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원로 초청 야4당대표 기자회견을 22일 오전 9시30분 국회본관 3층 귀빈식당에서 열었다.
이날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1월에 6.2지방선거를 앞두고 비슷한 모임이 있었다만, 이번에도 시민사회의 몇몇 분께 공동초청자로 나서주십사고 제안하는 형식을 취했다. 그러나 그런 제의가 있기 전에 정치권과 시민사회 사이에 많은 소통과 준비가 진행되었음을 밝혀둔다.
오늘 모임의 일차적 목적은 4.27재보선 승리를 위한 야권연합을 준비하는 일이다 오늘의 공동선언에 이어 실질적인 협의의 틀이 마련되고 정당간의 원만한 합의가 도출되기를 바라고 시민사회가 이를 적극 도울 태세임을 이미 천명했다.
동시 합의가 당장의 재보선 승리를 넘어 장기적으로 우리사회에서 진보개혁세력들의 연합정치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염원한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원(願)을 크게 세울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이명박정부 3년을 거치면서 국민들과 야당들이 모두 너무나 시달리고 지쳤다. 그러다보니 당장에 재보선이라도 이겨서, 나아가 총선에서 야당 의석을 좀 늘려서 정부를 다소나마 견제해보자는 목표에 안주할 수 있다. 조금만 덜 야만적인 정부 밑에서 약간만 나아진 살림이라도 가능해지면 좋겠다고 스스로 움츠러드는 심리가 없지 않다. 단순히 2011년 또는 2012년의 선거승리를 넘어 2013년부터 한국과 한반도의 현실을 크게 바꿔보자는 원대한 희망을 품고 구체적인 설계를 해내지 못한다면 선거승리조차 보장하기 어렵다. 오히려 지금껏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온 세력의 다른 분파에 다음 정권을 헌납하는 결과가 되기 십상이다.
요는 크게 이기고 크게 세상을 바꿀 열정이 없이는 작게도 못 이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2012년의 대선이 폭넓은 진보개혁세력들의 단합으로 강력한 공동정부 또는 새로운 통합정부를 2013년에 출범시키는 사건이 되어야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대선에 앞서 있을 19대 총선에서도 확실하고 전면적인 야권연대가 요구됩니다. 대체로 국회의원선거는 통합지방선거나 대통령선거에 비해 연합정치의 성사가 더욱 힘든다. 우리는 한편으로 2013년에 세상을 바꾸겠다는 큰 꿈을 가져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 연합이 총선보다도 더 어렵다는 국지적 재보선부터 우리의 준비와 훈련을 시작해야 한다.
재보선이라는 비교적 작은 일에도 헌신적으로 임하는 것이야말로 원을 크게 세운 사람들의 당연한 자세이다. 큰 꿈을 꾼답시고 그 성취의 현실적 조건을 냉철하게 짚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현실감각의 부족이 아니라 세워놓은 원에 대한 헌신성의 부족이라 아니 할 수 없다.
현실정치와 관련해서는 이런 것이 시민사회 인사들의 특징으로 곧잘 지적되기도 합니다만, 기성 정치권 곳곳에서도 이런저런 형태로 드러나는 결함이기도 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연합정치의 무대야말로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함께 올라 국민의 심판을 받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연합정치의 성공을 위해서는 제1야당인 민주당의 책임이 막중하다. 이는 민주당더러 덮어놓고 양보 하라는 논리가 아니다. 군소정당들이 민주당에 양보를 요구하고 민주당이 이에 피동적으로 응하는 것은 큰 꿈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니며, 민주당의 양보가 매사를 해결해주지도 않는다. 어디까지나 민주당이 시대적 소명의 실현에 가장 비중이 큰 정당답게 연합정치의 진전에 능동성을 발휘하라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다른 당에 내줄 것이든 요구할 것이든 선도적인 자세로 제안하고 협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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