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은 지난 6월8일 최고위원회 워크샵 논의결과를 토대로 당직제도개선위원회(제도개선특위)를 구성하고 2차례에 걸쳐 당직공직 겸직금지 최고위원회 선출방식 등 지도체제의 개편 방향을 논의했다.
지난 15-16일 제2차 제도개선특위는 원래 주요 쟁점에 대해 의견을 모으는 끝장토론을 예상했으나 논의 결과 주요 쟁점을 형성하고 논의의 흐름을 파악하는 수준에서 회의를 마쳤다.
제도개선특위는 앞으로 수차례 더 논의를 한 후 최고위원회에 의견을 제출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는 최고위원회평가서 채택여부, 책임최고위원제 검토, 대표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 당3역의 구성방식, 의원단총회의 위상, 당직공직겸직금지제도 검토, 최고위원 선출방식, 확대간부회의 위상, 노동자 농민에 대한 최고위원 할당제, 최고위원 정수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
책임최고위원제도에 대해 지난 6월 최고위원회 워크샵에서 일부 최고위원 스스로 집행부서를 담당하면서 최고위원회에서 전체 당무를 총괄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토로한 바 있다.
15일 제도개선특위에서 정종권 서울시당 위원장은 "현재 의무적인 담당최고위원제도를 없애고 최고위원이 당직을 맡을 것인가는 최고위원회 자율에 맡기는 대신, 중앙당 실국장의 역할을 증대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용길 충남도당 위원장은 당론을 결정하는 당 지도부가 집행을 담당하면, 자기결정과 자기집행의 결과가 돼 부자연스런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이 제도를 폐지하면 최고위원회가 과거 대표단으로 돌아가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창현 사무총장은 현 제도가 최고위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담당최고위원제도가 없었으면 최고위원들이 논의만 하는 비생산적인 정치인으로 외부에 비춰졌을 것"이라는 일부 반론을 소개했다.
김창현 사무총장은 담당최고위원제도를 없앤다면 부문위원장과 본부장의 역할과 위상을 제고해야 하고 반면 최고위원의 숫자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지난 지도체제 하 일상적인 최고집행기관이었던 상무집행위원회 구성원인 각 부분위원장 등 집행책임자가 상근하지 않았다.
그런데 당의 발빠른 대응을 위해 집행책임자를 상근시켜야 하고 최고위원들 역시 당을 일상적으로 총괄하기 위해 상근해야 하는데, 인적 재정적 한계로 인해 자연스레 책임최고위원제가 이 양자의 필요성을 충족시킨 측면이 있다.
이날 김학규 의정지원단장은 "당헌은 의원단총회가 중앙위 직속으로 규정하는데, 당규는 마치 최고위원회 산하에 있는 것처럼 규정돼 혼선을 주고 있다"며 "당규를 당헌에 따라 고쳐 의원단총회의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헌과 당규를 충돌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며, 의원단을 최고위원회와 병렬적으로 배치하면 지도력이 2원화되며, 중앙위 결정은 최고위를 통해 단일하게 집행돼야 한다는 상당한 반론이 제기됐다.
정종권 서울시당 위원장은 "당규를 개정할 필요는 없지만 정책위의 역할을 높여 의원단총회의 역할과 위상을 높일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길 충남도당 위원장은 "역동적인 위원단을 중앙위 직속으로 하는 것은 곤란하지만 최고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창윤 울산시당 위원장은 "당복속이 원칙인데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과도상황이며 운영에 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고위원회 선출방식에 관해서는 현재 1인 7표의 문제점에 제도개선특위 위원 대다수가 공감했다.
당직공직 겸직 금지제도를 유지하자는 의견과 개정하자는 의견이 팽팽했는데, 개정하자는 의견은 전면 겸직허용, 비율적 허용, 대표만 허용으로 나눠졌다. 다만 논의가 진행됨에 따라 대표만 풀 것인가라는 기존의 쟁점보다는 겸직금지제도 자체의 찬반논쟁으로 발전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2012년 집권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경로를 논의할 집권전략위를 구성했다.
지난 7월 2일 중앙위원회를 앞두고 제1차 회의를 개최해 위원들간의 상견례를 갖고 향후 일정을 정돈한 것이다. 김혜경 대표가 위원장을, 최규엽 홍보위원장 겸 최고위원이 부위원장을 맡았다.
집권전략위는 이용길 충남도당위원장, 문성현 경남도당위원장, 조승수 의원, 진보정치연구소 김영욱 부소장 등 13명의 위원과 약간명의 전문위원 및 간사를 두고 있다.
집권전략위원회는 향후 진보정치연구소 등 당 내외 진보적인 정책역량을 활용해 2006년 초 집권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최종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