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걸음에 이 나라의 언론을 향하여도 쓴 소리를 몇 마디 하겠습니다. 일제하에 ‘통곡하는 언론’이 있었습니다. 나라를 잃어버리는 슬픔을 가누지 못해 장지연은 ‘대성통곡’하였습니다.
김동길(연세대 명예교수, 태평양시대위원회 이사장)은 손기정 선수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1등으로 골인할 때 그의 가슴에 달린 일장기가 하도 민망스럽고 가슴 아파, 신문 1면에 실린 손 선수의 가슴에서 ‘왜놈’의 깃발을 지워버린 죄로 폐간의 비운에 처한 신문도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민주화 투쟁의 효시라고도 할 만한 4.19가 이 땅의 신문들이 없었다면 과연 가능하였겠습니까. 끈질긴 군사정권과의 투쟁에서 민주주의가 승리한 것도 따지고 보면, 민중의 의사를 대변하는 언론이 있었고 신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권의 잘못을 비호하는 언론들만 사이비 언론들만 있었다면, 오늘의 민주대한은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언론은 그런 본래의 숭고한 사명을 망각하고 돈벌이에 급급하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하기야 오늘과 같은 자본주의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부득이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도가 지나치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오늘 진보나 개혁을 떠들면서 실질적으로는 조국의 민주적 발전과 민주적 통일을 방해하는 언론들이 수두룩하다는 사실은 민족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고 있습니다.
적화통일이 되면 밥도 못 먹을 주제에, 광우병의 만연을 경고하며 속임수로 시작된 100일간의 촛불시위를 두둔하고 나서는 그 거짓된 언론들, 시위대가 폭도가 되어 노조파업의 현장을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을 만들어도 오히려 노조 측을 두둔하고, 그 자들의 손에 경찰 버스가 파괴되고 경찰관들이 얻어터지고 벌벌 떨어도 오히려 폭도들을 두둔하는 언론! 민주주의의 기본을 외면한 언론이 이 땅에 한둘입니까.
유치원 어린이들도 알아들을 만큼 밝혀진 천안함의 만행을 두고도 계속 믿을 수 없다며 한심한 ‘진보’를 두둔하는 언론들, 연평도 무차별 포격의 책임이 김정일의 인민공화국에 있지 않고 오히려 이명박의 대한민국에 있다고 우겨대는 엉터리 언론들 - 이런 민주정치가 과연 오래 유지될 수 있겠습니까. 이게 뭡니까. 대한민국의 패망은 이 잘못된 언론 때문에 불가피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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