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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마항쟁 40주년 기념 부산 등 순회공연
기사등록 일시 : 2019-10-15 13:16:11   프린터

1979년 10월 16일 부산에서 시작되어 같은 달 18일 마산(現 창원)지역까지 확산된 부마민주항쟁이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한다.

 

 

▲최초로 부마민주항쟁 소재로 한 연극 <거룩한 양복> 공연장면(사진=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제공)

 

정책브리핑에서 부마민주항쟁은 경남지역(부산·마산)의 시민과 학생들이 유신독재에 항거해 일어난 대규모 민주화운동으로, 정부는 올해부터 부마민주항쟁 발생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이와 관련해 부마민주항쟁이 다시금 조명되는 가운데, 2017년 10월에 초연했던 부마민주항쟁 소재 최초의 연극 <거룩한 양복>이 최근 부마민주항쟁 40주년을 기념해 부산과 마산(7월), 광주(8월) 재공연을 마무리했다.

 

연극 <거룩한 양복>(극작 김지숙, 연출 김동민)은 이념과는 거리가 먼 소시민 청년 최정호가 우연히 부마민주항쟁의 물결에 휩싸이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1979년 이후 한 세대의 시간이 흐른 어느날, 희생자였던 혼령과 동행하면서 그 날을 다시 기억해가는 최정호를 통해 우리는 당시 정의로운 촛불을 든 선량한 시민들을 만나게 된다.

 

이 연극을 총괄한 김동민 연출가는 “우리는 그 날의 선량하고 정의로웠던 시민들을 기억해야만 한다”며 “당시 시민들은 바로 우리들 자신이었고, 1979년의 정의로운 시민들은 그때의 우리들 자신이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그러면서 ‘영웅’이 되어간다는 과정은 쉬운 선택이 아니라며 “소시민적 입장에서는 세상을 바꾸고 운동하시는 분들은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마음이 생기는 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것을 작품에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즉 가장 보편적이고 평범하게, 그들에 대해 객관적이고 인간적인 시선을 갖고 바라보는 것이 이 작품의 연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부마민주항쟁은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면면히 이어질 수 있게 한 시발점이자 원동력으로, 5·18광주민주항쟁과 연결되며 6·10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되었다. 그리고 4·19혁명과 함께 한국 현대사의 4대 민주항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 부마민주항쟁은 다른 항쟁에 비해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못했는데, 김 연출가 또한 <거룩한 양복>을 연출하기 전까지는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던 2017년도에 극단 ‘더블 스테이지’가 우연히 민주공원 공연장의 상주단체가 되면서 이 공간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작품을 고민하다 ‘부산·민주공원·민주’라는 키워드에 부합하는 부마민주항쟁을 기억하게 된 것이다.

 

김 연출가는 “자료 조사를 하면서 상당히 흥미로웠던 것은 부마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나 공연물이 거의 없다는 점이었다”면서 “광주 민주화운동은 영화와 연극 등으로 만들어지면서 국민들이 거기에 쓰는 마음이 대단히 큰데 ‘왜 부마항쟁은 그런 게 없지?’라는 물음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극 <거룩한 양복>에 출연한 김수철 배우 역시 이전까지 부마민주항쟁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단어’ 정도였다며 “그런데 공연을 하고 나서는 부마민주항쟁은 광주민주화운동이 발생하는 데 시발점을 만든 사건이기도 한데 왜 사람들이 잘 모를까 싶더라”며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공연이 끝난 후에 어떤 심정으로 연기했냐는 질문에 “왠지 감정이 울컥 올라와 ‘고맙다’라는 말밖에 생각이 안났다”면서 “그 고마움이란 당시 항쟁에 참여한 분들에 대한 마음으로, 그분들이 처음 시작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계속 이어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연극 <거룩한 양복>은 부마민주항쟁에 대한 문화 콘텐츠가 부족한 현실에서 2017년 10월에 첫 공연을 진행했고, 올해 부마민주항쟁 40주년을 기념해 7월과 8월에 부산, 마산, 광주에서 순회공연을 펼쳤다.

 

이번 공연이 초연과 다른점이라면 최정호가 과거로 돌아가 그때의 일을 보여주고 다시 현재로 와서 마무리 짓는 내용인데 반해 이번에는 마산의 상황도 짧게나마 강력하게 보여준다.

 

특히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희극적인 요소를 가미해 극의 완급을 조절하는데, 대학생과 노동자가 고문을 당해야하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서로의 아픈 부위를 찔러가면서 “아프지? 많이 아프지?”라며 서로를 위로한다.

 

김 연출가는 “우리의 삶이 이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는 게 쉽진 않지만 그래도 서로 아픈 데를 찔러가면서라도 웃을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며 이 장면이 매우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반면 김 배우는 최정호가 술집에서 택시 잡으러 나왔다가 몽둥이를 맞아 갈피를 못 잡고 멍하게 있는 와중에 실제로는 아무것도 없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전경들에게 맞고 있는게 보이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한편 <거룩한 양복>이 제목이 된 연유에 대해 김 연출가는 그 당시 서민들이 양복 입을 일이 별로 없었을 거라며 “작품에 나오는 노동자가 ‘양복 한번 입어볼 수 있을까요. 너무 입고 싶네요’라는 대사를 하는데, 이는 어찌보면 부러움의 표출이거나 자기 삶에 대한 애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실 장면에서 주인공 내외는 세탁소를 하는데 마지막에 그 양복을 태워버리자고 결심한다”며 “이는 양복 입고 살지 못했지만 입어보고 싶었던 ‘그들’에게 양복을 보내주는 것으로, 그 당시 분위기 혹은 그 당시 경험했던 사람들의 정신을 반영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거룩한 양복>을 연출하면서 종종 처음 보는 전화번호로 문자나 전화가 와서 이전에 했던 공연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는 김 연출가는 “추측건대 아마 그 시절을 보냈던 분들인 듯 한데,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많은 분이 부마항쟁을 잘 알지는 못하더라도 경험했던 분들의 마음이 매우 크다는 것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이번 연극에서 주연을 맡은 김 배우는 “연극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부마항쟁에 대해 알았으면 좋겠다”며 “매체도 관심을 많이 가져서 이후로 부마항쟁에 관한 영화나 뮤지컬이 많이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 연출가 또한 공연 후에 부마민주항쟁에 대해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며 “그동안 부마항쟁에 대해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나 역시도 민주주의라는 단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부마항쟁이라는 소재로 작품을 만든 연출자 입장에서 나름의 자부심이 있다”며 “이번 부마민주항쟁의 국가기념일 제정을 계기로 보다 많은 시민들이 부마항쟁에 대해 알아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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