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정 인(소설가)
시경(詩經)에 녹명(鹿鳴)이란 옛 시어(詩語)가 있다.
사슴의 울음이란 뜻이다. 사슴은 먹이인 좋은 풀을 보면 돼지처럼 혼자 머리를 디밀어 욕심내어 먹기부터 하지 않고, 청아한 울음을 먼저 울어 벗과 동족들을 불러모아 같이 나눈다는 뜻으로 더 많이 해석되는 말이다.
서설(瑞雪)과 함께 문을 연 이명박정부의 첫 인선(人選)이 수렁을 헤매고 있다. 실은 어느정도 예견된 거품이다.
30분이 넘는다는 취임사에서 남은 건 공허함이었다.
그 수많은 글자의 나열속에 영혼을 뒤흔들 감동은 없었다.
국가의 정체성이나 국가안보, 인류의 존엄한 가치추구,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예의와 도덕 , 법질서, 그리고 사상과 철학이 뒷받침 되지않은 즉물적 실용의 반복은 잿빛 겨울 하늘에 흩어지는 허망한 외침에 불과했다. 우리가 경제동물만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품격있는 정신적 비전은 들리지 않았다.
그 취임사가 이명박정부의 압축된 단면도였다.
우리의 착각이었을까? 아니면 뻐구기에게 둥지를 빼앗겼던 것일까?
적어도 우리가 찍은 이명박 대통령은 그렇지는 않았다.
물론 경제와 실용을 줄곧 외쳤지만 그러나 이명박이라는 인물은 그렇게 대책도 없는 차디찬 심장만도 아니었다.
그가 품은 삶에대한 열정과 조국을 위해 마지막 헌신하겠다는 그 애국심과, 때로는 실수하지만 솔직히 인정하는 용기와, 이띠금씩은 사람들의 가슴을 움직이는 인간적인 감성도 기저에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전혀 전달되지 않았다.
류우익실장을 비롯한 역사적인 취임사를 작성했다는 열 몇 명의 실세들에 대한 실망을 넘어선 절망이다.
(이러다가 또 실세들에 의해 5년간 온갖 견제를 받을 수도 있지만 쓰지 않을수 없었다. 이명박정부를 위해서. 독자들은 지켜 봐 주기 바란다)
대통령으로서 정권교체의 열망 속에서 탄생한 새로운 정부로서 취임사에서 그렇게도 반복된 이명박정부의 기조가 실용이라면, 그 실용정부로서 이명박정부가 이미 인수위 전부터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했던 일은 누구도 시비를 걸수 없도록 완벽한 인사 시스템이어야 했었다. 그리고 시간의 허실이 1초도 없도록 당당하고도 객관적인 인선을 했어야 했다.
실용정부의 실용은 이미 체면을 스스로 잃었고 흉하게 훼손되었다.
아직도 내각의 기본도 구성되지 않은채이다. 현실적으로 새정부로서의 어떤것도 못하고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스스로 내세우던 실용적 정부가 전혀 아니다.
새로운 야당의 발목잡기인가? 그렇지 않다.
이명박 실용정부의 실책이다. 눈에 보이는 성과위주의 실용성을 전혀 발휘조차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있다.
정권초기부터 이런 부끄러운 실책을 하고있는 이유가 바로 취임사의 그 공허함과 맥을 같이한다.
왜 실용이어야 하는가의 명분과 방향성을 둔채 단지 잘먹고 살자만으로는 안된다. 돼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정신, 바탕의 철학과 사상이 없는 실용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에서 그 삶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정신이고 철학이고 기본적 사상이며 정체성이다. 더구나 국가에서는 그 정체성이 명확해야한다,
녹명(鹿鳴)이란 함께 더불어 잘 살자는 것이다. 이명박정부에도 잘 맞는 실용적 시어일수 있다. 이념과 역사를 관통하고 뛰어넘는 인류 보편의 가치다.
그런데 이명박정부의 첫 인선에 이런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비록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하더라도 그냥 범인(凡人)으로 살겠다면 허는수 없지만 새로운 시대로 가기위한 정부의 새 인선에서 이런식이면 문제가 심각하다.
오만에 찬 댓거리를 잃지 않는 그들의 품격과 말의 수준이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있다. 말이란 그사람의 인격과 품성을 나타낸다. 그들의 말솜씨가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부끄럽다.
