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논설위원의 비정한 우파를 읽으며, 우리는 또 다시 분노해야하는가?
2월 16일자 문화일보 고정란 <오후여담>속 ‘비정한 우파’라는 윤창중 논설위원의 글을 읽은 이름 모를 독자가 병원으로 전화가 와서 다짜고짜로 격렬한 어조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양부본부장님, 오늘 아침 문화일보 윤창중 논설위원 글을 읽어 보셨습니까?” 아니요. 아직 보지 못 봤습니다. 실례지만 누구십니까?” 아니? 그 글을 아직도 안 보다니! 그 글을 읽고 난 다음에 전화 다시 하리다!”하고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다. 이상도하고 괴씸도 하고 전화 매너도 고약하기도 하고 해서, 기분은 불쾌했지만 그래도 한번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문화일보’를 손에 들고 바로 그 ‘비정한 우파’를 읽었다. 피가 거꾸로 끊는 회로 막힌 파열음이 호흡을 격렬하게 타기 시작했다.
윤창중 논설위원의 비정한 우파’라는 글이 시작된다.
버림받은 조강지처, 똑 그런 신세다. 김대중 노무현의 좌파 폭주(暴走)에 피가 역류하는 분노의 용암 폭발, 그런 애국심의 운동화(運動化)가 서울시청 광장에서, 서울역 광장에서 줄기차게 이어지지 않았다면 이명박 정권의 집권이 과연 가능했을까?
그 아스팔트 투쟁’의 공적에 대한 정직한 기술과 평가, 인정을 거부한다면 보수우파 운동사를 본질적으로 능멸 왜곡하는 것. 이명박 집권을 가능케 한 ‘분노의 모태’, ‘용암 폭발의 진앙지’는 대한민국을 성공의 역사로 만든 60,70,80대 노인들의 궐기였고, 그 한가운데에 육군대령 출신 서정갑(69)의 ‘국민행동본부’가 있었다. 그게 엄연하고도 정직한 역사! 그러나 한국 보수 우파 운동사의 모태인 ‘국민행동본부’는 지금 눈물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마치 해방 후 친일파가 득세한 세상에서 독립 운동가들이 흘렸던 눈물처럼, 해방 후 장준하와 김준엽의 분노를 이해할 것 같다. 분노를...<후략>
이 글을 읽어내려 가는 동안 가슴 심연 한 가운데서 불현듯 솟아오르는 섬찟한 분노의 강’이 내면의 홍수를 이룬다.
그렇다! 정직한 10년의 좌파정권하의 역사인 한국 보수∙우파 운동사의 모태는 바로 ‘대한민국 예비역 대령’들이 중심이 된 그토록 끝없이 포효했던 거대한 괴물 국민행동 본부였다. 윤창중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비로서 정직한 역사 한국 보수 우파 운동사의 모태인 ‘국민행동본부’를 눈물겹게 그리고 분노어린 가슴을 다시 연쇄 폭발시키고 있다. 마치 해방 후 친일파가 득세한 세상에서 독립 운동가들이 흘렸던 형언할 수 없는 눈물처럼 말이다.
윤창중 위원의 글은 다시 이어진다. <전략>....국민행동본부’는 지금 사랑방 하나 유지하기도 힘든 형편이다. 좌파정권 땐 그나마 노인들의 눈물겨운 쌈지 돈이라도 이어졌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세워진 마당에 노인들도 더는 힘들다. 이명박 정권은 아예 모른 척! “난 원래 진보였다”고 말하는 정권이 ‘골통보수’를 가까이 할 리가 있겠는가? ‘국민행동본부’는 겹방살이 10년을 하다가 더 작은 겹방살이로 옮겼다. 두 가지 신문을 보다가 하나로 줄였다. 옆 사무실에서 빌려다 본다. 여전히 계속되는 신문 5단 광고는 그야말로 독지가들의 성원으로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서정갑은 수십 차례 고소·고발을 당해 시달리고 있다. 변호사가 차고 넘치는 한나라당은 아예 쭉 외면. 자유선진당 국회의원 이영애 변호사가 유일하게 변론을 맡고 있다....<후략>
글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또 다른 두 주먹이 불끈 쥐어지면서 가슴팍에서 분노의 통증이 아려온다. 마치.... 중증 심장병 환자처럼 말이다! -좌파정권하에서 투쟁한번 안하면서 달디 단 과일만 눈치 빠르게 쏙쏙 따 먹고 있었던 한나라당이, 좌파정권이 종식되자 오히려 큰소리로 ‘잃어버린 10년’ 운운하면서 주인행세가 시작되었고 이들 중 정권교체에 아무런 말 한마디 없었던 어떤 이는 오만방자한 모습으로 자기 세상을 만난 듯 까불어 대고 있고, 무슨 애국심 운운하고 선문답을 즐기며 김대중·노무현 좌파들의 입맛에 맞는 말만 골라서 툭툭 뱉어내는 어떤 이는 대통령 꿈에 부풀어 있고, 또 어떤 이는 좌파와 우파를 오가면서 ‘미친 X 널뛰듯’ 중도를 외치며 김대중이 좋아하는 말만 골라 아부를 떠는 꼴들이 과연 한나라 속 수구골통들’ 답기도 하다.
