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당은 16일 어제와 마찬가지로 아침회의에서 민주당과 박상천 대표에 대한 공격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했다. 참 딱한 일이다.
민주당은 16일 다시 재삼 재사 강조하거니와 국정실패 주요책임자들과 함께 하자는 말은 대선승리를 한나라당에게 헌납하자는 말과 똑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 말은 대선은 안중에도 없고 총선에만 매달리는 지극히 이기적인 발상이요 나 혼자만 살고자 하는 소아병적 발상이다.
지난 1997년 우리가 거대집권당인 한나라당을 상대로 정권을 교체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당시 한나라당 정권이 IMF 국난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국정실패 책임을 물은 결과로 정권교체가 된 것이다.
현재 노무현 정권은 당시 한나라당보다도 더 국민의 눈 밖에 나 있다. 그것을 자신들이 더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열린당을 정리하고 새롭게 신장개업을 하자는 논의를 자신들 내부에서 여태껏 했고 통합논의도 그래서 시작된 것이다. 이런 실패한 정권의 주요책임자들과 함께 하자고 하는 것은 너무나도 무모한 일이다.
참여정부의 실정은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당의 공동책임이다. 함께 일해 놓고 이제 와서 노 대통령을 비판한다고 해서 그 주요책임자들의 과오가 면죄되는 것은 아니다. 통합정당은 국정실패 책임을 씻어내는 세탁소가 아니다. 세탁소로 이용하려는 생각을 접어야 한다.
민주당은 민주당 방식의 중도개혁통합을 통해 승부를 하려고 한다. 열린당은 열린당의 방식대로 생존해 나가기 바란다. 남의 당의 통합에 대해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기 바란다.
요즘 이른바 살생부란 말이 나돈다. 이 말을 언론과 열린당에서 즐겨 사용하는 것 같다. 민주당 분당 전 지금 열린당에 계신 분들이 살생부라는 것을 만들어 그 명단이 나돌았던 기억이 있다. 살생부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다 민주당은 그런 권력이 없다. 열린당에게 권력을 탈취당하고 근근히 생존해서 여기까지 온 피해자들이다. 살생부 소리가 들리면 민주당은 피해의식 때문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정당이다.
살생부란 말은 이치에도 맞지 않는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중도개혁통합에 끼지 못하면 죽어야 살생부인데, 끼지 못한다고 죽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나름의 생존력이 있는 사람들이 여기에 끼지 못해서 ‘나 죽는다’ 하고 스스로 공포감에 휩싸여 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