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언론사’ 비주요언론사’란 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강세언론사’약세언론사’미약언론사’란 말도 의미가 있을까?
영향력이 큰 언론사’와 영향력이 적은 언론사’가 존재하는가?
현실 정치 판에 국내 언론사를 구분하는 실질적 개념으로 분명히 정의할 수 있다. ‘표현의 자유’ 또는 ‘국민의 알 권리’를 들먹이면서 힘있는 언론에 기대어 생존하고 ‘약세 또는 미약 언론’의 취재 접근 또는 정보 접근 권리를 차단하는 세력이 바로 현실 정치세력이다.

청와대 출입기자 신청을 한 적이 있다. 신청하기 전 ‘청와대 출입기자’의 자격요건에 문의하였던 바, 먼저 인터넷 기자협회에 가입하여야 신청 자격이 부여된다고 했다. 현재 국회에 출입을 하고 있으며, 특별히 기자협회에 가입할 필요가 없어 가입하지 않고 있다고 했더니,“우리는 국회와 다른 기관이다.”“안 된다.”“가입하면 신청할 수 있다.”라고 답변했다.

언론사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현실 정치인들은 국민과 사회의 복잡하고 다양한 욕구를 해결해야 할 책무를 갖기 때문에, 획일적인 시각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발전해가는 사회현상의 하나로 언론사의 수 증가뿐만 아니라 ‘약세 또는 미약’ 언론사의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현실 정치인들은 언론사의 변화를 인정하고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현실 정치판에서 언론사의 존립과 활동에 대하여 명분을 들어 자격요건과 평가기준을 엄정하게 마련하고, 언론사의 자유로운 활동을 통제하는 일은 그 폐해가 크기 때문에, 이제 정치세력 스스로 혁신적인 사고의 전환이 요구된다.

7일 낯 12시께 기자가 단암빌딩(남대문 시장 주변 구 도쿄호텔)에 개설된 기자회견장에 도착했다. 기자회견 시간이 2시로 예정되어 2시간여 앞서 일찍 도착하였다고 생각하였는데 의외로 많은 언론사의 영상장비가 설치되어 있었다. 자세히 보니 모두 주요 언론사들이었다. 그런대로 일찍 온 것인지 한쪽 끝 자리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취재 활동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12시 40분 갑자기 한 사람이 와서 영상장비를 옮겨 달라고 요구했다. 왜 그런 사태가 벌어졌는지 명백하게 확인은 되지 않았으나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진행요원인 듯한 그 사람은 취재원이 없는 영상장비가 설치되지 않은 다리를 뒤로 옮겨 놓고, 바로 기자에게 다가와서 영상장비 다리를 잡고 가슴에 패용한 기자 신분증을 보며 옮겨 달라고 했다. “취재를 해야 하는데 자리가 없다.” “이회창 총재 진행 통로를 확보해야 한다.” “취재를 위해 대안을 제시해 달라.” “허용되지 않은 영상장비는 옮겨야 한다.“옮겨달라.” 다른 사람이 다가와서 “협조해 달라.” “2시간 전에 도착했다.” 그 사람은 기 설치된 영상장비들을 가리키며,“저 사람들은 아침 8시에 왔다.” 바로 옆 영상장비를 가리키며 “오마이 뉴스다.” 라고 주장하여, 취재를 무단히 방해하는 그 사람을 사진기로 촬영하려 하자 기자의 사진기를 쳐 사진기가 기자의 얼굴에 부딪쳤다. 그 사람은 “(사진기를 대면) 무례하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설치해 놓았던 영상장비를 뒤로 옮겼다. “이 총재가 들어오고 나면 다시 와서 설치하여 취재하라.”고 했다. 그 사람이 제시한 대안은 취재 현장이 곧잘 아수라장이 되는 현실을 모르는 엉터리 해법으로서, 결국 기자는 취재 권리를 박탈당했다.
이 전 총재가 국민들에게 새로운 정치를 개시하겠다는 선언을 하는 기자회견장은 실제 꽤 넓은 공간을 마련하였으나 임대 공간의 반은 의자를 놓아 두었지만 사용하지 않았다. 주요 언론의 영상장비가 자리한 앞 공간과 기자들이 차지한 공간은 아주 협소하였다. 사진기자들의 촬영 공간도 협소하였다. 더 이상 밀고 들어갈 공간이 없어 아예 포기하고 기자회견장 전체를 영상에 담았다.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수백 명의 취재진이 몰려 기자회견장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기자는 기자회견을 하는 이 전 총재의 영상을 담을 길이 없었다.
현재까지 확인 하지 못하였으나, 기자회견장 준비 상황을 미루어 생각해 볼 때, 주요언론을 중심으로 기자회견을 하려 했으나 취재진이 많이 몰려 물리적인 통제를 하지 않았나 판단된다. 행사 진행요원과 경호요원들이 기자회견장 출입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고 고성이 오갔다.
기자회견장에 취재 기자 이외에 이 전 총재 지지자나 후원자의 출입을 통제하려 하였으나 결국 일부 허용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이 전 총재가 기자회견장을 들어 선 후 입구를 통제하는 과정에서 사태는 더욱 악화되었다. 미처 들어 오지 못한 기자들과 진행요원 경호원들과의 몸싸움이 심화됐다. 이 전 총재는 연설문을 읽어 내려 가고 있었으나 사태는 진정되지 않았다.
새로운 정치 시작을 알리기 위해서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 하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여 아수라장을 만든 정치세력에 기자는 신뢰를 잃었다. 새로운 출발을 하는 정치세력이 기자회견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그 의도를 현재까지 명백하게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취재 공간을 협소하게 마련하였기 때문에 주요 언론사들에게 자리를 뺏긴 ‘약세’ 또는 ‘미약’ 언론사의 기자는 기자회견장에 있었지만 아예 취재할 수 없었다. 기자회견 주최측의 이해할 수 없는 통제 때문에 기자는 분을 참을 수 없었고 심한 상대적 박탈감에 감정을 상했다.
여섯 명의 주요 언론사 기자가 사전 예약되어 질의가 이루어졌고, 바로 기자회견을 종료한 이 전 총재가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할 때, 많은 사진 및 영상 기자들이 따라붙으며 또 한 번 아수라자장이 되었다. 한 사진 기자는 땀을 뻘뻘 흘려 옷깃이 젖은 상태에서 “죽을 뻔 했다.”라고 했다. 다른 취재기자는 왜 창문도 열지 않고 찜통을 만들었나?”라고 했다.
무원칙한 통제와 용렬한 사고를 가진 정치세력이 수려한 어휘를 구사하여 생각만을 선포한다고 해서 국민 대다수가 그 정치세력을 사랑하고 추종할까? 세계화가 급속하게 진행되어 더욱 복잡한 국정과 사회 발전으로 요구가 증가된 다양한 욕구 해결의 책임을 맡길 수 있을까? 쉽게 속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오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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