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노동청이 작성한 수감일정 세부사항이란 문건이 드러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감사가 중단되는 등 갈 길이 먼 국정감사가 거듭 파행을 겪고 있다.

자유선진당은 17일 수감일정 세부문건'에 의하면 수감결과 보고란에 두 시간 내에 청와대, 국무총리실, 국정원, 경찰청에 보고하게 되어있는가 하면, 수감보고서에는 특이동향, 증언관련 사항, 의원들의 폭로성 질의, 언론의 잘못된 보도에 대한 수감기관의 대응, 감사장 주변 집회시위 내용, 출석증인 명단 및 진술요지, 질의내용을 사전에 입수하는 행동요령까지 구체적으로 나열돼 있다.

국민이 맡긴 나라 곳간을 제대로 관리해 왔는지 감사에 나선 국민의 대표들을 거꾸로 감사하려 한 시대착오적 발상으로서 오만의 극치다. 이명박 정권은 도대체 어쩌자고 이렇게 자충수만 거듭 두는가?

절대다수의 득표로 정권을 교체한 이명박 정부가 합법적인 국회 활동의 일거수일투족까지 감시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정권의 존립기반이 위태로워졌는가? 아니면 과거 독재시대로 회귀해 서슬 퍼런 전횡을 휘두르겠다는 것인가?

이는 국정감사에 대한 훼방을 떠나 국회권위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나아가 국민에 대한 도전이다. 우리는 이를 심각한 리더십의 위기로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나라살림을 나 몰라라 팽개치고, 지키라는 곳간과 잡으라는 도둑을 방치한 채, 주인인 국민이나 감시하는 정부와 공복은 이미 정부도 공복도 아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한다. 또 본래의 직무를 유기하고 엉뚱한 정치사찰을 획책한 모든 공복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따질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