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사업상의 기회를 노리는 중국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지난해 8월 북한 라선에서 열린 국제무역박람회서 중국 건설업체들이 각종 장비를 선보였다.(사진=VOA)
[미국소리방송]예측불가능한 북한의 정치 상황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잠재력에 매력을 느끼는 중국인 민간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신문은 그러면서, 올해에만 9 차례 북한을 방문한 중국인 사업가 하오쩌 씨를 예로 들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할아버지 때문에 북한에 관심을 갖게 된 하오 씨는 지난 2004년 처음 북한을 방문했고, 2010년부터 북한에서 인삼과 꿀을 수입하기 시작했다.
이후 북한에서 자동차부품 제조와 식당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큰 돈을 번 하오 씨는 앞으로 북한 광산에 3천6백만 위안, 미화약 6백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하오 씨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1980년대의 중국과 같아서 위험이 크지만 기회를 잡으면 이익도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북-중 경제협력에 관한 글을 발표한 한국 수출입은행의 김중호 선임연구원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사업가들이 대북 투자를 선호하는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녹취 김중호 한국수출입은행] “중국에서 임금이 상승하고 있고, 자원 수요가 증대하는 상황에서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경제적인 측면에서 필요하겠죠.”
신문에 따르면 2011년 말까지 중국 사업가들이 북한에 투자한 총 누계금액은 약 60억 달러로 추산된다.
또 2010년 현재 북한에 등록된 중국 기업은 138개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41%가 북한 광산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중국의 많은 민간 투자자들이 당국에 등록하지 않고 북한과 사업을 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투자회사는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북 투자에 따른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지난 해 중국의 시양그룹이 북한 광산에 투자했다가 북한 당국의 계약 파기로 5천5백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같은 사건이 중국인 투자자들의 대북 투자 열의를 약화시키지는 못했으며, 하오 씨 같은 경우 여전히 북한의 값싼 노동력과 적은 운영비용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실제 지난 2007년 3백 명의 중국인 사업가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서 약 90%가 북한에서 이익을 내고 있다고 답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갈수록 늘고 있는 중국의 대북 투자가 북한의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2011년까지 적자였던 북한경제가 지난 2년 간 흑자로 돌아선 데는 중국인들의 투자가 큰 역할을 했다.
한편 서방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북 투자 증가가 북한의 도발적 행위를 부추길 위험이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더 많은 자본을 유치한 북한의 핵 야욕이 더욱 대담해질 수 있고, 경제적 변화를 모색할 필요를 덜 느끼게 될 수도 있다.
반면 다른 분석가들은 외국인 투자로 인해 북한이 외부세계나 국제사회와 의미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가 조성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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