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정 인(소설가)
결론부터 말한다면 아니다. 아니, 아니어야 한다.
PSI(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구상) 전면참여 발표를 미루는 것은 두 번이 아니라 열 번이라도 정부로서 오히려 신중 하겠다는 태도다.
신중 하겠다는게 무엇이 문제인가?
미적거리다가 기선을 빼앗겼다, 그러니 원칙대로 빨리해라 라는식의 비판은 오히려 단면적이고 신중하지 않아 보인다.
한 국가의 정부에게 있어 반드시 지켜야 할 최고의 가치와 책임과 원칙이 무엇인가?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위와 국토의 수호와 국익의 확대다.
그 원칙을 위해서 더욱 신중하겠다는 것은 오히려 책임있는 태도다.
미룬다는 문제에 무차별적 불신과 야유를 보내서는 안된다.
그러나 이런식으로 미루어야 할 수밖에 없는 엄중한 문제를 미리 분석하고 정리하고 조율해서 판단하지 않고 섯불리 거론해서 정부의 신뢰도를 만신창이로 만든 외통부의 경솔함은 분명 문제다.
실제로 외통부의 그 태도는 국제외교적으로 전략 전술의 단순 무지함을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국민들의 상반된 여러 가지 의견, 주장들은 있을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그래서는 안된다.
북핵문제에서 6자회담이 그렇듯이 깨지기 쉬운 계란 바구니를 여러개로 나누어 가질 필요가 있다.
이번 외통부의 섯부른 PSI전면 참여를 거론한 태도는 오히려 나누어 가진 계란들을 한바구니에 다 쓸어 담아 우리 가슴에 버겁게 끌어 안겠다는 식으로 볼 수 있다. 더 쉽게 표현 한다면 휘발유통 들고 생으로 자신의 몸에 들이붓는 격이다.
정말 아마추어 같이 왜그래 ? ! 다.
이 말은 북한의 전쟁 협박이 무섭다는 뜻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국제관계, 복잡다단하게 이해관계가 얽힌 국제외교에서 감정적 감성적 흥분과 도취와 착각의 접근은 프로답지 못한 유치함이다.
국익을 위한 냉철한 판단과 이성적 분석과 그것을 조합 조율할수 있는 지혜가 외교적 미소 속에 있어야 한다.
의외로 벼랑끝이라고 무시했던 북한은 현실적으로 자신들의 목적을 하나하나 달성 해가고 있는 편이다.
IAEA (국제 원자력기구)의 <모하메트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이 20일 베이징에서 북한을 핵 보유국가로 인정해야 하지 않는가란 말을 공개적으로 했다. 이미 그런 단계로 갔다는 얘기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는 그 말에 아직은 침묵이다. 아니 이미 암묵적 동의가 있지 않고는 그런 공개적 발언을 하지 않는다.
지난 4월 5일 북한이 광명성이라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 실험을 하기전 미국과 일본은 요격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은 요격하지 않았다.
미국은 오히려 은밀히 북한과 대화했다. 지금도 대화의 창구를 계속 열어 놓고 있다.
물론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일종의 보이기 위한 체면치레에 불과한 가장 낮은 조치에 불과하다.
그런데 한국의 외통부는 유엔안보리 의장성명 체택 자체를 대단한 제재로 받아들인 실수를 한 것 같다.
누구도 PSI에 전면 참여 하라고 강력히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나누어가진 위험천만의 폭탄 계란을 한국이 한바구니에 다 끌어담아 가슴에 아슬아슬하고도 미련하게 품어 안겠다고 나섰던 것이다.
이제 성냥불만 갖다대면 우리 한반도는 동북아와 세계의 주변국들을 살리고 확실히 도약시키기 위해 장렬히 자폭 전사 하겠다는식인가?
북한이 4월 5일 쏜 광명성이든 미사일이든은 발사거리가 미국을 겨냥할수도 있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라 할수 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쑈는 한국보다는 미국과 일본을 더 겨냥한 것이다. 그들에게 할말이 있고 관철 시킬게 있다는 뜻이었다.
