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지털뉴스 김형근 기자 = 미시령, 백두대간 중허리, 속초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넘는 아름다운 고개다. 미시령 터널을 나오면 바로 동해바다, 설악산과 울산바위로 어우러진 속초시가 나타난다. 미시령, 진부령은 대관령 한계령과 함께 동해 바다로 가는 태산준령 고개마루다. 동해바다 푸른 물결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산불이 지난 4일 오후 7시가 지난 시간에 일어났다. 고성군에는 사람이 떠밀릴 정도의 강풍이 불고 있다. 속칭 ‘양간지풍’이라 불리는 유명세가 있는 강풍이 불어 닥친 때였다. 소방헬기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시간, 그저 인력만으로 산불에 대항하여 사투를 벌여야 했다.
텔레비전 화면에 비친 ‘미시령 산불’ 현장은 붉은색으로 사물의 구별조차 어려웠다. 화면이 미처 따라가지 못해 도대체 얼마나 넓은 지역에 얼마나 큰 규모의 산불이 발생하여 번지고 있는지 속수무책이다 싶은 모습이다. 상당 시간 내내 화면에 별다른 변화 없이 그저 붉은색으로 화면이 물들어 있다. 계속 자막에 강풍 속도를 표시하는 수치가 이어지고 있었다. 주민의 증언, “불씨가 파도처럼 날아 들었다”라 말했다. 그저 “지옥이다”라는 말도 주변에서 들렸다.
지난 4일 저녁 강원 인제에 이어, 고성군에서 발생한 ‘미시령 산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알려주는 텔레비전 화면에 뉴스 자막으로 ‘(미시령 산불이) 속초 시내로 번지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라 전하고 있었다. 고성군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전화가 빗발쳤다.
2005년 양양 낙산 산불과 2017년 강릉 산불과 비교하여, ‘미시령 산불’은 ‘양간지풍’의 강풍이 불어 하늘에 별처럼 불씨가 퍼지면서, 산불 번지는 속도가 공포 그 자체였다. ‘미시령 산불’은 인명 대피와 피해 규모가 집계되지 않은 상태에서 밤새도록 속초를 위협하고 있다. 속초고등학교와 장사동 일대는 불길이 강풍의 속도로 옮겨 가고 있다.
속초 소방소는 즉각 반응했다. 바로 속초 소방소 앞 국민은행의 건물이 있는 사거리에 주유소가 있다. 7번 국도를 따라 고성군 봉포리까지 화마가 덮쳤던 지역 내에 주유소가 다수 있다. 속초에서 유명한 ‘나폴리아’ 커피점도 전소됐다. 인흥리와 봉포리 주변 건물 다수도 전소됐다. 하지만, 주유소 모두는 피해갔다. 새벽이 되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진화 작업은 엄청난 폭발 위협을 잠 재웠다. 소방대원, 경찰, 진화에 동원된 군인, 자원봉사자 등 모두 사투를 벌인 결과였다. 전국에서 동원된 소방차와 소방장비, 소방인력이 ‘미시령 산불’로 집중되었고, 문재인 정부의 국가 역량이 집중되어 이루어진 총력전의 결과였다.
속초 소방소 앞 주유소는 속초시 입구에 위치하고 있다. 바로 아파트와 상가 건물이 즐비한 지역입구에 위치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국력이 주유소 모두를 지키고 살려 냈다. 속초시가 큰 피해 없이 살아 남았다. 자랑스럽다.
문재인 정부가 보여준 대한민국 국가의 모습은 1만번을 칭찬해도 좋다. 그런데, 누가 아직도 ‘산불’이란 단어를 언급하며, 국민을 조롱하고 있는가? 한심하다. 대한민국 국민은 가르쳐주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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