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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본사 압수수색… 하이닉스 인수 불투명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개인 투자로 본 손실을 회삿돈으로 충당했다는 의혹 속에 검찰이 SK그룹 압수수색에 나섰다. 하이닉스 인수를 불과 이틀 앞둔 상황으로 입찰 자체에 빨간 불이 켜졌다.
(뉴스파인더)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8일 SK그룹 계열사들이 창업투자사인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이하 베넥스)에 2,800억원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투자금 일부가 총수 일가로 빼돌려진 정황을 포착, SK홀딩스 등 본사와 계열사 사무실 10여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계열사들의 투자금을 최 회장이 개인적으로 유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최 회장이 선물투자로 본 손해를 계열사들이 메우거나 비자금을 조성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 수사관 20여명은 이날 새벽 SK그룹 본사 사옥 29층과 32층에 있는 SK 홀딩스와 SK가스 사무실에 들어가 회계장부와 금융거래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내외부 관련자 자택 등 10여곳을 동시에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SK그룹 수사는 글로웍스 박성훈 대표의 주가조작 사건 수사에서 비롯됐다. 당시 몽골 금광개발 등의 허위정보를 유포해 주가를 올리는 사건에서 베넥스 대표인 김준홍씨가 공모했다는 증거를 파악해 지난 3월 베넥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SK그룹의 최재원 부회장 돈으로 드러난 170여억원이 사무실 금고에서 발견돼 검찰은 자금추적에 나섰고, 결국 진행된 SK그룹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에서 SK그룹 계열사들과 최 회장과의 유착 개연성이 드러나게 됐다.
검찰은 그룹 계열사들이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출자한 자금 2,800억원 가운데 500억원 정도가 자금 세탁을 거쳐 최 회장의 선물투자에 동원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즉 최 회장이 선물옵션 상품에 5,000억원을 투자했다가 1,000억원 이상 손해를 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이 중 일부가 회삿돈이라는 얘기다.
G20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차 프랑스 칸에 머물던 최 회장은 이날 오후 4시경 전용기를 타고 급하게 귀국했으며 검찰은 최 회장 소환을 예정, 이달 안으로는 수사를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SK의 이같은 악재로 2일 앞으로 다가온 하이닉스 인수에 대한 본입찰도 불투명해졌다.
하이닉스 매입을 추진하는 SK텔레콤도 이번 압수수색에 따라 혼란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 정상적인 입찰이 가능할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시장의 치킨게임에서 일본과 대만 등에 삼성, 하이닉스 등의 한국기업들이 승기를 잡은 것으로 전해져 하이닉스 주가가 많이 상승한 점도 SK측의 인수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하이닉스 매각관련 채권단에서는 최 회장에 국한된 내용으로 SK그룹의 업무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이로 전망하면서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SK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SK이노베이션과 SK케미칼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하향을 면치 못했다. 하이닉스도 SK의 인수 포기 가능성이 대두되며 4.5% 대의 급락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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