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일 “국내 정치는 소통을 하면서 풀어 가면 되지만 외교 문제는 걱정이고 당면 과제이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님께서 경험과 지혜를 빌려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오후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오찬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반 전 총장과 오찬을 한 자리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앞으로도 새 정부의 외교정책 수립과 외교현안 해결에 많은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정중하게 요청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오후 청와대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날 오찬은 예정된 70분을 훌쩍 넘긴 1시간 50분간 진행됐으며, 당면한 외교 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박 대변인은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새 정부의 출발을 잘 하셔서 국민 지지를 크게 받고 계시고 미국의 조야에서도 높은 평가와 기대를 함께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께서 어느 때보다도 한반도 상황 등 힘든 여건에 처해 있어서 잠 못 이루는 밤이 많겠지만 지금 국민의 지지도 높고 잘 하고 계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로 오바마 정부 인사들이기는 하지만 미국에서 만난 정부 인사들도 한국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면서도 취임 초부터 국민 지지를 높게 받고 있는 새 정부에 대해 기대가 많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달 말 예정된 한미정상회담과 관련, “정중하면서도 당당하게 임하는 것이 좋다. 한·미 동맹이 초석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북핵에 대한 한·미 간의 공통 분모를 잘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북핵문제를 포괄적·단계적·근원적으로 풀어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철학은 미국과 같은 입장이며 초기에는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북한에 원칙적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최근 새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성명을 보니 매우 적절한 수준이어서 잘 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대북 관계의 물꼬를 트는 일도 중요하다”며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인도적 접근과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활용하는 등 비교적 이견이 적은 비정치적 방법들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많은 조언을 부탁한다’는 문 대통령의 요청에 “대통령의 말씀이 있지 않아도 연설이나 세미나 등을 통해 이런 입장을 널리 전파하고 있고 언제든 대통령과 새 정부의 자문 요청에 기꺼이 응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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