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김성만
천안함 함장 최원일 중령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가 이달 내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영 국방부장관은 2010년 10월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천안함 피격사건(2010.3.26)에 대비하지 못한 軍 관계자들의 처벌여부에 대해 "이달 안에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軍 검찰은 지난달 근무태만 등을 들어 최 前 함장에 대한 사법처리를 김 장관에게 건의했다.
최 함장이 받고 있는 혐의는?
군 검찰이 최 前 함장 등을 기소키로 한 근거는 군형법 제35조다. 교전(交戰)이 예상되는 경우 전투준비를 게을리 한 지휘관에 대해서는 무기 또는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 군 검찰은 최 前 함장이 북한의 잠수정 기습 가능성이 높았음에도 전투준비태세를 소홀히 했으며 사건 당시 피격상황 등에 대해서 허위보고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함장이 처벌받아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교전이 예상되는 상황이 아니었다.
3월 25일 북한 남포에서 연어급 잠수정 1척, 해주와 남포에서 각각 (잠수정)모선 4척과 2척이 사라진 이후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으나 합참과 해군은 천안함에 전투태세나 경계태세를 발령하지 않았다. 김태영 장관은 10월 4일 국정감사에서 "그 당시 정보판단 상황으로는 (北잠수정 상황 등을) 심각하게 보지 않았다"고 했고, 한민구 합참의장은 "北잠수함정은 1년 중 (소재 등이) 식별(識別)되지 않는 날이 상당수 된다"고 했다.
둘째, 천안함은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피격당시 함교에 당직사관 등 7명, 전투상황실 7명, 통신실 2명, 함수포 상비탄약고 3명, 기관조종실 7명, 유도조종실 1명, 디젤기관실 2명 등 총 29명이 당직근무 중이었고, 기타 인원은 식당, 침실 등에서 휴식과 취침하고 있었다. 당직근무는 4시간 마다 교대하기 때문에 비근무자는 일과시간 이후에 휴식을 취한다. 함장은 21:05경 함내 순찰을 마치고 함장실에서 KNTDS(한국해군 전술자료처리체계)화면을 확인 중이었다.
셋째, 천안함의 수중탐지장비(Sonar)는 北잠수정을 사전에 탐지할 능력이 없다.
국제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에 의하면 北연어급 소형잠수정(130톤)이 3Km 거리에서 어뢰로 천안함을 공격했다. 그러나 당일 천안함이 소나로 적 잠수정을 이 거리에서 탐지할 수가 없었다.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시뮬레이션 결과 사건발생 당일인 3월 26일 기준으로 백령 근해 수심 30m 기준으로 해양환경을 대입해 판단할 때 약 2㎞ 전후에서 탐지할 수 있는 확률은 70%이다.
넷째, 천안함 함장은 피격상황을 제대로 보고했다.
최 함장은 22:32~22:42경 2함대사 22전대장과 전화통화를 하였고 주요내용은: "뭐에 맞은 것 같습니다." "뭔거 같애?" "어뢰 같은데요, 함미가 아예 안보입니다." "함미? 함미 어디부터?" "연돌이 안보여요, 고속정이나 RIB 빨리 조치해 주십시오." "생존자는?" "58명이고 다수가 피를 흘리며, 못 일어서는 중상자가 2명입니다." 함장은 부상 장병들을 구조한 후 정확한 상황을 상급부대에 보고했다.
다섯째, 北잠수정의 천안함 폭침(爆沈)은 전쟁행위다.
이명박 대통령은 5월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천안함 침몰에 대해 "국민이 휴식을 취하는 늦은 저녁시간에 북한으로부터 무력기습을 당했다"며 "이는 군사적 도발행위이며 유엔헌장과 정전협정, 남북기본합의서를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10월 19일 26개국 軍 수뇌부가 참석한 국제회의(CHOD)에서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대해 '국제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자 위협'이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천안함 함장을 처벌해서는 안 된다. 처벌받아야 할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국방부는 황당무계(荒唐無稽)한 주장과 여론에 밀려 함장을 처벌하는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천안함 폭침은 전쟁행위에 해당하며 역사상 사례가 없다. 따라서 이런 형태의 도발을 사전에 예방할 책임은 정부(국방부)의 몫이다.
만약 북한이 또 이런 도발을 해온다면 어느 함장이 막을 수 있겠는가? 첨단 구축함이라도 어려울 것이다. 북방한계선(NLL) 근해의 접적해역(接敵海域)에서 130톤의 北잠수정을 무슨 수단으로 공격 이전에 탐지할 수가 있겠는가? 2004년 림팩(Rimpac)훈련에 참가한 우리 해군의 장보고함(209급 잠수함, 1200톤)이 美항공모함을 포함하여 14척 함정에 대해 총 43회 모의 어뢰공격에 성공했다. 공격을 완료할 때까지 한 번도 탐지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잠수함 탐지의 어려움을 실증했다.(konas)
김성만(예비역 해군중장. 성우회/재향군인회 자문위원, 前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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