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으로 우리를 위협한 그 다음 날, 북은 NLL 포격을 감행하였습니다. 연평도를 포격한 이후 처음으로 이 수역에 500여발을 발사함으로, 북의 인민공화국의 존재감을 전 세계에 과시한 셈입니다. 우리 군이 대응포격을 단행하고 전투기가 출격했으나 사태가 그 이상 악화되지는 않았다.
[김동길 교수] 박근혜 대통령이 일전에 독일을 방문하여 매르켈 수상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독일에서 가장 유서 깊은 도시 가운데 하나인 구동독의 드레즈덴에서 한반도 통일의 ‘3대 원칙’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 ‘선언’은 평화를 바탕으로 남과 북이 힘을 합하면 북에 사는 2300만 동포의 살 길이 열리고 장차 한반도는 세계 평화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매우 희망에 넘친 감격스러운 호소였다고 믿습니다.
그런 우회적인 동족의 ‘애원’에 대해 500발의 포격으로 대응한다면 국제 사회에서 과연 어떤 나라가 북을 돕겠다고 나설 겁니까? 김정은의 왕조가 무너지는 것은 조금도 아깝지 않지만, 잘못된 정권, 잘못된 정치에 70년을 시달린 우리들의 형제와 자매들은 팔자소관이라며 신세 한탄이나 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
자유가 완전히 박탈된 상황에서는 민중이 일어날 힘도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북을 크게 변화시킬 유일한 길이 전쟁 밖에 없다면 이런 비극이 어디 있습니까? 김정은은 우리가 전쟁을 안 할 것을 알기 때문에 저 짓을 하는 겁니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약점입니다. 김정은의 대남인식을 180도 바꾸어 놓기 위해 어떤 모양으로든 힘의 과시는 반드시 있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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