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조사위원회가 황우석 교수의 2005년도 논문이 조작된 것이며 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발표한 직후, 과학기술부도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러우며 참담한 심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과학기술부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려는 태도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어찌보면 자기들도 피해자인 것처럼 구는 듯 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과학기술부의 첫마디는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되어야 하는게 아니었나?
겨우 보름 전의 일이다. 지난 8일 오명 과학기술부 장관 및 부총리는 서울대 소장 교수들의 황우석 교수 논문 검증 요구를 “내용도 모르는 제3자”로 폄하하면서, 검증은 없다고 단호하게 주장했었다. 그런데 검증을 해서 논문이 조작되었다고 공식적으로 밝혀진 것이다. 기자회견 전에 최소한 오명 부총리의 사과라도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후안무치가 따로 없다.
민주노동당은 지난해 11월 과학기술부가 졸속으로 최고과학자연구지원사업을 신설하면서 아무런 절차와 과정도 없이 황우석 교수에게 265억원을 배정한 것에 대해서 지적했다. 그러나 과기부는 아무런 해명도 없이, 은근슬쩍 올해 6월에 선정위원회를 꾸려서 황우석 교수를 다시 최고과학자로 선정하였다. 올해부터 5년간 150억원이 투자될 예정이고, 벌써 30억원이 집행되었다. 인프라 구축 비용으로 245억원도 투자되고 있다. 충분한 검토없이 졸속 예산 배정으로 막대한 국고가 낭비된 것에 대한 책임은 대체 누가 질 것인가?
또한 젊은 과학자들에게 투자하기 위한 올해 신설된 국가특별연구원사업에 배정된 10억원을 연구비 부족을 이유로 황우석 교수에게 전용할 것을 결정한 것도 과학기술부였다. 황우석 거품을 불러일으키고 미래 연구인력에 대한 투자를 훼손한 책임은 대체 누가 질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왜 한마디도 없다는 사실에 기가 막힐 뿐이다.
이 몇가지 사례뿐만 아니다. 황우석 교수에 대한 398억원의 막대한 연구비를 투자하면서 어떤 검점도 하지 않아 현재의 <황우석 사태>를 키워온 책임부처인 과학기술부의 반성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줄기세포 등 생명공학연구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약속뿐이다. 희귀난치병 환자들을 핑계 삼아 책임을 축소·외면하기 나쁜 과학기술부의 모습에서 절망과 실망감만 느껴질 뿐이다. 추락한 신뢰를 만하기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 잘못과 책임을 솔직히 인정하고 오명부총리가 사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