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쟁점사안에 대한 재협상이 재개되는 가운데, 우리 통상교섭본부가 이번에 합의가 이뤄진다면 기존 협정문과는 별도의 독립문서(stand alone document)를 만들 것이라는 방침을 30일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30일 논평에서 미국 의회가 부여한 미 대통령에게 부여한 무역촉진권한(TPA)가 만료된 상태에서, 기존 협정문을 수정할 경우 일일이 미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이런 방법을 택했다고 본다.

이는 영원한 한-미 FTA 재협상의 악순환을 예고하는 것이며, 통상교섭본부가 매번 미국에게 무한 양보하겠다는 방식을 합의해 준 것이다.

당장 자동차 관세 철폐 유예 등 기존 협정문을 고쳐야 하는 재협상을 추가 협정서로 담게 될 경우, 우리는 물론 미국 내에서 편법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 분명하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미국이 기존 협정문을 내용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니 고치자고 요구하면, 매번 두 말하지 못하고 응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재협상의 악순환과 무한 양보의 길이 열린다.

민노당은 결국 이런 식의 불리한 협정방식이 나온 결과는 이명박 정부가 FTA 체결을 위해서라면 미국에게 뭐든지 양보해도 좋다는 대미 몰입, 사대 외교에 몰두해서 라고 밖에 할 수 없다.

또한 지난 28일에는 김성환 전 청와대 와교안보수석과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대화 내용을 담은 외교전문이 미국의 폭로전문사이트인 위키리크스에 의해 공개되어, 이명박 정부가 FTA 체결을 위해 미국에게 양보를 다짐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한덕수 주미 대사의 아웃리치 즉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선교봉사를 치하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FTA 깜짝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는 등의 전문 내용을 보면, 이명박 정부가 처음부터 굴욕적 양보협상을 치밀하게 계획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지금 이 순간 이명박 정부는 국민이 눈이 연평도로 향한 이 틈을 타 기어이 재협상을 강행하고 있다. 미국의 천안함 협력의 대가로 자동차 부분을 모조리 내준 이명박 정부가, 이번 한-미 연합훈련 등 강경책의 대가로 얼마나 더 미국에게 퍼주게 될지는 그 결과는 뻔하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 눈을 속여 벌이는 기습협상을 중단하고, 더 이상의 굴욕양보 협상을 포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