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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참패 인정?
박근혜 전 대표도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출마 거부
(뉴스파인더)민주당이 9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과 17개월 앞 대선을 앞두고 ‘정권교체’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 4.27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한 이후 민심의 쏠림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데다가 손학규-문재인-유시민 등 야권 대선주자들의 경쟁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민주당 핵심 인사들은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일찌감치 ‘승리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대선은 한나라당과의 싸움도 아니고, 보수언론과의 싸움도 아니고, 한나라당의 어떤 후보와의 싸움도 아니다”며 “그것은 민주당 자신과의 싸움이고, 진보개혁진영 자신과의 싸움이다. 나는 그것을 굳게 믿는다. 그런데 그런 승리의 중요한 조건 중에 하나가 바로 야권통합, 좀 더 크게 보면 야권의 연대”라고 말했다. 이미 한나라당을 적수로 보지도 않는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천 최고위원은 “대한민국 민심은 이미 확고하게 정해졌다고 본다. 민심은 이미 반(反)이명박, 반(反)한나라당으로 돌아섰다”며 “지난번 강원도지사 선거 때 20일 정도를 거의 강원도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뛰어다녔는데 강원도 민심이 거의 반(反)한나라당이었다. 분당에서 손 대표의 승리도 거의 확신했다”고 밝혔다.
총선은 압도적 과반수, 대선은 더블스코어로 좌파 압승?
이어 그는 “지금 이런 민심에서도 우리 진보개혁진영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그것은 우리 국민들을 탓할 것도 아니고, 한나라당을 탓할 것도 아니고, 보수언론들을 탓할 것도 아니다”며 “그래서 나는 내년 총선은 야권이 압도적 과반수로 이긴다고 보고, 내년 대선은 더블스코어로 이긴다고 본다”고 호언장담했다.
박선숙 민주당 전략홍보본부장도 22일 보도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 전망과 관련 “제1당은 130~140석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 어느 때보다 승리의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리 내부의 격화되는 경쟁이야말로 넘어야 할 장벽”이라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서울 46개 지역구 중 한나라당이 자신하는 10여 곳과 민주당이 자신하는 10여 곳을 제외한 전 지역이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전제하고 “부산은 18곳 중 절반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전국 각 지역구에 어림잡아 5~10명씩의 후보자들이 뛰고 있다”며 “이미 많은 분들이 민주당 후보, 야권 후보로 뛰고 있다. 승리가 눈앞에 보이는데 그 승리가 모두 자기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야권 내부의 후보 단일화 과정을 가로막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과의 경쟁보다도 야권의 단일화 여부가 총선 승패와 직결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패배’ 인정 분위기 역력
반면 지난 2008년 총선에서 과반의석 확보에 성공한 바 있는 한나라당은 일찌감치 총선 패배를 예감하는 듯한 발언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두언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은 “이대로 가면 한나라당의 총선 완패는 당연한 이야기”라면서 “작년 지방선거에서 완패했는데 그 후 점수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소장은 “지금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은 2007년 노무현 정권 말기 때와 같은 수준”이라고 전제하고 “최악의 경우 2008년 총선 때 민주당이 처했던 상황을 한나라당이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08년 4월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정권교체 후폭풍을 극복하지 못하고 81석에 그쳐 개헌저지선 확보에도 실패한 바 있다.
이어 정 소장은 “탄핵 역풍이 불었던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121석을 얻었을 때보다 민심이 더 나쁘다”며 “2008년 총선에서 압승한 건 보수와 진보 진영 사이에 있는 수도권 40대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었기 때문인데 이들 중 상당수가 여권에 등을 돌렸다” “이들의 지지를 끌어내지 못하면 수도권에서 지금 민주당 의석수(29석) 수준까지 각오해야 한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그는 “야권이 단일화를, 여당이 개혁공천을 이뤄내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지적하고 “야권은 단일화를 통해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에서 한나라당을 포위하고 들어올 것이고 한나라당은 이에 맞서 개혁공천을 통해 인물 경쟁을 벌여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현역 의원들이 스스로 희생해 물갈이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수도권 출마설 등 기사는 모두 오보”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은 서울시내 구청장 선거에서 강남-서초-송파-중랑구에서만 승리하는 데 그쳤다. 광진구-동작구-양천구-영등포구-중구 등에서는 공천 잡음으로 인한 한나라당 성향 후보들의 난립만 아니었다면 승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서울시내 25개 구 중 대부분 지역에서 참패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정두언 소장은 내년 총선이 이때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도 한나라당의 비세는 확인된다.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대표 이형수)와 민영뉴스통신사 뉴시스(대표 신상석)가 지난 1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년 4월에 치러질 총선에서 여당후보와 야당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겠냐’는 질문에는 야당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44.2%)이 여당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35.9%)보다 8.3%p 높았다.(전국 19세 이상 남녀 1089명을 대상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96%p)이다.
한편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이 힘겨운 승부를 벌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1위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수도권 출마’ 결단을 기대하는 당내 일각의 바램과는 달리 현재 지역구인 대구 달성구 출마 방침을 재확인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19일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릴 대구스타디움을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을 만나 “총선 불출마설이나 수도권 출마설 등의 기사는 모두 오보”라며 “유권자들에게 처음부터 약속드린 것이 있고 신뢰를 끝까지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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