제에 민감해야 할 통일부가 저 정도로 엉성하다면 다른 부처는 어떨는지 우려된다. 정부는 신씨를 등장시킨 통일부 관계자의 저의를 밝혀내야 한다.
지난 10월 15-16일 기습적으로 단행된 경기도 김포 해병2사단의 ‘애기봉 등탑’ 철거도 군의 안보의식 이완을 반영한다. 해병대 2사단은 애기봉 등탑이 노후해 안전에 문제가 있다며 철거 이틀 전에 ‘철거 예정계획’을 해병대 사령부와 육군 수도군단에 보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같이 철거 예정계획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그로인해 등탑은 상부의 제지없이 철거되었다. 1971년 세워져 맞은편 캄캄한 개성 주민들에게 자유의 성탄절 메시지를 환하게 밝혀주던 애기봉 등탑은 군부의 무사안일과 안보의식 결여로 간단히 철거되고 말았다.
뒤늦게나마 등탑철거에 대한 비난여론이 확산되어가자 군 당국은 등탑 높이를 종래의 18m에서 9m로 줄여 임시로 다시 세웠다.
청와대, 통일부, 군부 등 우리 정부 지도부의 국가안보의식이 크게 해이해져 있음이 드러났다. 대부분이 건성건성 지나가는 듯싶다. 정부의 두툼한 녹봉이나 받아먹고 회전의자나 지키는 데만 신경을 쓴다.
60만 대군이 조국의 안보를 위해 불침번을 선다 해도 정부 관리들의 안보의식이 이완되면, 대한민국은 내파(內破)되고 만다. 그대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정부는 관련자들을 엄히 문책하고 관리들에 대한 안보의식 재무장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김대중 정부는 안보교육이 반민족적 대결교육이고 햇볕정책에 반한다며 사실상 금지시켰다. 그 후 보수적인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후에도 안보교육은 활력을 되찾지 못했다. 북핵을 두둔한 사람을 대통령 교육문화수석비서관으로 앉히는가 하면, 종북논란에 휩쌓인 인물을 통일부가 홍보영상에 등장시키기에 이르렀다.
안보교육에 대한 재교육 재무장이 절실한 때이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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