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외교보좌관은 14일 참여정부의 통일방안과 관련해 “먼저 한반도에 평화구조를 정착시키고, 남북한 간의 활발한 교류와 협력을 통해 북한의 경제가 발전되고, 북한이 통일을 감당할 정도가 되면 지금 유럽연합과 같은 국가연합과 같은 단계를 거쳐, 자연스럽게 통일을 달성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의 독일방문을 수행 중인 정 보좌관은 이날 오전 KBS 제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손관수입니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이 밝힌 4단계 통일방안이 어떤 내용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하고 “결론적으로 노 대통령의 발언은 남북통일은 예측가능한 과정을 통해 안정된 절차를 거쳐서 이뤄나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보좌관은 특히 “노 대통령은 이번 독일 방문을 통해 독일의 동방정책이나 통일과정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고 평소의 소신을 말했다”고 밝히고, “우선 그 내용은 첫 번째로 우리 민족의 통일은 달성돼야 된다는 것”이라며 “그렇지만 독일의 경우는 너무 큰 비용이 들고 후유증이 크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통일의 과정이 독일과는 달랐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정 보좌관은 독일의 UN 안전보장이사회 진출문제와 관련해서도 “우리나라는 우리와 같은 중견 국가들이 유엔 안보리에 참여할 기회를 많이 가지기 위해서는 상임이사국 증설이 우리 이익에 맞지 않아 반대를 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따라서 “노 대통령이 슈뢰더 총리에게 첫 번째 관문이라고 말했듯이 기본적으로 독일이 상임이사국이 되는 데는 서로 이해를 달리하나 만약 상임이사국을 늘리게 된다면 독일은 우리의 지지를 받지 않겠느냐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은 같은 날 ‘엄광석의 SBS 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남북관계에서도 쓴 소리를 하고 얼굴 붉힐 때는 붉혀야 한다는 노 대통령의 독일 동포간담회에서의 발언으로 대북정책 기조에 변화가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예측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남북관계에 있어서 원칙과 신뢰가 지켜져야 한다는 평소의 신념을 말한 것으로 대북정책 기조의 변화라기보다는 앞으로 남북 간에 아주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대화를 하기 위한 제언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밝혔다.
권 보좌관은 노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동북아균형자론의 의미에 대해 “유럽은 과거 상당히 어려운 역사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유럽연합이라는 통합과 화합, 협력 그리고 공동번영의 궤도에 오르고 있다”고 전제하고, “이러한 유럽통합의, 즉 과거를 청산하고 미래의 공동번영을 위한 유럽의 실적이 우리 동북아에도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노 대통령의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동북아균형자 역할을 하려면 힘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이상적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권 보좌관은 먼저 “과거 19세기나 20세기처럼 국방력 등 구체적인 국력, 즉 하드파워에 의해 국제정세가 좌지우지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고 말하고, “지금은 이러한 하드파워보다는 도덕적인 정당성이나 인류의 보편적 가치, 평화애호를 위한 국민들의 역량과 의지 등 ‘연성 국력’(소프트 파워)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권 보좌관은 이어 “대한민국이 지금 주장하고 또 얘기하고 있는 것이 세계에 많은 반향을 받고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과거를 연상하면서 우리의 능력과 국력, 국민들의 역량을 너무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권 보좌관은 “최근 주한미군 군무원 감축 등 한미현안에 대한 이견이 동맹의 균열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도 “한미동맹관계는 지난 50년 동안 우리나의 안보와 경제발전에 기본 축이었고 노 대통령도 한미동맹관계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깊은 소신과 신념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동맹정신을 기반으로 해서 한미 간에는 얼마든지 이견을 조율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권 보좌관은 이와 함께 한·독 정상회담 때 쾰러 독일 대통령이 노 대통령에게 한반도와 동서독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설명했다며, 특히 유럽통합의 과정으로서 동서독 통일이 이뤄졌다고 설명하면서 동북아시아의 통합이라는 개념으로 남북관계를 접근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통일 예측가능·안정 절차 이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