북핵이라는 고약한 폭탄 계란 바구니는 우리보다는 오히려 미국, 일본등 그들의 가슴에 안겨 있었다. 전략 전술적으로 본다면 그 위험천만하고도 꿈자리 사나운 북핵 계란바구니는 계속 그들 주변 강대국들과 나누어 가지는 것이 우리에게 이롭다. 그 기본적인 전략자체를 스스로 포기하고 한바구니에 담아 가슴에 안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자폭적 자뻑을 한 것 아닐까 ?
이것이 대한민국 외교 안보라인의 민망한 쌩얼(현실)이다.
그들은 TV에 나와서 , 혹은 토론회에서, 글로서 하나마나한 소리를 지난 보름동안 하나같이 갑갑하게 반복했다.
북한은 원래 그렇다. 그냥 끌려가면 안된다. 등등
그들에 둘러쌓인 대통령이 안스러울 지경이다.
현실의 미국은 아직은 북한과의 전쟁을 치를 생각이 없다.
미국과의 군사동맹이 아닌 한 중국과 러시아가 동맹으로 도울 북한과의 전면전은 우리 한국에도 전혀 이롭지 않다.
2006년 미국과 강력한 군사동맹을 맺고 미군의 세계 재편성의 중요기지로 일본 열도전체가 거대한 항공모함이 된 일본은 이제는 2차대전 전범국가로서의 원죄에서 벗어나서 다시 군사대국화로 변했다.
더구나 미군이 가는곳에 일본군은 자동으로 합체되어 가는 결속된 군사동맹관계다.
만에하나 한반도에 전쟁이 난다면 미군과 합체되어 오는 일본의 군화가 한반도를 다시 밟게되는 기회를 주게 된다.
미국,중국, 러시아, 유럽국가들, 그리고 일본까지 한반도 전쟁에 참여하는 주변국들은 과연 한국을 위해 목숨을 바쳐주려 오는것일까?
아니다 90% 전후(前後)의 한반도에 대한 그들 자국의 영향력을 위해서 온다.
그들 나라의 국익을 위해서 온다는 얘기다.
만에하나 그런 전쟁이 한반도에 다시 일어난다면 보석처럼 발전시켜온 우리의 모든 것은 처참하게 파괴 될 것이고 우리의 국가로서의 생존자체가 위태롭다는 얘기다. 그것은 한국뿐만 아니라 북한도 마찬가지다.
다시 반복하지만 한반도의 전쟁은 김정일이나 이명박대통령이 일으키지 않는다. 감정적 대립과 극단의 적대감에서 한반도가 전쟁과 같은 초 긴장상태의 연속이 되도록 원하는 곳은 어쩌면 전혀 다른 곳일수도 있고 그들의 보이지 않는 음모에 의해 한반도는 언제나 위험 할 수 있는 것이다.
어차피 정글의 법칙이고 거기에 더해서 생각할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간들에게는 음모라는 독배가 도처에 복병으로 숨겨져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MB 정권 후의 거의 모든 글에서 공식적이든 여러개의 보이지 않은 비선(秘線)이든 북한과의 대화를 끊임없이 권유했다.
따라서 어떤일이 있어도 한반도를 21세기의 전쟁터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게 대한민국 정부의 제 1원칙이고 대통령의 최선의 사명이다.
시도때도 없이 서울 불바다, 사정거리 50KM의 서울 ..하는 북한이 물론 괘씸하고 당연히 분노가 끌어 오른다.
감정적 대응이라면 서정갑의 가스총이라도 뺏아들고 당장이라도 쳐 올라가서 북진통일 하고 싶다. 누가 그렇지 않겠는가?
그러나 미군이 물러 서 있고 미국정부가 요격의 공언조차 스스로 거두어 들이고 대화의 길을 모색하는 마당에 우리만의 북진통일은 현실적으로 한반도 파괴와 역사에서의 무모한 자멸을 뜻하게 된다.
