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7일 오후에 허태열 최고위원과 김성조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국회의원 13명과 기획재정부 이용걸 차관을 비롯한 각 부처 차관들이 여수세계박람회 현장을 방문했다.

민주당의 언론악법 원천무효 투쟁에 맞서 한나라당이 민생현장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여수를 방문하는 것인데, 이유야 어찌됐든 전국의 수많은 현장 중에서 여수를 최초의 방문지로 선정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이번 방문이 예전의 정부여당 인사들의 방문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실속 없이 그저 사진이나 찍고 가는 일회성, 전시성 방문에 그치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민생을 챙기고 그 중에서도 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최우선 과제로 여긴다면 여수세계박람회의 예산증액 요구부터 적극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세계박람회를 2012년 5월에 개최하기 위해서는 주요 SOC 사업들이 2011년까지는 완공돼야 하는데, 전체 SOC 예산 9조5048억원 중에서 올해까지 집행되는 예산은 5조8768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3조6280억원을 2010년부터 2011년까지 두해 동안에 집행하려면 1년에 1조8천억원 이상은 집행해야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부가 수립한 내년도 박람회 관련 SOC예산은 이보다 7천억원이 부족한 1조 774억원에 불과하다.

이 정도 예산으로 박람회 관련 SOC를 차질 없이 준비하기는 불가능하다. 최소한 6,500억원을 증액시켜서 1조7천억원 정도로 편성해야 한다.

또한 EXPO 전시장 건설예산 역시 상징조형물과 디지털갤러리 등의 예산은 전혀 반영이 안됐고 그 외 사업들도 예산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 3천억원 정도의 예산증액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김성곤, 주승용 의원은 지난 24일에 청와대를 방문해 윤진식 경제수석비서관을 만나 이러한 예산확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예산증액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윤 수석은 이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예산이 절박한 상황 속에서 집권 여당의 최고위원과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국회의원들 그리고 각 부처 차관들이 민생현장 중에서 최우선적으로 여수세계박람회 현장을 방문했다면 박람회의 성공개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SOC 예산 6500억원과 EXPO 전시장 건설 3000억원 등 약1조원의 예산증액 요구부터 성사시켜야 할 것이다.

여수시민들은 정부여당이 이번 여수방문 이후 예산반영을 어떻게 추진해 가는지를 예의주시할 것이다.

아무런 예산증액이 없다면 이번 정부여당의 여수방문은 민주당의 언론악법 원천무효투쟁을 물 타기 위해 마련한 지극히 전시성, 일회성 행사였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