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김동길
조국 땅을 떠나서 세계를 둘러보면 자기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도 더 강해지고 우리나라가 장차 가야할 길도 더욱 분명해지는 것 같습니다. 해외에 사는 교포들이 국내에 사는 사람들보다 더 애국심도 강하고 따라서 우리들보다 걱정도 더 많이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는 사실을 이번 여행에서 더욱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국의 급선무는 뭐니뭐니 해도 통일입니다. 갈라진 국토와 민족의 통일이 선행되지 않고는 이 겨레에게 부여된 역사적 사명을 다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는 무너져 가는 서양문화의 알맹이를 이어받을 나라가 동양3국 중에 어느 나라 어느 민족입니까. 중국입니까? 일본입니까?
조금도 주저함 없이,“그런 사명을 띠고 역사에 등장한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다”라고 나는 대답할 자신이 있습니다. 그런 역사적 사명을 중국이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일본이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안 될 말이죠. 그런데 16세기에 영국이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침하고 나서 영국의 시대가 300년이나 이어졌고, 곧 뒤를 이어 미국의 시대가 100여년 계속되었으나 그들이 대표했던‘서구’는 점차 몰락의 길을 더듬고 있습니다.
이제는 한국이‘서구문명’의 엣센스를 계승하여 그 소임을 다해야 할 때가 아닙니까. 우리가 민주주의를 실천궁행하고, 우리가 도덕적으로 흠잡을 수 없는 나라가 되고, 우리가 열심히 일하여 과거 미국이 그러했듯이, 한국인이 만든 물건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제품이 되었듯이 “Made in Korea”가 세계에서 최고가 되게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내 눈에는 더욱 분명합니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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