친북좌파들로부터 그토록 고소고발을 당하여 피 토하고 있는 서정갑에게 집권의 과일을 따먹고 있는 한나라당의 그 많은 변호사들 중에 그 어느 누구도 변론해주겠다는 소리 한번 없었고, 이제는 ‘단 곶감 집권당’이 되었으니, 서정갑의 피고소 피고발인의 형체가 그들의 눈에 들어올 리 없고 보일 리가 없다.... 오래전부터 서정갑을 무료 변론해주고 있는 변호사는 ‘공안검사의 대부’로 불려졌던 고영주변호사와 국민행동본부와는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 자유선진당 이영애 최고위원 이었다.
만약 이들 변호인들이 없었다면 ‘국민행동본부’는 피눈물을 더욱더욱 한강수처럼 흘렸을 것이다. 권력의 ‘단감’을 맛있게 따먹고 있는 집권당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국민행동본부가 보일 리 없고, 이제 용도 폐기되었으니, 쓰레기봉투에 집어넣어 소각장에 보내는 차례만 남았을 뿐이라고 생각들하고 있겠지!···· 양심이란 케비넷에 집어넣고 다녀도 되는 세상이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만이 아스팔트 위를 뛰어다니면서 우리와 함께 피를 토했고, 그리고 실신하며 그래서 다시 일어섰던 유일한 한나라당의 ‘애국투사정치인’이다. 전여옥을 낙선시키려고 온갖 음해와 모략으로 그를 죽이려고 작정했던 어떤 정치인의 ‘계파’도 물론 한나라당 어떤 쌔디 쌘(?) 의원세력이었다. 그러나 어떤 세력에 고하노니 대한민국 애국심의 진수인 전여옥 의원을 그 어느 누구도 침해하거나 죽이지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 윤창중 논설위원의 글이 끝을 맺게 된다.
<전략> 좌파정권 땐 민주화 투사들에게 연금 주고 간첩을 민주화 투사로 떠 받쳐 훈장 주었다. 이명박 정권 누구 한사람 ‘국민행동본부’에 전화 한통 없었다. 이명박 정권은 왜 그럴까? 좌파정권 10년 동안 우파행동가들이 뙤약볕에서 싸울 때 좌파세력과 함께 ‘골통보수’라며 낄낄댔던 사람들이 지금 청와대·행정부·한나라당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 좌파정권 10년 동안 궐기했던 보수·우파 시민단체들이 비실비실 거의 죽어가고 있다. 이명박 세상의 무관심속에서! 비열하다. 너무 비정하다. <윤창중 논설위원>
윤창중 위원의 글은 그래서 우파행동가들이 뙤약볕에서 김대중 좌파정권·노무현 좌파정권과 싸울 때, 좌파세력들과 함께 ‘골통보수’라고 낄낄대었던 머리 좋으신 분(?)들이 지금은 청와대·행정부·한나라당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좌파정권 10년 동안 피 땀 흘리며 궐기했던 보수·우파 시민단체들이 비실비실 죽어가고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대, 윤창중 위원의 말씀은 그 어떤 대한민국의 용기 있는 자보다 ‘현자’이며 그 어떤 논리보다 정확하고 소박한, 그리고 처절한 인간의 탐험이다.
그래! 이명박 세상’의 무관심속에서! 죽어줘야지... 댓가를 바라고 애국운동하며 피를 토하고 땀 흘렸던 것은 아니니, 그리고 다만 그저 끓는 애국심에서 견딜 수 없는 통곡하는 마음으로 뙤약볕 ‘분노의 포도’로 나갔으니, 이제, 우리가 죽어줘야지! 이제, 우리가 죽어줘야지! 이제, 우리가 죽어줘야지! 이제, 우리가 죽어줘야지!
그러고 보니 필자가 지휘하는 서울글로리아 합창단의 제 3회 나라사랑 음악회에, 한나라당 의원의 축하 화환은 전여옥 의원과 C의원뿐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닌 것이 마치 자기가 정권교체 한냥 정권교체 정권교체하며 큰소리치다가 자기 꽤에 넘어갈까 가히 걱정스럽다. 모든 것이 윤창중 논설위원의 ‘비정한 우파’속에 숨겨져 있는 잔혹한 비정한 우파의 권력욕의 극한임을 새삼스럽게 느끼면서- 비정한 우파를 향해 냉소어린 미소를 지을 수밖에....
자유언론인협회장·국민행동본부부본부장·인터넷 타임스 발행인 양영태(전 서울대 초빙교수·치의학 박사) <양영태 박사>dentimes@cho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