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민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와 관련한 이명박 대통령의 선비준 후 3개월 이내 재협상’ 제안을 거절하자, 17일 한나라당 지도부는 표결처리 의사를 밝혔다.

(뉴스파인더)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요구를 100% 받아들인 상황에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며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처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대통령이 국회에 와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대표가 모두 있는 자리에서 FTA 처리 후 3개월 내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재협상하겠다고 말했고, 어제 미국 행정부도 재협상 취지의 말을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ISD 폐기 및 유보를 위한 재협상을 받아오되, 한미 양국 장관급 이상의 서면합의를 받아오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와 억지요구를 계속하고 있고, 우리는 이제 설득할 만큼 했다”면서 “이것은 외교관례에도 어긋나는 주장일 뿐 아니라 어떻게 보면 모욕에 가까운 억지요구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당내 협상파였던 황우여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과연 파국으로 몰고 가려 하고 있다”며 “이제 고뇌와 결단의 시간이 다가왔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황 원내대표는 기성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회복해야 하는데 민주당은 신뢰회복에 대한 아무런 화답도 없이 18대 국회를 마치려 하는가”라며 “민주당 지도부는 이런 고뇌를 되새기며 화답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특히 몸싸움 없이 국회 표결에 임한다는 것을 무기명 투표로 결정짓자는 협상파의 요구는 이번에도 묵살되다시피 했다”며 “동료 의원은 단식으로 외치고 있고, 많은 의원들이 직을 걸고 몸싸움이 없는 품위 있는 국회를 선사하겠다고 나선 마당에 민주당은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역시 “점점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민주당은 자신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분명하게 알지 못하는 것 같다. (민주당의) 혼돈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고, 결론도 뒤죽박죽”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의원총회를 열고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 대한 의견수렴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