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신문은, 저는 존재 가치도 없어요. 종이 신문은 담합을 했는지, 전부 일률적으로 저나 원희룡, 고진화, 이 셋은 합쳐서 사실상 취급을 안했어요. 오히려 인터넷 매체에서 토론에 대한 칭찬이 많았죠. 종이 신문은 횡포에요. 이(李)·박(朴) 두 진영으로 쫙 나눠져 있거든요. 자기들(종이 신문)이 지지하는 후보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그러는 겁니다”라고 -
홍준표 의원의 인터뷰 내용은 결코 변명이 아닌 것 같다. 그의 말 내용에는 범부들이 눈치 보여 함부로 말 못하는 부분들을 솔직 담백하게 그리고 용기 있게 품어대고 있는 그의 심장의 고동 같은 그 무엇이 있다.
필자는 한나라당 경제정책토론 직후 홍준표, 원희룡 의원의 토론 내용이 돋보였다는 요지의 칼럼을 내보낸 적이 있다. 더욱이 이명박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홍준표 의원의 질문이나 의사 표현은 한마디로 간결명료하고 딱 부러졌다고 나는 표현했었다.
지금대로라면 운하 건설비 14조는 말짱 거짓말”이라고 열 올리는 홍준표 의원은 운하를 가리켜 “운하는 환경파괴다. 환경을 파괴하는 정책을 대한민국 국민들이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수원지에 바지선을 띄우는 나라는 없다. 이명박 후보는 자꾸 유럽, 네덜란드 얘기하시는데, 거기는 1년 열두 달 기후가 일정하다. 강수량이 일정하다. 하상계수라고 하는데 그게 ’1대 7‘밖에 되지 않는다. 갈수기와 홍수기의 수량차이가 7배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래서 네덜란드는 운하가 쉽다. 또 산악지형도 아니다. 그런데 한강수계에 하상계수가 얼만지 아나? 1대 380, 낙동강 수계가 1대 390, 섬진강 수계가 1대 714다. 6, 7, 8월에 대한민국 물은 거의 80%가 쏟아진다. 몬순기후다. 이 기후에서 운하자체를 하는 나라가 없다. 해서도 안 된다”고 힘주어 비판하는 홍준표 의원은 운하를 보는 눈은 매우 논리적이고 전향적이다.
홍준표 의원이 표현하는 이명박 전 시장 ‘한반도 대운하’관은 의미심장하다할 수 있다. 운하에 관해서 논리적으로 깊숙한 부분까지 헤집고 설명하는 홍준표 의원의 인터뷰 내용은 합리성과 설득력을 그 이면에 포괄하고 있어 보인다.
경부 운하를 통해 내륙관광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이 전 시장의 주장에 홍준표 의원은 코웃음을 치면서, “그것도 코미디 같은 게, 쉽게 말해서 세모유람선도 장사가 안 된다. 할 일이 없어서 배타고 충주까지 관광가나? 유럽의 내륙운하는 왜 손님이 많은가 하면, 국제 크루즈선이다. 도나우 강 따라서 아니면 운하를 따라서 유럽각국을 여행하는 국제 크루즈선이다. 그래서 손님이 있다. 한강 세모유람선도 안 되는 판에 어떻게 내륙 관광한다고 어떻게 이런 코미디 같은 얘기를 하나?”고 홍준표 의원은 이명박 전 시장의 내륙관광 문제를 일축했다. 아니 일축했다기 보다는, 이명박 전 시장의 대운하 발상 자체를 비판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홍준표 의원은 이명박 전 시장이 경부운하를 철회해주기를 공개적으로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가 지난 1일자 ‘한나라 경선 홍준표 변수’라는 제하의 기사에 이 전 시장 캠프 관계자 말을 인용하며 “아직은 ‘애교’로 봐줄만 하지만, 홍 의원이 스토커’처럼 이 전 시장을 괴롭힌다면 다루기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다”는 보도 부분에 대해, 홍준표 의원은 매우 격분했다고 한다. 또 이명박 캠프 관계자의 말한 어법이 홍준표 의원이 격분하기에 충분한 말투였다고 생각된다. 각 캠프진영 관계자들은 주군(?)을 모신다는 자세로 모든 언어 표현을 절제되고 정결한 표현으로 순치시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만약 어떤 대선캠프 진영 관계자가 마치 자기가 대통령이나 된 듯 우쭐거리거나 고압적인 말투를 사용할 경우에 듣는 사람에게 매우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캠프 종사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하나를 보면 열 개를 안다는 말이 있다. 캠프 관계자가 뱉은 비상식 언어가 주군(?)에게 끼치는 언어적 영향 또한 매우 크다는 사실은 상식에 속한다.