국민들 65.3%가 그들을 밀어내고 있다.
거기에 잊을만 하면 나타나서 한말씀 하는 김진홍의 어쩌면 구태의연한 두둔은 국민의 수준을 완전히 자신의 수준으로 착각한 태도다.
이명박대통령의 얼굴에 한번 더 무언가를 끼어 얹는 행위밖에 안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친한 지인인 김진홍이 모함을 받는다고 어디선가 두둔해 준 모양이다. 그것은 이대통령의 실수다.
누가봐도 김진홍은 남에게서 모함을 받을 사람이 아닐것이다.
대통령의 그런 두둔은 국민들의 분위기와 정서를 전혀 모르고 하는 친지에 대한 과도한 감싸기로 보인다.
나라와 대통령을 위한 바른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대통령의 그런 과도한 친지에대한 편견적 애정은 이명박 대통령이 그냥 한사람의 장로가 아니라 이제 일국의 대통령이므로 국민으로서 염려가 되는 부분이다.
다시한번 짚고 넘어가고 싶다. 나는 순수하게 사심없이 이명박정부가 잘 해 나가길 진심으로 바라는 사람이다. 김진홍은 목사로서 그동안 훌륭한 삶을 살아 온 걸로 보인다. 또 이명박 대통령과 오래전부터 너무나 친밀한 관계인것도 , 지난 대선기간동안 이명박후보를 위해 열심히 뛴 것도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대통령 당선을 위해 그정도로 뛴사람은 전국에 아마 수만명을 더 될 것이다. 더구나 현역담임목사에서 사퇴도 하지 않고 정치참여를 해 왔다. 그건 종교와 정치를 분명히 분리하는 헌법정신에도 그리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었다.
법이고 뭐고 권력자의 실세에 속하는데 하고싶은데로 하겠다는 오만과 위법적 사고방식이 아니라면 . 더구나 이제 새대통령의 친지가 되었다. 이재오가 그래도 국민들의 심기를 헤아리려 나름대로 조심하려하고 절제하는것에 비해서 김진홍은 언제부턴가 이나라 우익보수의 대표자가 되어있는것도 놀라운 일이다. 외곽지지세력으로 무언가를 해야하는 처지일테지만 뭐 그 정도라면 그리 나쁘지는 않다
그렇지 않아도 친인척인 고령의 이상득의원의 재출마도 그리 산뜻하지 않은 시선이다. 그러나 이의원은 현역 국회의원이었고 오랜 의정활동에 큰 부작용이 없는 행보를 해 온 원로로서 스스로가 지금보다 훨씬 더 겸손하게 처신한다면 정치인으로서 이해 할 만은 하다.
그러나 김진홍은 정말 친한 친지라면 이제 보람을 느끼고 교회로 돌아가는게 훨씬 더 이명박대통령을 도우는게 아닐까? 루머에 불과하겠지만 비례대표에 이름이 오르내린다고 한다.
그럴리 없겠지만 만에하나 그렇게된다면 국민들의 시선이 어떻게 될까?
물론 개인적 의견이지만 국민들 눈에 그렇게 보기 좋거나 납득하기 쉬운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다시한번 이명박 대통령에게 지극히 불리한 요쇼로 요동 칠 어떤 계기도 대통령을 위해서 스스로 좀 자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충고하고 싶다.
김진홍의 그런식의 나섬은 이명박정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국민승리 니 국가발전 이니 국민통합이니 선진화니 이명박 대통령의 외곽 지지세력은 그 이름만도 너무 많다. 그런게 왜 그렇게 필요한지 ? 국민들은 의아해 한다. 아직도 대선중인걸로 알고 있나? 차라리 조직력도 있는 재향군인회가 연합시킨 하나의 지지단체 정도로 줄이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외곽지지단체가 만에하나 결집이 필요할 때 6.3빌딩에 모였던 대학총장들이 발벗고 뛰어 나와 줄 것 같지도 않은데. 공연히 선거때처럼 그런 세 불리기로 대통령의 위엄을 찾겠다면 그건 우스운 일일것이다. 누구의 생각인지는 대략 짐작은 가지만 그런 구태는 이제 필요없을 것 같다.
마찬가지로 이재오도 필요하다 . 형이고 고령이지만 이상득도 필요하다. 김진홍마저도 원내에 넣을 정도로 필요하다. 제성호는 김진홍 잘 보필했으니 식으로 간다면 이명박대통령이 너무 의존적으로 약해 보일수도 있다.
