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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무시하고 영구히 지속된 정권은 없다
중국은 2010년 노르웨이의 노벨위원회에 미리 경고했다. 자국의 민주투사 류샤오보(劉曉波)에게 상을 주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노벨위원회는 이를 무시했다. 그렇게 해서 류샤오보는 중국인 최초로 노벨상을 받은 인물이 되었다. 그는 국가전복 혐의로 기소되어 11년 징역형을 받고 복역 중 옥중에서 상을 받았다. 자국민이 노벨상을 받으면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베이징에서 나온 말은 엉뚱하다. 노벨위원회의 선택이 노벨상을 “모독”했다는 것이다.
(뉴스파인더)조홍래 논설위원최근에는 인권변호사 가오즈성(高智晟)이 집행유예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거주지에서 2000㎞ 이상 서쪽으로 떨어진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감옥에 수감했다. 중국 체제를 비판한 설치 예술가 아이웨이웨이에게는 엉뚱하게도 탈세혐의를 걸어 26억 원의 벌금을 물렸다. 구이저우(貴州) 성의 인권운동가 천시(陳西)는 국가전복선동죄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쓰촨성의 반체제 인사 천웨이(陳衛)도 국가전복선동죄로 징역 9년형을 받았다. 그밖에도 공산당을 비판했거나 인터넷에 반정부 글을 올린 수많은 반체제 인사와 블로거들이 체포되거나 투옥되었다.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은 거의 국가전복혐의로 처벌된다.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에게 있어 당이나 정부에 대한 비판은 곧 국가전복 행위가 된다. 그 점에서 본다면 중국 지도자들에게 인권은 독약과 같은 것이다. 인권이 언젠가는 공산당을 망칠 것이라는 악몽에서 그들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渡) 국가주석은 중국의 인권문제를 안주로 삼는 서방언론에 매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서방, 특히 미국이 중국문화를 서구화하려는 “문화전쟁”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인권문제를 문화전쟁으로 비화시킨 그의 착상이 기발하지만 실상은 인권탄압을 건드리는 서방 언론의 지적이 그만큼 아프다는 반증이다.
중국은 요즘 대담해졌다. 연일 국제뉴스의 헤드라인을 독식할 정도로 중국의 말과 행동은 무례하고 오만하다. 미국이 가장 놀란 모습이다. 중국이 경제성장으로 얻은 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놓고 국제사회는 일말의 불안을 가졌으나 일본과의 영토분쟁에서 나타난 중국의 도발적 행동은 예상을 훨씬 넘었다.
원자바오((溫家寶))총리는 작년 유엔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주요 국제문제에 대한 협력을 약속했다. 위안화 절상, 이란 핵 문제, 북한의 천안함 격침, 기타 주요 현안을 국제규범에 입각하여 협조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게 그의 다짐이었다. 그러나 일본과의 센카쿠(尖閣)열도 분쟁에서 드러난 중국의 태도는 힘으로 이웃을 짓밟는 무뢰배 수준이었다. 최근 우리 영해를 침범한 중국 선장이 대한민국 해경을 살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원자바오의 약속은 모두 허언으로 끝났다.
세계는 지금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한 엉뚱한 중국을 보고 있다. 외교에서는 공격적이고 군사력에서는 위협적이다. 오바마가 취임하면서 생각했던 중국, 즉 주요 국제문제에서 매우 협력적인 전략적 파트너가 될 것이라던 중국은 지금 존재하지 않는다. 조지 워싱턴대학의 중국문제 전문가 데이비드 샘보그 교수는 결국 오바마가 바랐던 중국의 모습은 환상이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는 세상을 지배하려면 이웃부터 평정하라는 속담이 있다. 이웃을 완전히 장악할 때까지는 강대국과의 시비는 하지 말라는 말이다. 중국은 서해와 동해에서 실시되는 한미 합동 해상훈련에도 시비를 걸었다. 이를 놓고 보면 중국은 이웃 평정을 완료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티베트의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중국 정부와 공산당 중 하나는 언젠가 망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중국으로부터 혹심한 탄압을 받은 티베트인의 통한을 그렇게 표현했다. 중국은 인권 운동가들을 가소롭게 보는 듯하다. 그러나 기본적 인권을 무시하고 영구히 지속된 정부나 이념은 인류역사에 없다. 지금이라도 달라이 라마의 경고를 진지하게 음미하는 게 중국 지도자들에게는 보약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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