홍준표 의원은 조선일보 기사에 난 본인 관련 캠프 종사자의 말과 관련하여 “그 캠프에, 이 전 시장 캠프에 있는 사람 중에 거 못된 애들이 많다. 기본이 안 된 국회의원도 있다. 말을 그런 식으로 하는 거는 그렇게 하면서 이 전 시장 측에 감정이 쌓여가는 거다. 적대감이 쌓여간다. 거기에(이 전 시장 캠프) 있는 일부 사람들이 오만에 젖어 가지고 대통령이 다된 냥, 자기들 자리 차지하려고 그렇게 하기 때문에 다른 진영에 있는 사람들이 감정적인 적대감을 갖게 된다.” (…후략)
홍준표 의원의 인터뷰 내용을 음미하면서 느껴지는 몇 가지 그의 말에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
첫째, 이명박 전 시장의 ‘대운하’가 ‘환경 대재앙을 불러일으킬 것이다’라는 홍준표 의원의 말은 본인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쌍수를 들어 동의한다.
둘째, ‘이명박 캠프에 일부 못된 애들이 많다. 기본이 안 된 국회의원도 있다’는 홍준표 의원의 말에 필자는 무엇인가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아주 개운한 마음이 솟아오름을 느낀다.
셋째, ‘거기에(이 전 시장 캠프) 있는 일부 사람들이 오만에 젖어가지고 대통령이 다된 냥 자기들 자리 차지하려고 그렇게 하기 때문에 감정적인 적대감을 갖게 된다’고 말한 홍준표 의원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홍준표 말이 맞다! 홍준표! 솔직하고 시원하게 말 잘했다’라고 맞장구치고 싶어지는 감정을 느낀다.
이명박 전 시장 진영은 홍준표 의원의 쓴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아마 머잖아 ‘홍준표 신드롬’에 몸이 가려워질지 또 누가 알겠나.
홍준표 신드롬! 이 말은 비록 본인이 지어내서 붙인 말이긴 하지만, 본인의 말뜻은 홍준표 의원이 ‘자신만만하게 자신이 지닌 명백한 소신을 아무런 굴절 없이 반듯하고, 강하게 내뱉을 수 있는 자신감의 표현’을 뜻하는 것으로 명명(命名)한 것이다.
처음에는 홍준표 의원을 다소 강하고 거칠다는 외피적 그의 표현 때문에 본인도 별로 호감이 가지 않아 비판을 많이 했던 분이긴 했었지만, 2%의 대선주자가 되고 난 후 차츰 지나보면서 그의 의정생활과 현재의 진정성을 접근, 조명해보니, 그의 사물 판단하는 표현력이 독특하고 그답다. 한번쯤 만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해보고 싶은 마음 느낄 정도다. 물론 사적으로는 홍준표 의원을 만난 적이 전혀 없다. 오직 수년전에 ‘SBS 대토론’에서 한번 조우한 적이 있을 뿐이다.
이명박 전 시장은 ‘대운하’에 관한한 홍준표 의원의 말을 듣는 것이 상책(上策)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