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2일 교섭단체 대표로 연설했다.
민주노동당 대변인 우위영은 2일 논평에서 집권당의 대표로 국정난맥의 원인을 제대로 짚지 못하고 끝까지 남탓, 제도탓으로 일관한 실망스러운 연설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국회선진화를 목표로 이른바 국회폭력을 근절하겠다며, 최근 국회의 기능 마비 원인을 야당의 반발로 돌렸다. 국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야당 때문이 아니며, 한나라당이 청와대의 여의도 지부로 변질됐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결심하면 그것이 곧 법이 되고, 야당의 의견은 숫자로 간단히 무시되고 있다. 직권상정과 날치기를 반복하는 일방적 국회운영을 바꾸지 않는 한 국회의 기능은 회복되지 못한다.
정 대표의 남 탓은 사법개혁에도 이어졌다. 정몽준 대표의 생각과는 달리 많은 국민이 염려하는 것은 법관의 독립성이 과한 것이 아니다.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이 나왔다고, 사법부에 낡은 색깔론을 들이밀어 법관들을 협박하는 한나라당의 사법부 공격을 국민들은 염려한다. 국민들은 연이은 무죄판결에서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확인했다. 국민들은 최근 민주노동당 탄압에서 나타난 검찰의 정치적 편향이야 말로 사법부 개혁의 핵심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정 대표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으로 국민에게 커다란 혼란을 빚게 한 것에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국민적 합의는 물론 여야 합의로 통과된 법률이 순전히 대통령의 의지로 뒤바뀌게 되었다. 이에 대한 최소한 사과도 없이 마음을 열고 대화하자고 한들 그것이 진심이라 믿을 국민은 없다.
정 대표의 국정현안 해법은 완전히 오도된 것이다. 문제는 제도나 정책이전에 정치’에 있으며 그 책임은 한나라당에 있다. 야당을 국정운영의 한 축을 인정하기 보다는 숫자로 억누를 대상으로만 보는 한나라당식 정치를 반성하지 않는 한 바뀔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한나라당 자신의 철저한 반성이 없다면, 오늘 정몽준 대표가 연설에서 공언한 수많은 제도개선과 정책 또한 말잔치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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