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국회의원 주승용(민주당 정책위수석부의장)
안녕하십니까? 민주당의 정책위수석부의장을 맡고 있는 주승용 의원입니다.

우선 오늘 토론회의 주제발표를 맡아주신 김상조, 김호균, 홍장표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더불어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토론회에 함께 참여해주신 좌장과 토론자께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잘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의 재벌 대기업은 과거 개발독재시대를 거치면서 우리 경제의 고도성장과 더불어 몸집 키우기에 성공했고 세계적인 기업으로도 성장하였습니다. 그래서 한 때는 해외에서 우리 재벌 대기업의 간판을 보면서 뿌듯한 자부심을 느껴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재벌의 몸집 키우기가 무분별하게 이뤄지면서 국가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나아가 경제불황이 장기화되고 체감경기가 나아질 조짐이 없는데도 재벌 대기업은 국민의 어려움과는 분리되어 ‘나홀로 성장’을 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커지면서 재벌개혁의 요구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여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것 같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재벌 대기업의 성장이 중소기업의 이익으로 구현되지 않아 대․중소기업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노동자나 자영업자들에게도 아무런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른바 적하효과(trickle-down effect)가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최근 이명박 정부 3년 동안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지금 우리 국민의 재벌 대기업에 대한 이미지는 매우 부정적인 상태입니다. 실제로 최근의 재벌 대기업 관련 여론조사 결과 재벌 대기업의 사회적 영향에 대해 ‘불법상속, 부당정리해고 등 부정적 측면이 더 크다’는 응답이 52.6%로 사회적 공헌, 일자리 창출 등 긍정적 측면이 더 크다’는 응답 29.3%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재벌 대기업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불과 몇 퍼센트도 안 되는 적은 지분을 가지고 전횡을 일삼는 총수체제를 꼽기도 하고, 재벌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10조원 가량의 재산을 늘렸다는 최근 경제개혁연구소의 조사결과에서 나타났듯이 각종 편법과 불법으로 세금을 회피하는 행태를 지적하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이 문어발식 사업확장이나 명품브랜드를 가지고 서로 싸우는 볼썽사나운 모습과 떡복이, 꼬치집 등 골목상권까지 잠식하는 행태에 국민들이 혐오감을 느끼고, 하청 기업에 대한 ‘납품단가 인하 강요’라는 뿌리 깊은 못된 관행에 불신과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점들은 재벌 대기업들이 국민경제와 선순환하면서 성장하는 요인이 아니라 중소기업과 국민경제를 압박하고 피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이 재벌개혁의 중요한 사유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경제적 차원의 이유뿐만 아니라 정부와 국가의 통제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선출되지 않은 경제권력으로서 정치, 사회, 이데올로기까지 영향력을 확대함에 따라 민주주의적 관점에서 보아도 이를 견제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적지 않습니다.
지금껏 이러한 재벌 대기업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노력들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총수 1인 지배체제를 해소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국민경제와의 선순환도 회복되는 것도 아니라는 경험을 얻게 됐다.
이제는 공정한 거래를 확립하기 위해 경제력 집중과 독과점을 국가의 개입에 의해 규제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늘의 토론회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여 재벌 대기업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다른 어느 토론회보다 실효성 있는 개혁방안을 모색해보고자 3당이 공동으로 마련하게 됐다.
특히 오늘 주제발표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규제방안으로 재벌개혁의 정책수단 대기업과 중소기업 양극화해소 방안 동반성장과 이익공유제의 실현방안 등이 제기되고 논의될 예정이다.
오늘의 정책토론회를 계기로 재벌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현상과 이로 인한 대․중소기업의 양극화 현상이 해소되고 국가발전과 국민생활의 개선으로 이어지는 실효성 있는 방안들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다시 한 번 토론과 발제를 맡아주신 분들과 토론회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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