류우익 실장이 난데없이 박근혜의원을 만난것도 기사화 되었다.
필요할때는 건너뛰고 이제 그렇필요도 없는때에 난리법석이다.
잃어버린 10년에 대한 거론과 함께 참으로 우리같은 범인(凡人)으로서는 미처 따라가지 못할 고도의 무언가가 있겠지만 한마디로 방향을 모르거나 가치측정체계가 고장나 갈길을 잘못 잡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물론 대북관계에서는 한미일 삼각동맹체재에서 평화적 해결을 나 역시 원한다. 그 방법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제 취임초기다.
더러는 배신감 느낀 우익보수층들이 울분의 글을 올리고 있긴하지만 그래도 이제 막 시작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마음이 아직은 그렇게 나쁘지 않은 편이다.
그런상황을 주변에서 자꾸 더 나쁜 이미지로 만드는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한번 떠나기 시작하면 민심은 것잡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춘호 내정자의 자진사퇴는 의미가 있다.
그나마도 주변을 생각하는 양심적 태도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그 대상이 국민들 쪽 보다는 이명박 당선인을 위한 결단이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본의는 전혀 아니었겠지만 그러나 몇십개의 부동산 소유문제보다 이춘호내정자는 훨씬 다른 의미의 나쁜 폭발성을 지니고 있었다.
김윤옥씨와 절친한 사이라는 기사가 사진과 함께 인터넷에 몇 번이나 떴다. 그런 상황에서의 인선이 아니라고 일단 믿겠다. 그러나 만에하나 그것이 사실이라면 능력도 있어보이고 인간적으로는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는 상황이라도 그것은 아니다.
국민이 대통령으로 뽑은 사람은 이명박이지 김윤옥이 아니다.
보이지않게 이런 일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이미지를 흔들어가고 있는것이다. 숭례문 국민성금 발언의 그 순간적 실수에서 조금 과장 한다면 지지세 10%정도는 날아 가 버렸을 것이다.
염원이었던 정권교체였는데 그 역사적 취임식 생중계의 시청률이 역대에서 가장 낮은 이유가 이미 국민들이 많이 피곤 해 한다는 결과 일 것이다.
그래서 미국과 같은 몇단계의 철저한 인사 시스템이 한국에도 되어 있어야 하는것이다. 이명박정부가 실용을 내세운다면 무엇보다 그 부분부터 착수했어야 하는것이다. 그런 것이 국민을 위한 실용적 정책인 것이다.
차제에 이 말도 다시한번 짚고 가고 싶다.
이명박대통령의 가장 일등공신은 노무현 친 김정일 정권이다.
유우익도 박형준도 최시중도 정두언도 이재오도 진수희도 다 밤잠 자지 않고 죽기살기로 몸바쳐 일했지만 그들만이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든 것은 아니다. 더구나 허상의 숫자놀음으로 보이는 무수한 지지단체나 김진홍 제성호의 뉴라이트나 소망교회나 고대나 김윤옥 이상득이 자신들의 힘으로 이명박대통령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면 , (물론 그럴리는 없겠지만) 그것이야말로 엄청난 오만이고 착각이며 편견이다. 다 틀린 사이비 역술가들이 지금와서 어떤 간지러운 아부를 한다해도. 그런것에 도취되면 안된다. 대부분 기독교인 아닌가?
이명박대통령의 탄생이전에 지난 10년간 목숨걸고 아스팔트에서 목이 터져라 외쳤던 故김성은 예비역장군을 비롯한 성우회의 모든 장군들과 700만 재향군인회원들, 그리고 서정갑의 국민행동본부, 권명호의 나라사랑 어머니회등을 비롯한 수많은 우익보수의 애국단체들의 피땀의 결정체라 할 수있다.
권력의 눈치를 보는 일간지에서 배척당한 인터넷의 모든 논객들과 광고하나 제대로 받지 못한 우익 애국사이트들, 밤 세워 좌파들에 무섭게 호령하면서, 무장해제된채 맨몸으로 시위대의 죽창을 맞는 우리의 아들들 국군장병들을 위로하고 추스르고 국민들에게 보내는 글을 쓰던 애국전사들의 눈물어린 구국의 열정이었다.
