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과 핵무장이 무한정 방치될 수 없음을 경고한 것은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전기(轉機)가 다가오고 있음을 예고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 재향군인회 안보교수) 지금은 안보(安保)적으로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시기다. 북한이 작년 천안함과 연평도에 기습 무력공격을 감행한 후, 금년 초 이상(異狀) 대화공세를 취해오고 있다. 동시에 북한의 3차 핵실험과 ICBM(대륙간탄도탄) 개발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특수부대 20만 및 해군력의 획기적 증강은 이제 북한 재래식 전력 강화의 주요 아이템이 되고 있다.
북한의 ‘큰형’격인 중국은 핵개발과 對南도발 행위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지지․지원하는 태도를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 북한 우라늄농축 핵개발에 대해서 중국은 “확신할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판단 유보’ 입장을 밝혔다. UN安保理 논의 시 반대 입장을 나타낼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 것이다. 북한의 대남도발에 대해선 단 한 번도 비판적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
비록 “시설 경비나 중국인 보호 차원”(청와대 당국자)이라고 하나 1994년 12월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에서 철수한 이후 17년 만에 중국軍이 북한 땅에 진주했다. 중국軍이 북한의 경제특구인 나선특별시(함경북도)에 최근 진주하고 있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급변사태 이전에 중국군이 미리 북한에 진주하게 될 전망을 높여 통일을 ‘물 건너’ 가게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은 내부적으로 김정은 3대 세습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온갖 패악한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다. 김정은이 전면에 나서 “탈북자 무조건 사살”을 지시하고 공개처형을 3배나 늘이는 등 공포(恐怖)정치가 시작됐다는 전언(傳言)이다.
미국은 북한정세 변화를 매우 우려하며 주시하는 듯하다. 美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문제 만큼은 제대로 대처하는 듯하다. 초기 ‘악의 축’ 대북압박에서 임기末 유화(宥和)로 흐르기까지 극과 극을 달렸던 부시행정부와 대조적이다. ‘김정힐(Hill)’이라고까지 불렸던 크리스토퍼 힐 등을 앞세워 많은 것을 양보해 당시 노무현 정권의 ‘친북’노선과 맞물려 결국 북한 핵무장의 급격한 성장을 가능하게 했다.
1월 19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美中 정상회담의 핵심 주제는 ‘북한 문제’가 될 것임을 백악관 스스로 밝히고 있다. 동북아에서 긴장이 높아지는 安保위기 시기에 韓美 간 對北인식의 공유(共有)가 매우 중요하다. 클린턴 국무장관이 “천안함 사태 이후 북한에 대한 분명한 대응에 실패함으로써, 북한이 더욱 대담하게 연평도 공격을 감행할 수 있었다”고 지적한 것은 한국정부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다.
또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개발이 동북아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한 것이 예사롭지 않다. 클린턴 장관은 “북한 문제는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넘어서 미국의 국가안보에 대한 도전으로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게이츠 국방장관도 “북한이 5년 내 美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장거리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대해 월터 샤프 韓美연합사령관은 (北 미사일이) ‘중대한 위협’이라고 판단할 경우 先타격할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마이크 멀린 미국 합참의장은 12일 現 북한 권력승계 시기를 북한이 도발을 계속 일으킬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시기”로 규정했다.
북핵+미사일이 美 안보에 중대한 위협으로서 선제타격할 수 있음을 밝히고, 이를 ‘최후통첩式’으로 북한과 중국에 전달하고 있는 것은 美한반도정책상 중요한 변화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과 핵무장이 무한정 방치될 수 없음을 경고한 것으로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전기(轉機)가 다가오고 있음을 예고한다.
美 정부의 원칙적인 對北인식은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 우리 정책담당자들이 북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대오각성(大悟覺醒)해야 한다. 여론에 밀려 수동적으로 임할 것이 아니라, 문제의 근본적 성격을 직시(直視)해야 한다. 북한 핵은 한국을 정면 겨냥한 것이며, 장거리 미사일 개발 성공 시 미국을 겨냥하는 것이기도 한다.
지금은 현실적 뒷받침이 없는 ‘통일 논의’를 인위적으로 제기할 때가 아니다. 이는 ‘통일’ 자체에도 도움이 안 된다. 지금은 북한의 대남도발과 핵개발 저지에 대북정책의 에너지를 집중할 때다. 韓美공조로 북한을 강력히 압박해 핵무장+미사일 개발을 저지하고 억지해야 한다. 韓美가 함께 중국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美中 사이의 中道외교는 실효성이 없고 내부분열만 가져올 뿐이다. 韓美의 공조에 일본도 포함시켜야 한다.
북한의 核무장에 대비해 우리 스스로 核무장할 필요에 대해 우리 사회 내부에서 강한 논의가 일어나고 있다. 다른 대안이 없다면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다. 정책적으로 먼저 美전술핵무기의 재배치와 MD가입을 美측과 논의해야 한다. 여의치 않을 경우엔 자체 핵개발을 검토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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