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정치권의 논의상항에 따라서 개헌안 발의를 차기 정부와 국회에 넘기는 방안을 제시한 후에도 열린우리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들은 일체 논의를 거부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개헌발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의시기에 대해서는 “4월 초에 개헌안을 확정할 수 있다면 4월 10일 국무회의 정도에 발의안을 상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실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개헌안 확정이 늦어지거나, 상황에 따라 다소 조정될 수는 있겠으나 늦어도 4월 국회 회기 중에는 발의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정치권의 책임 있는 논의를 거듭 촉구했다.
문 실장은 또 “개헌추진지원단의 홍보활동이 사전 국민투표운동이라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근거 없는 정치공세이고 공무원들에 대한 부당한 협박”이라며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문 실정은 “이미 선관위가 사전 국민투표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법해석을 자의적으로 하면서 선관위의 유권해석을 뒤집기 위해 선관위를 압박하고 심지어 탄핵을 다시 들먹이기까지 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문재인 비서실장 기자간담회 전문
안녕하십니까? 개헌 관련해서 말씀을 드리러왔습니다. 정부 개헌추진지원단의 홍보 활동이 사전 국민투표운동이라는 정치권 일각의 비난과 공격에 대한 생각부터 먼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이미 선관위가 사전 국민투표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민투표법은 국민투표의 대상이 되는 해당 사항에 관해서 찬성하게 하거나 반대하게 하는 행위를 국민투표운동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민투표가 실시될 것이 객관적으로 예상되고, 그 다음에 국민투표의 대상이 되는 그런 사항이 특정되어야만 비로소 사전 국민투표운동이라는 것이 성립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전운동 주장하려면 개헌안부터 찬성해야
그런데 지금은 다 아시는 바와 같이 국민투표를 하게 될지 여부가 불분명한 상태이고 또 발의안도 특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사전 국민투표운동이라는 비난은 당치않다고 생각됩니다. 한나라당이 지금 하고 있는 주장의 모순점은 다음과 같은 점으로도 우리가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한나라당의 입장은 국회에서 반대를 해서 국민투표까지 아예 가지 않게 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국민투표를 할 수도 없는데 무슨 사전 국민투표운동이 되겠습니까? 한나라당이 사전 국민투표운동이라고 주장하려고 한다면 국회에서 찬성을 해서 국민투표의 길을 열어주어야만 할 것입니다.
둘째로는, 한나라당 식으로 주장을 하면 지금 한나라당의 차기 대선주자들이 지지를 높이기 위해서 하고 있는 모든 행위들, 그런 행위들도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하게 됩니다. 결국 한나라당은 자기들이 하는 것은 괜찮고 남이 하는 것은 사전 운동이다, 이런 이중 잣대를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한나라당의 주장은 근거 없는 정치공세이고 공무원들에 대한 어떤 부당한 협박입니다. 그래서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합니다.
개헌추진지원단이 공청회, 토론회, 홍보물 배포 등의 홍보행위를 하고 있는 것은 결국 정치권에서 아무런 논의를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에 하게 되는 것입니다. 열린우리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들은 개헌추진지원단이 한 공청회, 교섭단체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 등에 모두 불참하고 거부했습니다. 지금이라도 정치권은 그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나라당의 선관위 유권해석 무시는 헌법질서 부정행위
한나라당은 선관위의 유권해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무시한 채 법해석을 자신들이 마음대로 자의적으로 하면서 선관위의 유권해석을 뒤집기 위해 선관위를 압박하고 심지어 탄핵을 다시 들먹이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야말로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부정하고, 헌법기관을 무력화 하려는 오만한 행위라고 생각됩니다. 그러한 행태를 당장 중단하고, 국민투표법 위반 여부는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맡기고 또 그 해석에 따르는 겸허한 자세를 가져 달라는 충고를 드리고 싶습니다.
다음으로 정치권에 대해서 개헌에 관한 논의를 해주실 것을 촉구하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개헌발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대통령이 개헌을 제안한 이후에 정치권, 학계, 시민사회단체, 언론, 지역사회 등 할 수 있는 한 의견수렴에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외의 나머지 정당들은 대통령의 대화 제의, 개헌추진지원단의 시안설명회 같은 공론화와 의견수렴을 쭉 거부해 왔습니다. 대통령이 정치권의 논의상항에 따라서 개헌안 발의를 차기 정부와 국회에 넘기는 방안을 제시한 후에도 열린우리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들은 일체 논의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시는 바와 같이 개헌은 지난 대선 때 노 대통령은 물론 한나라당 후보도 공약한 것이었고, 또 지금 한나라당의 차기 주자들을 포함해서 웬만한 정치지도자들은 누구나 주장해 왔던 것입니다. 개헌시기도 2006년 하반기부터 2007년 초, 이 무렵이 가장 적당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주장을 해왔습니다. 적어도 지난해 지방선거 이전까지는 ‘지방선거 이후부터 개헌을 공론화 한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정치권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개헌을 제안하자 한나라당은 그간의 입장을 뒤집고 무조건 개헌을 반대하면서 소속 의원들이 아예 논의를 하지 못하도록 함구령이라는 것까지 내렸습니다.
개헌안 내달 10일 국무회의 상정 예상…늦어도 4월중 발의
이야말로 말 바꾸기 정치,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지 않는 무책임한 정치의 표본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한 정치가 용인되는 우리의 정치문화, 정치풍토가 안타깝습니다. 지금부터라도 개헌에 관해서 정치권에서 성의 있는 논의를 해주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대통령으로서는 이미 밝힌 대로 정식으로 개헌발의를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밝힙니다.
발의 시기는 대통령이 귀국한 후에 보고하고 결정하겠습니다만, 지금 현재로서는 4월 초에 개헌안을 확정할 수 있다면 4월 10일 국무회의 정도에 발의안을 상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개헌안 확정이 늦어지거나, 상황에 따라 다소 조정될 수는 있겠습니다. 어쨌든 늦어도 4월 국회 회기 중에는 발의를 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차기 정부에서 개헌을 하면 되지 않느냐, 그런 주장을 일각에서 하고 있어서 그에 대해서도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차기 정부에서의 개헌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저희들의 판단입니다. 차기 정부에서 개헌을 논의한다면 지금과 같은 원포인트 개헌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개헌논의로 확산될 것인데, 정부형태나 권력구조부터 시작해서 가치관이나 이념적으로 충돌하는 그런 많은 문제까지 얽혀 있어서 그 방향을 한 곳으로 모은다는 것이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차기 개헌 주장은 개헌 안 하겠다는 것
설령 지금 대통령이 주장한 바와 같은 원포인트 개헌만 한다 하더라도 그때는 차기 대통령 자신은 연임하지 못하면서 임기만 1년가량 단축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도 않고 엄청난 혼란이 초래될 가능성이 큽니다. 더구나 집권 초부터 개헌을 논의하겠다, 그렇게도 합니다만 집권 초부터 개헌을 논의한다면 그 개헌논의에 파묻혀서 엄청난 대립과 갈등 속에 국정이 표류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차기정부에서 개헌하겠다는 주장은 대통령의 개헌제안을 반대하기 위한 논리일 뿐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는, 극히 어려운 그런 방안이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언론에서도 과연 그런 엄청난 혼란과 부담을 안고 차기에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지금 이 시기에 개헌을 해서 차기 정부가 아무런 부담 없이 국정에 전념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또 차기 정부에서 개헌을 한다는 것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하기나 한 것인지 그런 것을 조금 잘 따져주셨으면 합니다.
문재인 비서실장 4월 중 개헌발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