친김정일정권이 가다가도 주춤하고 또 달려가다가 주춤하게 만든 사람들은 정치적 이권이나 일가친척으로 당연히 선거운동을 하고 단꿀은 그대로 독식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인척이나 정치적 동지의 힘이 결코 아니다.
9월의 그 뜨거운 폭염아래서 목이 터져라 좌파정권 타도를 외치던 애국적 우익보수들의 10년간의 그 힘든여정, 그 어디에도 제성호도 김진홍도 유우익도 교수라는 권력, 강한자의 위치에서 약자인 제자의 논문을 어떻게 했다고 기사에 나는 박미석도, 또 기사를 제재하는 권력형 언론압박의 이명박측근도 , 땅을 사랑한다는 어이없는 박은경도 결코 없었다.
그들이 이룬 정권교체가 아니었다.
누가 뭐래도 친김정일 좌파적 정권에 신물난 우익보수의 10년간의 구국투쟁의 승리로 이룩한 정권교체였고 이명박 대통령이다.
물론 이명박이라는 인물의 상징성도 당연히 작용했다.
그 상징성의 주체가 우익보수당이라고 국민이 믿었던 한나라당의 후보였다는 점이라는 것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당시의 여당, 여권 그 누구도 스스로 궤멸을 자인하도록 만든 것은 어디까지나 목숨을 건 우익보수들의 피땀어린 투쟁이었다.
새삼 이념적 대치를 하자는게 아니다 . 그럴 필요도 없다.
그러나 사실은 사실대로 진실은 진실대로 기억하고 가야한다.
이제 그 궤멸을 자인하던 구여당이 요즘 활개를 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명박정권이 시작도 하기 전부터 착각과 오만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그들이 지적하고 투쟁하고 견제 할 것이다.
부도덕함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남이 갖다준 승리에 흠뻑 빠진 뻐구기들이 서로 뻔뻔스럽게 두둔이나 하면서 그 승리가 영원히 간다고 믿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다.
그들을 승리의 황금의자에 올려준 우익보수들을 홀대하면서 게걸스럽게 권력에 도취되어 얼굴들을 디밀고 있기 때문이다.
사슴의 품격을 지니지 못한채 탐욕의 돼지들이 새 시대의 밥상을 뒤집고 있는것이다.
그들을 믿었던 많은 사람들이 벌써 그들에게 실망하고 분노하고 쓰디쓴 회한의 눈물을 머금고 다시 군화의 끈을 조여매겠다고 한다.
그때 우리 우익보수들이 했던 투쟁을 지금 야권이 하지 못할이유가 없다. 그들에게 빌미를 주고 있는것이다. 새로운 정부의 경박스런 그 부도덕함을 감싸려 언론을 희롱 압박제재하는 교만이, 뻔뻔스런 부도덕함이 궤멸에 빠진 새로운 야권에게 힘을 주고 길을 주고 명분을 주고 있는것이다.
그래도 생각이 빠른 정두언의 말이 틀리지 않는다.
당과 강재섭대표의 강력한 태도가 그나마도 약간의 위로는 된다.
이젠 정치계산말고 한나라당도 이명박정부의 강력한 충고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당이나 정부가 유지 될 명분이 선다.
모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생한 이명박정부.이제 시작이다.
결코 늦지 않다.
실용을 뒷받침 할 사상과 정신,국가정체성 , 그리고 철학의 바탕을 먼저 생각해 주기 바란다.
이제 곧 한국을 떠날 < 벨> 유엔사령관의 충고도 있었다.
그 길고 긴 취임사에서 170만 북한군과 핵이 바로 머리위에 있는 이념적 대치현실의 분단국에서 단 한마디의 안심스런 국가안보관도 말하지 않은 이명박대통령 정부는 국가의 안보에 대한 더욱 강력하고도 든든한 계획도 잊지 말아주시기 바란다.
이 시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사려깊은 고뇌를 요구하고 싶다.
물론 혼돈의 시기에 이 나라와 한반도의 내일에 명박이라는 이름처럼 밝은 빛을 던져 줄 훌륭한 대통령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나 항상 누군가가 MB를 마피아보스로 단숨에 추락 시킬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잊지 말아주시기 바란다.
역사적으로 볼 때 대부분 그런 경우는 가장 가까운거리의 사람이 그런 역할을 맡았다는것도 아울러 기억 하시기 바란다.
그래도 아직은 더 많은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사랑하고 믿고 있다는점도 잊지 마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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