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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孔子와 葉公
기사등록 일시 : 2010-10-10 12:50:55   프린터

신문을 읽다보면 이 세상은 참 요지경속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송재운(동국대 명예교수一山堂에서) 우리가 미쳐 상상하지도 못한 기상천외한 일들이 그리 대수롭지않게 벌어지기가 일쑤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외손자를 법원이 양자로 입양토록 허용하여(8월 9일 창원지법) 외손자가 아들이 되고 어머니와 이모가 누나가 되는 일이 벌어지더니 또 근자에는 자식이 부모를 사법당국에 고소할 수 있도록 법을 고쳐달라고 헌법소원을 낸 일이 있다(조선일보 9월 10일자).

 

사연인즉 이렇다.
수십년간 자식을 괴롭히며 고소를 일삼던 어머니를 딸이 무고죄로 고소했다. 그러나 딸은 어머니를 처벌받게 할수는 없었다. 현행형사소송법(제224조)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고소하지 못한다고 못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딸은 이 법규정의 위헌여부를 가려달라는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이다. 어머니건 아버지건 아무리 직계존속이라 하더라도 법적으로 잘못이 있으면 자식도 고발하여 부모를 벌받게 할 수 있도록 현행법의 효력을 정지시켜야 한다는 취지이다. 그런데 이 문제는 따지고 보면 인륜도덕상 참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하겠다.

 

나는 이 기사를 보고 법이 우선인가, 인륜이 우선인가를 생각해 보지않을 수 없었다.

 

공자는 노(魯)나라 사람이었지만 50대중반을 넘어서서 주유천하 하였다.

그런데 공자는 어느 날 초(楚)나라 섭(葉) 땅에 당도하여 이곳 수령 섭공(葉公)을 만나게된다. 두 사람이 만나자 먼저 섭공이 자기 고을 민심을 자랑한다.

 

섭공이 말하기를 “우리 고을엔 참으로 바르고 곧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 아비가 양을 훔치자 아들로서 스스로 그 아비를 관가에 고발하였나이다”고 하였다. 그러자 공자는 이렇게 대꾸한다. “우리 고을의 바르고 곧은 사람은 그와같지 아니하여 아비는 자식을 위하여 숨기고 자식은 아비를 위하여 숨겨 줍니다. 진실로 바르고 곧음이란 바로 이러한 가운데 있습니다” (論語 子路).

 

이와같은 공자와 섭공의 대화에서 핵심은 올바름 즉 정직의 문제이다. 요새 흔한 말로 하면 “정의란 무엇인가“와도 맥락을 같이하는 말이다. 섭공에서 정의란 아비의 잘못을 자식이 관가에 고발하는 것이고, 공자에서 그것은 아비를 자식이 숨겨주는 일이다. 섭공은 초나라의 중신인 심제량(沈諸梁)이라는 사람인데 만년에 공자와도 교우가 있었지만 정치에있어 덕치(德治)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그는 덕으로 백성을 다스리기 보다는 법을 빌어 힘과 위엄으로 백성 앞에 군림하는 존재였다.

 

그래서 그의 백성들은 그가 무서워 인륜이나 도덕 보다는 설혹 부자지간이라하더라도 모든 것을 법으로 해결하려는 것처럼 행동했던 것이다. 그는 이처럼 인륜 도덕과는 거리가 먼 흉흉한 민심을 조장하는 것으로 정치의 요체를 삼았던 것같다.

 

오죽했으면 정치는 어떻게 해야하느냐고 묻는 그에게 공자가 “가까운데 있는 자가 기뻐하게하고 먼데 있는 자가 찾아 오게하는 것”이라고 대답하였겠는가.

 

섭공의 치하에서 가까운데 있는 자는 두려워서 떨고, 먼데 있는 자는 더욱 그를 멀리 하려고 하였으니, 공자의 이 말은 아주 정곡을 찌른 대답이었다.

 

초나라 섭공의 고을에선 정의란 조그만 잘못이라도 있다면 부모라도 가차없이 벌하게하는 몰인륜(沒人倫), 바로 그것이어었고 이런 것이 또한 법의 정신으로 칭송 받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나 공자의 고을에선 법에 앞서 인륜이 중시되었다. 자식과 부모간에 서로 감싸고 어루만져 잘못을 뉘우치게하고 그 허물을 스스로 고치게 하는 것이 법에 고발하는 행위보다 훨씬 더 갑지고 가치 있는 것이었다. 이것이 인(仁)의 기본이다.

 

친친(親親)은 혈육간의 끊을 수없는 간절한 사랑을 말하는 것인데 유교에서는 이 친친이 인민(仁民)과 애물(愛物)의 근본이 된다. 부모와 형제간에 사랑이 없고서야 어떻게 백성을 사랑하고 나아가 자연물을 사랑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공자 사상의 핵심이다.

 

현행 우리의 형사 소송법이 직계존속에 대한 형사고소를 금하고있는 것은 이와같이 오랜 전통의 공자사상과 유교주의 정신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그 핵심에 효가 자리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와같이 인륜과 도덕은 법의 바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두건 부모의 자식에 대한 패륜을 본보기 삼아 사회전체의 문제양 확대하여 초나라 섭공의 예를 따르지나 않을지 자못 걱정스런 마음을 갖는 것은 비단 나만의 기우일까, 오늘도 곰곰이 생각해 본다. 우리의 미풍양속을 자기들 비위에 맞지않으면 언필칭 봉건적 가부장제에 기초한 윤리규범으로 오늘날 사회에선 정당하지않다고 부정하는 사례가 적지않은데, 그러나 이번 헌법 소원은 이러한 사례에 따르지않는 것이 옳은 판단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지금부터 2천 5백여녀전의 중국 고대사회, 거기서도 오랜 세월 동안 공자와 같은 입장과 섭공과 같은 입장의 사상이 대립하고 갈등햇던 것은 역사적 사실이기도하다. 그러나 크게 보아 동양사회는 공자의 입장으로 윤리와 법의 정신을 삼아 오늘날까지 내려오고 있다. 부모를 고발하게 해달라는 헌법소원을 보면서 나는 오늘도 새삼 이점을 상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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