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기록실의 왕세자탄강진하도십첩병(王世子誕降陳賀圖十疊屛)은 원자(순종황제)의 탄생을 축하하는 진하례(陳賀禮)를 그린 궁중기록화로 왕세자탄강진하도십첩병의 좌우 양쪽 끝 폭에는 진하례(陳賀禮)에 참여한 관원들의 이름과 관직, 품계 등이 기록되어 있다.
1874년 2월 8일 묘시(卯時:오전 5시-7시), 창덕궁 관물헌(觀物軒)에서 고종황제와 명성황후의 원자(元子)가 탄생했는데 산실청(産室廳)은 왕비나 세자빈의 출산예정일로부터 약 3-4개월 전에 설치하고, 영의정을 비롯한 3정승과 내의원의 어의(御醫), 그 외 여러 관원들이 배치되어 원자 출산과 관련된 업무를 주관했다.
원자(순종황제)의 탄생은 종묘와 사직으로 상징되는 국가 전체의 안녕과 영원한 존속을 의미하는 국가적인 경사를 기념하기 위해, 고종황제는 원자의 탄생 당일 즉시 지시를 내려 감옥에 갇혀 있는 죄인들과 섬에서 유배중인 이를 풀어주고, 관직을 박탈당한 이들을 재임용했다.
원자(元子) 순종황제의 탄생을 축하하는 진하례(陳賀禮)는 생후 7일째 되는 날인 2월 14일 오시(午時 ;낮 11시- 1시)에 창덕궁 인정전(仁政殿)에서 거행되었는데 진하례(陳賀禮) 참석을 위해 고종(高宗)황제는 붉은색 강사포(絳紗袍)를 입고 원유관(遠遊冠)을 썼으며 손에 전체적으로 납작한 형태이며 아래쪽은 네모지고 위쪽 끝은 뾰족한 모양의 옥으로 만든 홀, 규(圭)를 들었다.
진하례(陳賀禮)는 가마를 타고 인정전에 도착한 고종황제가 국가의 의식에 관한 일을 담당했던 기관인 통례원(通禮院)의 관원, 통례(通禮)의 진행에 따라 인정전(仁政殿)에 올라 북쪽을 향해 네 번 절하는 사배례(四拜禮)로 시작되고 고종황제가 행사의 순서에 따라 거듭 사배례를 할 때마다 인정전(仁政殿) 마당에 자리한 종친과 문무백관들 역시 다함께 사배례를 하고 고종황제는 원자(元子)가 탄생한 경사를 온 세상과 함께 한다는 내용의 교서(敎書)를 선포했다.
교서(敎書) 선포를 마친 뒤 종친과 문무백관들은 고종황제에게 사배례(四拜禮)를 올리고 통례원 소속의 찬의(贊儀)가 외치는 산호(山呼)’라는 구령에 맞추어 ‘천세(千歲)! 천세! 천천세!’라고 외쳤다.고종황제는 산실청의 관원들을 포함하여 왕비의 출산 당일 원자(元子)의 탄생과 관련된 일을 맡아 보았던 하급 관리들에게까지 골고루 상을 내리고 특별 과거시험을 실시하도록 지시했다.
이 순종황제의 진하례(陳賀禮)를 주제로 한 왕세자탄강진하도십첩병 중앙에 인정전 내부 북쪽 벽에 닫집이 있고 닫집 안에는 국왕을 상징하는 일월오악병(日月五嶽屛)과 어좌가 설치되어 있으며 그 앞으로 승지(承旨)들과 무관들이 엎드려 있거나 서 있고 인정전 앞 마당에는 문무백관들이 질서있게 열을 지어 자리하고 그 주변에 무관들과 깃발 등 여러 의장물을 들고 있는 군인들이 둘러 서 있으며 인정문 바로 안쪽에는 건고(建鼓), 편경, 편종 등의 악기들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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