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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창출 최우선…재정건전성 양호
정부는 24일 오전 국무회의서 추가경정 예산안을 확정,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추경규모는 29조원 수준으로, 과거 편성해왔던 추경에서 찾아볼 수 없는 슈퍼급이다.
정부가 이 같이 대규모 추경 예산안을 내놓는 배경에는 내수 진작을 통한 경기회복과 고용유발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있다. 특히 세계경제 침체의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점점 악화되는 일자리 문제가 최대의 추경목표가 됐다.
사실 지난해에 올 예산을 편성할 때까지만 해도 최소한 플러스 경제성장과 취업자 수 증가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지난 2월 취업자 수 14만2000명 감소, 실업자 수가 100만 명에 육박하는 등 고용상황 악화가 현실화됨에 따라 추가적인 대책 수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라디오연설에서 이번 추경과 관련, “모든 예산을 줄이더라도 일자리와 관련된 것만큼은 늘리겠다”며 “이번 추경의 최대목표는 첫째도 일자리 만들기, 둘째도 일자리 만들기”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일자리야말로 최고의 복지”라며 “한 개의 일자리라도 더 만들고 한 개의 일자리라도 더 지키기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추경 어디에? 효과는?
정부와 여당은 23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추경예산 규모를 논의했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오늘 회의에서는 경제위기의 극복을 위해 일자리를 유지, 창출하고 민생안정을 위해 재정이 적극 역할을 해야 한다는 공감이 있었다”며 “추경 규모는 29조원 내외로 했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에 따르면, 일자리 유지, 창출 및 민생안정 등 추가적인 세출 증액은 18조원 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세입결손 보존은 11조원 내외 수준. 이번 추경 편성으로 55만 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와 경상수지 130억 달러 흑자가 예상된다.
분야별 재정투입에 따르면, 저소득층 생활안정의 경우 4조-4조5000억 원, 일자리 창출·유지 3조-3조5000억 원, 중소 수출기업·자영업 지원 4조5000억-5조원, 지역경제 활성화 2조5000억-3조원, 미래대비 투자 2조-2조5000억 원 등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추경편성에 따른 효과에 대해 “55만 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만들어지고 일자리 나누기와 교육 및 훈련 지원 등으로 93만 명이 혜택을 받게 된다”며 “또한 생활이 막막해진 실직자, 가게 문을 닫게 된 자영업자, 일할 능력이 없거나 일할 기회를 잃게 된 노인층, 장애인 등 260여 만 명이 추가로 생계지원 혜택을 받게 된다”고 전망했다.
거시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이번 추경은 성장률을 2%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 대변인은 “세출 증액 18조원 내외로 해서 경제성장률이 1.5% 포인트 높아지고 여기에 규제완화 및 민간투자 확대까지 포함할 경우 성장률 2% 포인트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재정 건전성 문제는?
정부가 적극적인 추경 편성과 지출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는 정계, 학계, 경제계 등 전 분야에서 별다른 이견이 없어 보인다.
다만, 문제는 ‘나랏빚’이 늘어난다는 것. 29조원 수준의 추경예산을 편성하기 위해서는 국채발행이 불가피한데, 이는 장기적으로 국가 재정건전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이다.
이에 대해 한승수 국무총리는 23일 “정부 추경 예산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알지만 우리는 아직 재정건전성이 좋다”며 “어려움이 있지만 건전성을 유지하며 추경을 하고 위기에서 회복되면 건전성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추경에 따른 재정지출 확대로 일시적인 재정적자의 증가는 불가피해 보인다. 그렇더라도 이번 추경 후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GDP대비 38.5% 수준으로 OECD국가 평균인 75.4%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건전한 편이다.
정부는 이번 추경을 통해 위기에 적극 대응하면서, 중장기 재정건전성을 감안해 위기극복 이후 국가채무수준이 안정적인 범위 내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추경이 내실 있게 잘 짜여 져 국민들에게 잘 작동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한 첫 관문이 오는 4월 국회에 상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경제연구실장은 “현재 나오는 추경안과 일자리 대책 규모로 볼 때 하반기에 경기하강 속도를 완만하게 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경기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런 분위기를 살리려면 최대한 빨리 추경예산을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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