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한미 동맹 3대 비전 제시..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설명
미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8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상ㆍ하원 합동회의 영어 연설은 참석 의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약 34분간 진행됐다.
[뉴스파인더]박 대통령은 이날 하원 본회의장에서 행한 합동연설에서 한미 동맹 60년을 평가하고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북한에 대해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입각한 단호한 입장을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두 나라의 관계가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격상된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소개하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기반 구축 ▲동북아 지역 평화 협력 체제 구축 ▲지구촌 평화와 번영에 기여를 내용으로 하는 한미 동맹 3대 비전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또박또박한 영어발음으로 시종 차분하게 연설을 소화했고, 이 과정에서 상하원 의원들로부터 연설을 전후해 기립박수 6차례를 비롯해 모두 40차례의 박수를 받았다. 연설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는 39차례의 박수가 나왔다. 이 때문에 애초 30분 예정이던 합동 연설은 4분가량 늘어났다.
박 대통령은 연설에서 새 정부의 4대 국정기조 가운데 하나이기도 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기반 구축에 대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북핵불용, 도발에 대한 응징, 인도적 지원을 토대로 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남북한 간의 점진적인 교류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구축해 감으로써 지속가능한 평화를 만들어 나가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한은 핵보유와 경제발전의 동시달성이라는 불가능한 목표를 세웠다", "국가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핵무기가 아니라 국민 삶의 증진이다", "북한은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는 언급으로 북한의 변화를 강하게 촉구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DMZ는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진정한 비무장지대가 돼야 한다"면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유지해 나가면서 DMZ 내에 세계평화공원을 만들고 싶다. 그곳에서 평화와 신뢰가 자라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동북아 지역 평화 협력체제 구축에 대해서는 "역사에 눈을 감는 자는 미래를 보지 못한다.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지 못하는 것은 오늘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내일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이란 미국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들이 환경, 재난구조, 원자력안전, 테러대응 등 연성 이슈부터 대화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고, 점차 다른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넓혀가는 다자간 대화 프로세스다. 여기에는 북한의 참여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게 박 대통령의 설명이다.
박 대통령은 "이러한 구상은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과도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미국의 동참을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통령은 "한미 동맹이 나아갈 세 번째 여정은 지구촌의 이웃들이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며 "미국 독립선언서에 새겨진 행복추구권은 대한민국 헌법에도 명시돼 있다. 저는 오랫동안 한미동맹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는데 있어야 한다고 믿어왔다"고 말했다.
또 테러 대응, 핵 비확산, 국제금융위기와 같은 글로벌 이슈에서도 한미 양국의 공조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에 그치지 않고 한미 양국이 앞으로도 자유, 인권, 법치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확산하고, 빈곤 퇴치, 기후변화, 환경 등 글로벌 이슈에 공동대처하는 데 있어서도 계속해서 함께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박 대통령은 회색 재킷과 바지 정장에 진주목걸이를 한 채로 연단에 올랐다. 한복차림으로 연설에 임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도 있었지만 빗나갔다.
박 대통령이 연설장에 입장할 때와 연설을 마치고 연단을 내려갈 때에는 하원의장까지 지냈던 거물 여성의원인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공화당 쪽에선 에릭 캔터 원내대표의 모습도 보였다.
연설이 끝나고 연단을 내려온 박 대통령에게 한 남성의원이 사인을 요청하는 듯한 장면도 TV 화면에 잡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