그래서 미국과 중국이 북핵문제에서 전략적으로 6자회담이라는 틀을 만든것처럼 우리도 좀더 전략적으로 나누어 가진 북핵이라는 폭탄계란의 틀을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국토를 방위하고 국가안보를 위하고 국익을 위한것이라면 한국도 이
제는 국익을 위한 고도의 국가적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자기 위안식 왜곡과 현실도피적 착시에서 빠져나와 현실을 현실 그대로 직시할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지난 보름동안 관전자로 구경했다.
외통부, 통일부, 국방부,등등과 외교안보수석, 안보연구소들, 국가 안보라인과 보수와 진보, 수많은 언론과 학자들, 수천명의 예비역장성을 비롯한 예비역들, 특히 정치권들. 신문과 토론회와 방송과 거리에서까지 비슷한 의견들만 반복되고 외치고 말하고 글을 쓰는 것 같았다.
북한에 밀려서는 안된다. 당장 전면 참여를 발표해야 한다 , 전쟁도 불사하자 ,감히 누구에게 전쟁협박을..에서 딜레마에 , 수렁에 빠진 정부,,등등 나름대로 다 옳은 얘기다.
국민들은 그렇게 분노할수 있다. 그러나 정부와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들,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을 받는 정부에 관계되는 안보연구원들, 학자들, 언론들 등 책임있는 수천명의 전문가들은 그렇게 똑같은 말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더 이상 질문도 하지 마라라는 궁색한 태도는 책임있는 정부관계자가 할 말은 아니다.
그래서 그렇게 민망한 궁색에서 벗어날 요인을 찾아보려는 것이다.
첫째, 정부에 아직도 제대로된 국가관적 소신과 원칙이 확립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보와 국토수호와 국민안위를 정부의 사명감으로 인식하고 책임감을 가진 정부라면 PSI 전면참여 발표를 열 두번도 더 연기해도 국민앞에 당당히 그 당위성과 진정성과 신중함을 설득해 낼 수 있다.
둘째 , 이번의 외통부 행보를 보면 글로벌시대의 국제외교에서 세계속의 한반도, 동북아, 남북관계를 좀더 큰 시각으로 종합적인 분석과 결론을 내리지 않고 감정적 감성적 , 충동적 행동을 섯불리 해버린 실수가 보인다.
미국과의 동맹도 절대적으로 중요하고 일본과의 더욱 친밀한 관계 개선도 당연히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외교는 세계속으로 모든 국가와 복잡한 이해관계속에 얽혀서 똑같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된다.
셋째, <오바마>대통령의 미국은 그들의 계획과 일정이 있다.
세계적 혼돈의 시기에 그들이 먼저 해결해야 할 숱한 문제들 속에서 얼마간은 북핵문제와 남,북문제는 오히려 한국이 어느 일정부분 감당해 유지해주기를 바라고 있을것이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지금 북한과의 어떤 창구도 다 막혀 버린 상태다. 미국으로서는 한국정부의 이넌 속수무책한 능력에 대해 약간은 실망 해 가고 있을 수도 있다.
넷째, 실용을 내세우며 탄생한 이명박정부는 오히려 이념의 덫에 자신도 모르게 발을 들여놓은 셈이다.
제대로의 이념전쟁을 치루는게 아니라 정치권이 이해관계의 필요에 따라 사이비 이념을 차용해서 극단의 분열주의자들을 지원하고 부추기고 양성해온 탓일수도 있다.
그 프레임에 갇힌 정부의 외교안보라인 연구원들의 방송 토론이나 글들역시 거의 비슷한 내용으로 해답이 없다. 예측도 전망도 없다.
지난날의 나열은 있고 현실은 편한쪽으로 자위하면서 호도하고 따라서 어떻게 해야하는가의 해답도 전망도 예측도 모두 이념적 틀에 갑갑하게 갇혀 있다 그래서 과거의 나열은 있지만 해결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그런데 이미지 관리는 해야한다 .어느 한편으로 부터의 혹독한 비판과 지적은 받기 싫은 것이다.
결국 원칙을 모르니 소신이 없고 소신이 없으니 길이 보이지 않고 설득할 수 없으니 욕먹지 않는 보신이나 하자는 태도들이다.
그래서 대통령의 지시로 전면참여 발표 연기를 하면서도 그에대한 국민적 설득은 못하고 헤매는 것이다.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하고 있는셈이다.
남북 문제나 북핵문제 역시 이제는 이념의 게임이 아니다.
국민의 생존과 안위, 국토의 수호, 국가의 안보와 국익의 문제다.
미국은 북한의 오늘, 북핵 현실을 전쟁이 아닌 대화로 풀기로 결정했다. 북한이 하는일이 괘씸하지 않고 힘이 밀려서가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든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다. 그들의 최선이다.
일본역시 요격하겠다고 해놓고도 요격하지 않았다. 일본의 국토수호와 국익을 위헤서다. 한국의 최선의 선택은 ? 이제 해답이 나올것이다.
다섯째, 한국정부는 냉철한 이성적 판단을 해야하는 국제관계에서 지나치게 감정적, 감성적 흥분에 잠시 도취되어 충동적으로 보이는 부분이 가끔 있어 보인다.
이번의 문제도 그런 요소가 전혀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
G-20 런던에 한국이 참여하게 된 것에 대한 흥분이 너무 오래 지속되었던 것 같다. 세계 20대 중요국의 반열 ,물론 40년전의 한국을 생각할 때 엄청난 위치로 올라선 것은 틀림없다.
나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서의 <G-20 런던>을 보았다.
세계는 지금 카오스적인 혼돈 속에 새로운 질서로 변환하기 위한 전환점에 있다. <오바마> 미국대통령의 시대가 열리고 그 첫 G-20정상회의가 영국의 <런던>에서 열린 것은 세계 현실지배세력의 빅 이벤트다. 그 쇼케이스의 주인공은 유럽 황실과 유태 지배세력의 상징적인 <빌더버그회의> < 300인회의> 와 아시아국가를 참여시킨 <아시아 소사이어티> 등의 최고봉에 그 상징적 인물인 <엘리자베스>영국여왕과 <오바마>대통령의 대면, 즉 새로운 질서로 가는 화려한 신고식으로도 보인다.
한국정부는 그곳에서의 각국 지도자와의 친밀한 속삭임과 미소를 너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흥분한 것 같다.
그들의 미소뒤에 숨은 우리가 지불해야 할 엄청난 댓가를 어쩌면 이제야 하나하나 실감해 가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철저히 자국의 국익을 위해 이명박 정부 경제정책을 내동댕이치는 길들이기식 칼럼을 세계에 퍼뜨렸다가 또 필요할때는 변덕스럽고도 미친 듯이 칭찬했다가 하기도 하고 끌어 안기도 한다.
총맞은 것 같은 조울증적 애정공세의 여파가 너무 순진하게 오래 간 듯 했고 그 흥분의 지속 맥락에서 이번 PSI 전면 참여 발표 사건이 대책없이 터진건 아닐까?
그러다 곧 냉정과 이성을 되찾은건 혹시 아닐까?
어쨌든 다행이다.
IAEA 사무총장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하는판에 이미 미국도 어느나라도 현실적으로 PSI를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고 무리하게 요구하지도 않는데 유엔 안보리 의장국 성명을 대단한 동맹적 결속력이나 구속력으로 오판하고 그 분위기에 발 맞춰 섣부르게 장단 맞춘 한국 외교통상부의 PSI전면 참여 발표해프닝은 이제 좀 더 차분하고도 냉철한 판단을 해야 할 때다.
차음부터 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정부가 실수 일수도 있는 문제를 이미 말했다고 해서 위신을 위해 미련하게 밀고나가지 않고 더 사려깊게 분석하기위해 방향을 재고 하려는 신중함도 용기다
그 결정이 국가안보를 위한것이고, 국토수호를 위한 것이고, 국민의 안위를 위하고, 대한민국 국익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결단이라면 이명박 정부는 당당하게 PSI 전면참여 발표를 무기연기해도 괜찮다.
왜냐하면 그것이 한 국가를 책임 진 정부의 가장 가치있는 원칙이어야하고 신중한 최선의 소신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